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궁 일화/그리고 종묘

어정(御井) 그리고 하마비(下馬碑)

정준극 2009. 8. 6. 20:13

어정(御井) 그리고 하마비(下馬碑)

 

왕이 종묘에 오며가며 할 때에 목이 마르면 잠시 어연을 세우고 우물에서 멈추어 물을 마셨다고 한다. 그 우물이 어정이다. 어정은 종묘 경내에 있지 않다. 현재 종로 큰 길에서 가까운 곳에 우두커니 있다. 그래도 얕은 담장으로 두르고 무슨 거북이 같은 돌조각도 있어서 그럴듯하다. 돌거북은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다. 생각컨대 등위에 비석이 얹었을 것같다. 비석에는 이곳은 어정이니 일반인들은 갈증이 심하더라도 다른 곳에 가서 물을 마시라는 메시지가 함축성 있게 적혀 있었을 것 같다. 어정은 가뭄이 심해도 물이 마르지 않았다고 한다. 종묘공원에 지하주차장을 만들고 나서는 물이 줄었다고 한다. 역시!

 

뒤에 있는 네모난 것이 어정. 위쪽만 네모로 되어 있고 안에는 둥글게 되어 있다.  그리고 돌거북 한마리.

어정 전경. 금싸리기 땅에 좋은 위치를 넉넉하게 차지하고 있다.  

 

하마비는 종묘에 오는 모든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말 또는 가마에서 내려야 함을 알리는 비석이다. '대소인원하마비'라고 적혀 있다. 이에 따라 비단 종묘 방문객 뿐만 아니라 종묘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도 말 또는 가마에서 내려야 했다. 멀리 돌아서 가면 관찮고... 태종(이방원) 시대인 1413년 처음으로 하마비를 만들어 시행토록 했다고 한다. 현재 돌로 만든 하마비는 1663년 현종이란 왕 때에 세운 것이다. 마땅이 지키라고 해서 지필(至必)이란 글귀도 적혀 있다. 종로 큰 길에서 종묘 외대문 가는 사이에 의젓하게 서 있다.

 

<지필 대소인원하마비> 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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