비엔나와 음악/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란츠 사버 그루버(Franz Xaver Gruber)

정준극 2009. 5. 28. 22:14

프란츠 사버 그루버(Franz Xaver Gruber)

'고요한 밤' 작곡한 음악교사

 

프란츠 사버 그루버

 

프란츠 사버 그루버(1787-1863)는 티롤지방의 작은 마을인 아른스도르프(Arnsdorf)의 초등학교 음악선생로서 마을 교회의 오르간 주자이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인근 오베른도르프(Oberndorf)에 있는 성니콜라스 교회의 오르간주자 겸 합창지휘자였다. 그루버는 성니콜라스 성당의 요셉 모르(Josef Mohr) 신부와 함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작곡하였다. 1818년 12월 24일, 성니콜라스 교회의 모르 신부는 그루버에게 그가 2년전에 써놓았던 여섯 소절의 시를 보여주며 멜로디를 붙일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다음날의 성탄절 미사에서 모르 신부와 그루버는 그루버가 멜로디를 붙인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함께 불렀다. 마침 성니콜라스 교회의 오르간이 고장이 나서 할수 없이 모르 신부가 기타로 반주하였다. 성니콜라스 교회의 성가대가 ‘아기 잘도 잔다’라는 가사로 된 마지막 부분의 두 소절을 합창으로 불렀다. 그로부터 ‘고요한 밤’은 유럽의 전역과 아메리카 신대륙, 그리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지게 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캐롤이 되었다. '고요한 밤'(Stille Nacht)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그루버는 십여편의 미사곡과 캐롤도 작곡하였으며 아직도 오스트리아의 교회에서는 그루버의 작품을 연주하고 있다.

 

 할라인 마을의 프란츠 사버 그루버 묘지와 기념관 

 

'고요한 밤'은 현재 세계 140개 언어로 번역되어 있다. 그리고 201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빙 크로스비가 부른 '고요한 밤'은 올 타임 베스트 셀링 싱글 중에서 세번째를 기록하였다. 영어로 '사일렌트 나이트...'라고 번역된 것은 1858년 뉴욕 삼위일체 교회의 존 프리맨 영이라는 목사님에 의해서였다. 그로부터 영어 가사가 전세계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오늘날 '고요한 밤'은 마치 자장가처럼 느리게 그리고 마치 깊은 생각이나 하듯이 감정을 넣어서 노래부르지만 오리지널 '고요한 밤'은 그렇게 부르라고 되어 있지 않았다. 경쾌하고 신나게, 마치 8분의 6박자의 춤곡을 연주하듯이 부르게 되어 있었다. 1차 대전 때에 서부전선에서 서로 대치하고 있던 영국군과 독일군은 크리스마스를 맞아서 '고요한 밤'을 함께 부르며 잠시 전투를 잊었다고 한다. '고요한 밤'은 두 나라 군인들이 모두 알고 있는 유일한 캐롤이었기 때문이었다. 


'고요한 밤'이 처름 발표된 오스트리아의 오베른도르프 성니콜라스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