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라 마리아 이야기/막달라 마리아는 누구?

부활절 계란과 막달라 마리아

정준극 2009. 9. 22. 18:37

부활절 계란과 막달라 마리아

 

부활절 계란. 비엔나의 부활절 시장에서

 

로마가톨릭이든 동방정교회든 또는 개신교이든 기독교에서는 부활절에 색을 칠한 계란을 나누는 관습이 있다. 계란은 새로운 삶의 탄생을 의미하며 그리스도가 무덤에서 부활하신 것을 상징한다. 그런 상징인 계란을 아름답게 치장하는 것은 교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그리스, 마케도니아, 러시아, 세르비아, 우크라이나 등의 동방정교회에서는 계란을 나눌 때에 신도들 간에 ‘예수께서 부활하셨네!’(Christos anesti)라고 인사한다. 그러면 ‘진실로 그가 부활하셨네!’(Alithos anesti)라고 대답하는 관습이 있다. 전해 내려오는 얘기에 의하면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장사한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 원래 유태 귀족 집안의 출신인 막달라 마리아는 귀족의 신분으로서 로마의 티베리우스 황제가 베푸는 연회에 초청을 받아 가게 되었다고 한다. 막달라 마리아는 황제를 만날 때에 부활의 상징으로서 보통 계란을 들고 있었다. 그러면서 황제 앞에서 ‘그리스도가 부활하시었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황제는 웃으면서 ‘그리스도라는 사람이 죽었다가 살아났다면 그대가 들고 있는 하얀 계란이 빨간 색으로 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있을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가 이같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막달라 마리아가 손에 들고 있던 하얀 계란이 아름다운 빨간 색으로 변하였다. 그러자 막달라 마리아는 궁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예수 부활의 복음을 전하였다. 그로부터 색을 칠한 계란에 대한 전설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그리스에서 나온 전설에 의하면 막달라 마리아와 성모 마리아는 예수가 부활한 것을 기뻐하여 골고다의 십자가 아래에 계란을 한 바구니 갖다 놓았다고 한다. 그랬더니 계란들이 그리스도의 보혈로서 빨간 색으로 변하였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부활절이 오면 계란에 아름다운 색을 칠하고 '예수 부활'(Christ is Risen)이라는 글을 적어 서로 나누는 관습이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부활을 상징하는 계란과 몰약을 담은 병을 들고 있는 막달라 마리아. 러시아정교회 이콘. 근데 계란이 아니라 타조알?

 

요한복음 19장 26절에는 십자가상의 예수께서 ‘자기의 어머니와 사랑하시는 제자가 곁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라는 구절이 나온다. 여러 학자들, 특히 엘렌 페이젤스(Elaine Pagels)는 ‘사랑하는 제자’가 막달라 마리아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풀이하였다. 학자들은 그런 막달라 마리아가 예루살렘 초대교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였다. 앤 그레이엄 브로크(Ann Graham Brock)와 같은 학자는 막달라 마리아가 초대교회에서 비단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초대교회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고 내세웠다. 막달라 마리아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누구보다도 먼저 만나본 사람이다.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 예루살렘에 모인 초대교회는 적당한 지도자가 없었으며 그 때에 막달라 마리아가 유태인의 귀족이라는 신분이 있고 재력이 있으며 더구나 예수께서 가장 사랑하셨던 제자라는 면에서 예루살렘 초대교회의 대표적인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는 얘기였다. 특히 그는 여신도들의 지도자로서 활동했다고 한다. 얼마후 예루살렘 초대교회는 베드로가 대표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예수께서 베드로에게만 천국문을 열수 있는 열쇠를 주시고 '내 양을 먹이라'고 신신당부하셨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학자들은 베드로와 막달라 마리아가 서로 경쟁적인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예루살렘 초대교회가 두 그룹으로 나뉘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베드로가 예수로부터 천국 열쇠를 받았고 ‘내 양을 먹이라’는 직접적인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베드로를 대표로 인정하지 않을수 없게 되었으며 막달라 마리아는 성모 마리아와 사도 요한과 함게 터키의 에베소로 가서 살게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사랑하시는 제자'에 대하여는 다시 설명코자 한다.

 

에베소에 있는 요한복음, 요한 1,2,3서, 요한 계시록의 저자 사도 요한의 묘지. 요한은 예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제자였다고 한다. 요한은 십자가상의 예수께서 성모 마리아를 보살펴 달라고 부탁하여 성모를 모시고 에베소로 와서 지냈다고 한다.

 

부활절의 색색가지 아름다운 계란과 관련하여 또 다른 설에 따르면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갔던 구레네 사람 시몬이 원래 계란 상인이었는데 나중에 집에 돌아가보니 집에 있던 계란들이 모두 아름다운 색갈로 변해 있어서 높은 값을 받고 팔았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부활절에 즈음하여 계란에 색을 칠하는 풍습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구레네는 우리식의 표현이며 영어로는 Cyrene(키레네: 사이레느)로서 아프리카 북단, 지중해에 면한 도시이다. 당시에는 그리스의 식민지였다. 당시 사이레느에는 유태인들이 약 1만명 쯤 살았다고 하며 시몬은 그중 한 사람으로 마침 예루살렘에 볼 일이 있어서 왔다가 로마 병사가 강제로 시키는 바람에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이레느는 현재 리비아의 샤하트(Shahhat)이다.

 

우크라이나의 부활절 계란. 정말 공들여서 그림을 그렸다. 

체코공화국의 부활절 계란

 우크라이나에서는 신도들이 만들어 온 부활절 계란을 정교회 신부가 일일히 축복해 준다.  

미국의 수퍼에서는 부활절 계란 세트를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