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비운의 씨씨

마리아 테레자로부터 씨씨까지

정준극 2009. 10. 5. 13:40

마리아 테레자로부터 씨씨까지

 

비엔나를 알려면 합스부르크(Habsburg) 왕가를 알아야 하며 합스부르크 왕가를 알려면 마리아 테레자(Maria Theresa)여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영광과 비운의 뒤안길에서 운명의 행로를 걸어야 했던 오스트로-헝가리 제국의 엘리자베스(Elisabeth) 왕비에 대하여 아는 것은 더 중요하다. 오스트리아를 이해하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씨씨(Sisi: 영어로는 Sissi)라는 애칭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엘리자베스 왕비는 과연 누구인가? 어찌하여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그를 잊지 못하고 있는가? 어찌하여 아직도 애틋한 추억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는가?

 

사진으로 남아 있는 아름다운 엘리자베트(씨씨) 왕비의 모습

 

씨씨가 합스부르크 제국의 왕비로서 생활하였던 비엔나에는 최근 씨씨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씨씨의 모습과 생애를 영원히 간직하고자 하는 비엔나 시민들의 염원을 담은 기념관이다. 호프부르크 궁전에 자리잡은 박물관에는 씨씨의 세례받던 모습에서부터 결혼식, 그리고 장례식에 이르기까지의 파란 만장한 인생행로가 파노라마처럼 전시되어 있다. 비엔나 공부의 필수 코스이다. 씨씨의 모습은 박물관에서 뿐만 아니라 비엔나의 웬만한 길목에서 수시로 찾아 볼수 있다. 커피점, 제과점, 식당, 호텔, 음악회장, 전시장... 어디에서나 씨씨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심지어 쵸콜렛, 와인, 일기책, 지갑, 열쇠고리, 악세사리, 그림엽서, 향수, 음악 CD, 포스터, 쇼핑 빽 등등 씨씨의 모습이 담겨있지 않은 물건이 없을 정도이다.

  

프란츠 사버 빈터할터(Franz Xaber Winterhalter: 1805-1873)가 그린 엘리자베트 왕비의 대표적인 초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