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대기장소 판위(版位), 그리고 부알판위(祔謁版位)
정전과 양녕전의 동문 밖, 그리고 묘정 동북쪽에는 특별하게 네모난 대가 있다. 판위라고 부른다. 왕과 왕세가가 제례를 할 때 잠시 멈추어 예를 갖추는 자리이다. 왕의 멈추어 옷깃을 여미며 의관을 다시 정제하는 자리가 전하판위이며 세자의 자리는 세자판위라고 부른다. 부알판위라는 것은 정전의 남문(신문)에서 정전으로 들어가는 신로 중간 쯤의 동쪽에 있는 판위이다. 삼년상을 치룬 왕이나 왕후의 신주를 모신 가마를 잠시주차하던 곳이다. 이때에는 정전에 이미 봉안되어 있는 태조 이하 모든 신주들을 신실 앞에 있는 신탑에 꺼내 놓고 종묘이 먼저 입주한 조상들에게 신고하는 의식을 행한다. 부알판위는 영녕전에도 있다. 영녕전의 부알판위는 가마의 잠시주차장이 아니라 정전에서 양녕전으로 신수를 옮기는 의식을 행하는 판위이다. 삼년상을 치룬 왕의 신주를 궁궐에서 들고 나와 정전에 안치하자면 이미 자리 잡고 있던 신위 하나를 영녕전으로 옮겨야 한다. 그럴때 신주를 꺼내어 잠시 대기시켜 놓던 장소가 부알판위였다. 까다롭기가 그지없다.
정전 앞의 판위(신위를 모시고 왔던 가마의 대기장소이다)
영녕전 앞의 판위. 역시 가마 임시 주차장이다.
영녕전 옆길의 판위. 제일 높은 판위는 제상에 올라갈 물건들을 잠시 놓는 판위이며 그 다음이 왕의 잠시 대기하는 판위,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아래에는 세자판위가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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