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령의 나들이를 위한 배려
정전과 영녕전의 신실을 여닫는 문은 대문처럼 각 칸마다 두 짝씩 달려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두개의 문짝이 서로 꼭 맞지를 않아서 아래쪽에 틈이 생겨 있다.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일부러 문에 틈이 생기도록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래 위 문턱에 삼각형 모양의 기다란 나무를 대어서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도록 해놓았다고 한다. 이건 또 무슨 사연인가? 사연인즉 간단하다. 신실 안에 꼼짝 없이 주재하고 있어야 하는 혼령도 간혹은 심심할 것이므로 바깥 일이 궁금해서 나들이라도 나가고 싶으며 마음대로 외출할수 있도록 일부러 문에 틈을 마련해 놓아 슬쩍 빠져 나갔다가 슬쩍 돌아올수 있게 배려했다는 것이다. 별난 배려도 다 있다. 그나저나 기왕에 혼령으로 계실 바에는 조용히 계실 것이지 나들이는 또 무슨 나들이란 말인지? 한편, 일각에서는 혼령의 나들이를 위한 배려라는 것은 상징적인 주장일 뿐이며 실은 내부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공기유통을 돕는 장치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가만히 보면 신실로 출입문에 약간 틈새가 벌어져 있는 것을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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