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터의 돼지 족발 요리] - 슈봐인스슈텔체
부르스텔프라터(Wurstelprater)에는 먹을 것들이 많다. 가장 유명한 것이 돼지 족발이다. 이를 비엔나에서는 슈봐인스슈텔체(Schweinsstelze 복수형태는 Schweinsstelzen)라고 부른다. 훈제한 커다란 돼지 족발을 주면 능력껏 칼로 살을 발라 먹는다. 실로 인간은 돼지의 머리에서부터 발 뒤꿈치까지 먹는 백성들이다. 그런 인간을 잔인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족발을 맛보고나서 '거참, 맛이 비교적 고소하네'라고 말하며 잘 먹었다는 표정이다. 그런데 간이 짜다. 이나라 사람들은 짤 맛에 훈련이 잘 되어 있지만 한국 사람들은 그렇지 못해서 '웬 놈의 족발이 이렇게 짜단 말인가?'라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짠입을 헹구기 위해 연상 맥주잔을 기울인다. 아무튼 비엔나의 음식은 대체로 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야 할 것이다. 음식의 간이 비교적 짠 것은 이 나라에서 소금이 많이 나서 그런 모양이라는 얘기이다. 돼지 족발 요리는 처음에 독일 북부지방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독일 북부에서는 족발을 아직도 아이스바인(Eisbein)이라고 부르면서 즐겨 먹는다. 아이스는 어름 또는 차갑다는 뜻이고 바인은 뼈나 다리를 말하는 단어인데 '아이스바인'은 어떻게 생긴 말인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돼지 족발이라는 뜻이다. 한편,비엔나의 족발 요리는 독일이 아니라 유고슬라비아에서 전래되었다고 한다. 유고와 슬로베니아에서는 돼지 족발 요리를 체바프치치(Cevapcici)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나라 사람들이 비엔나에 이주해서 살면서 이 요리가 점차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르스텔프라터에는 돼지 족발 요리를 파는 집이 몇군데 있다. 하지만 어느 집이 유명하다고는 말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유명하다는 집을 소개하라고 하면 슈봐이처하우스(Schweizerhaus)를 가르키게 된다. 1868년에 슈봐이처 마이어라이(Schweizer Meierei)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고 하니 대단히 오래된 식당이다. 마이어라이(Meierei)라는 말은 낙농이라는 뜻이다. 식당이 스위스 농가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슈봐이처 마이어라이라는 상호를 내걸었다고 한다.
프라터의 명물 슈봐인스슈텔체(돼지 족발) 요리
원래 이 자리에는 슈봐이처 휘테(Schweizer Hütte)라는 오두막집이 있었다. 글자그대로 스위스 오두막집이었다. 한때는 러시아 황제의 소유였기 때문에 ‘춤 루시센 카이저’(Zum russischen Kaiser)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던 집이다. 글자그대로 '러시아 황제집'이었다. 그러다가 1920년 경에 칼 콜라리크(Karl Kolarik)라는 사람이 주인이 되자 오늘날의 슈봐이처하우스(스위스하우스)라는 이름의 식당이 되었다. 식당 이름이 ‘스위스하우스’라고 해서 스위스와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 스위스 패밀리가 운영하는 것도 아니다. 세기말의 제국 시대에 슈봐이츠(스위스)라는 말은 풍요로운 낙농업과 다양한 식단을 연상케 해주는 것이었다. 그런 뜻에서 식당 이름으로 ‘스위스 하우스’라는 명칭을 사용했다는 얘기다. 돼지 족발은 보통 살라드 또는 자우어크라우트(Sauerkraut: 식초와 소금에 절인 양배추)와 함께 먹는다.
슈봐이처하우스 생맥주
슈봐이처하우스는 부드봐이저 부드바르(Budweiser Budvar) 맥주가 유명하다. 맥주통에서 바로 꺼낸 생맥주이다. 때문인지 슈봐이처하우스의 비어 가든은 유명하다. 넓은 비어 가든은 각각 구역을 정하여 프란츠 요셉 슈타치온(역), 오베레 라아(Obere Laa), 카이저뮐렌(Kaisermühlen)이라고 부르고 있다. 비어 가든이 이들 지역과 무슨 연관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넓은 가든 안에서 주문 받은 위치를 찾기 쉽게 하기 위해서 그런 이름으로 구역을 정한 것이다. 즉, 프란츠 요셉 슈타치온은 비어 가든의 가운데 앉아 있는 사람들, 오베레 라아는 가든의 동남쪽에 앉아 있는 손님들 등등을 말한다. 슈봐이처하우스는 매년 3월 15일에 문을 열어 10월 31일에 문을 닫는다. 슈봐이처하우스는 비엔나 전통 음식인 비너슈니첼, 그리고 헝가리 스타일의 굴라쉬로도 유명하다.
슈봐이처하우스(스위스 하우스)
슈봐이처하우스의 비너 슈니첼
부르스텔프라터의 또 하나 명물은 헝가리 음식인 란고스(Langos)이다. 란고스는 기본적으로 빵이지만 그보다는 프라터식 도너츠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원래는 농부들이 먹던 새참용(간식용) 빵이었다고 한다. 주로 마늘 가루를 섞은 버터를 빵에 발라서 먹었다. 자우어 크림을 바르거나 염소치즈를 발라 먹는 경우도 있다. 진짜 헝가리 맛을 알려면 마쟈로스(Magyaros)라는 헝가리 특유의 양념을 발라 먹으면 된다. 파프리카, 토마도 등을 구워서 한데 섞은 것이라고 한다. 란고스는 헝가리에서는 자취를 감추었다. 맥도날드 등 다른 먹을 것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라는 설명이다.
치즈를 갈아서 듬뿍 얹은 란코스
헝가리에서는 란고스에 토핑을 마음대로 한다. 이 경우는 토마토, 페스토, 페타 염을 토핑으로 얹었다.
프라터에는 식당만 60 여개가 있다. 하우프트알레(프라터 대로)의 끝자락에 있는 루스트하우스(Lusthaus)는 제국의 분위기를 느낄수 있는 카페 겸 식당이다. 루스트하우스라는 말은 기분좋은 집, 유쾌한 집, 명랑한 집이라는 뜻이다. 원래 황실 사냥 파빌리온(정자)이었다. 골프장에서 루스트하우스라고 하면 우리 식으로 그늘집을 말한다. 아무튼 하우프트알레의 카페 레스토랑인 루스트하우스에서는 타펠슈피츠와 같은 비엔나 전통의 음식을 맛볼수 있다. 주소는 9구 프로이데나우(Freudenau) 254번지이다. ‘알테 얘거하우스’(Alte Jägerhaus)라는 식당도 유명하다. 옛날 황실 마굿간 겸 하인들의 숙소였던 것을 식당으로 꾸몄다. 역시 전통적인 비엔나 음식이 서브된다.
프라터의 루스트하우스(그늘집)
밤의 루스트하우스. 결혼식이 자주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프라터의 루스트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하면 상당히 알아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