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세계의 여왕: 빅토리아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 영국의 자부심

정준극 2009. 11. 21. 18:40

[영국 갤러리]

영국의 작품들은 15개의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다. 2001년 11월에 최종 오픈되었다. 모두 4천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세 개의 중점 테마로 분류되어 있다. 스타일(Style), 유행 선도자(Who Led Taste), 새로운 그 무엇(What Was New)이다. 주로 1500년대부터 1900년대까지의 작품들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세 시기로 구분할수 있다. 1500-1714년의 튜도(Tudor) 및 스투어트(Stuart) 양식. 르네상스 양식, 엘리자베스 양식, 재코뱅(Jacobean) 양식, 회복기(Restoration) 양식, 바로크 스타일을 망라하고 있다. 두 번째는 1714-1837년으로 조지(George)시기이다. 팔라디아니즘(Palladianism), 로코코 양식, 시누아세리(Chinoiserie), 신고전주의 양식, 섭정시대(Regency)풍조, 중국 및 인도 풍조, 고틱 리바이벌 양식등이 포함된다. 세 번째는 1837-1901년의 시기이다. 프랑스풍, 고전주의 및 르네상스 리바이발, 탐미주의, 일본풍, 중국-인도풍에 이슬람풍의 가미, 아츠 앤 크라트프(Arts and Crafts) 운동의 영향, 스코틀랜드 학파의 영향 등이 복합된 시기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천을 잘 알고 있으면 전시품 감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영국의 유행은 누가 주도하였는가? 14세기 이후에는 왕궁에서 주도하였다. 다른 나라들도 그렇겠지만 왕과 왕비의 유행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지극한 영향을 끼쳤다. 16세기에는 교회도 한몫을 하였다. 그러다가 종교개혁이 일어나자 교회의 역할은 위축되었다. 대신에 귀족계급이 판을 쳤다. 그러다가 중산층이 유행의 선구적인 역할을 하더니 지구상에 대영제국의 식민지가 줄지어 들어서게 되자 돈 벌고 장사하는 것에 더 신경을 쓰게 되어 유행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되었다. 실용주의 등장!

 

터키 이즈니크 도자기

 

영국 갤러리에서 몇가지 특별한 전시품들을 살펴보자. 피에트로 토리지아니(Pietro Torrigiai)가 제작한 헨리7세의 테라코다 흉상은 1509년에 만든 것이다. 1519년에 만든 ‘전령의 야수’(Heraldic Beasts)는 높이가 무려 2m가 넘는 조각으로 황소, 그리폰(Gryphon: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에 사자의 몸을 한 괴수), 숫양, 연어를 정말 실물처럼 만들어 놓은 것이다. 1525년에 만든 헨리8세의 서재용 탁자는 가죽을 두르고 왕의 문장을 금박으로 입힌 고급스러운 것이다. 1570-80년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작은 스피넷(쳄발로와 같은 악기)은 엘리자베스 1세가 소녀시절에 사용하던 것이다. 1590년에 만들었다는 대침대는 12명이 한꺼번에 잠을 잤던 침대라고 한다. 베르니니(Bernini)의 토마스 바커(Thomas Barker) 흉상은 1638년에 제작한 것이며 17세기 중엽의 만든 것으로 보이는 모르트레이크(Mortlake) 태피스트리는 비너스와 불칸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성스테판의 순교를 그린 목각작품은 1670년대의 것으로 그린링 기본스(Grinling Gibbons)의 작품이다. 멜빌(Melville)가문의 공식침대는 1700년에 만든 것으로 4.6m 높이에 이탈리아 벨벳과 중국의 비단으로 두른 것이다. 헨델의 실물대 조각은 1738년 루이 프랑수아 루비약(Louis Francois Roubillac)이 제작한 것이다. ‘카스토와 폴럭스’를 그린 조각은 조셉 놀레켄스(Joseph Nollekens)가 1767년에 만든 것이다. 카노바(Canova)의 조각 작품은 두점이 유명하다. 1815년에 제작한 ‘세명의 그레이스’(The Three Graces)와 1822년에 제작한 ‘잠자는 님프’(The Sleeping Nymph)이다. 두 작품중 하나가 스코틀랜드국립미술관에서 전시되면 다른 하나는 V&A에서 전시된다.

 

17세기 의상

 

[복제조각 전시실]

조각 전시관에서 가장 감탄하는 것은 주물(Cast)동이다. 두 개의 대형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2층 높이의 방에 수백점의 석고조각들이 들어차 있다. 인물조각들이 대부분이지만 무덤도 있다. 실물대형의 복제품인 트로이 양식의 기둥이 전시실을 압도하고 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의 조각으로서는 미켈란젤로의 다윗상이 눈길을 끈다. 실물과 완전히 똑 같다. 미켈란젤로 이전에 베로키오(Verrocchio)가 만든 다윗상도 있는데 비록 복사품이지만 보존을 위해 유리 케이스 안에 전시해 놓았다.

 

히말라야국가 전시실

 

[도자기]

영국은 마치 식탁용 도자기의 종주국임을 자처하듯 V&A에 세계 최대의 도자기 전시실을 마련해 놓았다. 지구상에 있는 모든 도자기들을 모아 놓았다. 7만5천점 이상이나 된다. 그 중에서도 마이쎈(Meissen)도자기는 훌륭하게 수집되어 있다. 마이쎈은 1731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중국의 도자기 기술을 개발하여 도자기를 생산하기 시작한 곳이다. 프레데릭2세 대왕이 직접 디자인한 묄렌도르프(Möllendorff) 도자기 식기류도 화려하게 전시되어 있다. 18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도자기인 Manufacture nationale de Sevres 제품도 정리되어 있다. 18세기와 19세기의 영국 도자기 소장품은 세계 최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의 도자기 공장에서 생산되는 도자기는 모두 수집되었다. 첼시(Chelsea)도자기와 워체스터(Worcester)도자기는 특별히 뛰어나다. 유명 메이커인 조시아 웨지우드(Josiah Wedgwood), 윌리엄 프렌드 드 모간(William Frend De Morgan), 버나드 리치(Bernad Leach), 민튼스 앤 로열 둘턴(Mintons & Royal Doulton)도 전시되어 있다. 델프트웨어(Delftware)는 영국에서 만든 것도 있고 홀란드에서 만든 것도 있다. 그런가하면 이탈리아의 마이올리카(Maiolica)와 스페인의 루스터웨어(Lustreware)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터키 이즈니크(Iznik)도자기 콜렉션은 세계 최대이다.

 

웨지우드 도자기

 

[패션과 보석류]

의상 콜렉션은 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1만4천벌의 의상과 장신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중세 의상으로부터 현대 명디자이너들의 의상에 이르기까지 화려하다. 제임스2세의 결혼식 의상은 특별히 눈길을 끈다. 영국의 패션을 알수 있는 해로드(Harrods) 콜렉선, 세실 비턴(Cecil Beaton) 콜렉션, 비비안느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콜렉션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밖에 유명 디자이너들인 코코 샤넬(Coco Chanel),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 잔드라 로우데스(Zandra Rhodes), 메리 퀀트(Mary Quant), 크리스티안 라크루아(Christian Lacroix), 장 무이르(Jean Muir), 피에르 캬르댕(Pierre Cardin)의 작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보석류는 6천점을 소장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중세, 엘리자베스시대, 17세기-19세기, 그리고 현대의 보석장신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캬르티에(Cartier), 페터 칼 화베르제(Peter Carl Faberge), 랄리크(Lalique)의 보석류들도 전시되어 있다. 이밖에 눈길을 끄는 것은 제정러이사 캐서린대제의 목걸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팔찌, 나폴레옹이 양녀 드 보하르네(De Beauharnais)에게 선물한 에메랄드 목걸이 등이 있다. 유럽의 보석류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의 보석류도 전시되어 있다.

 

사마르칸트의 터키석 사원 

 

[가구와 장식품]

V&A의 가구는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과 미국의 가구들도 포함하고 있으며 중세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망라되어 있다. 현재 1만4천여점의 가구와 실내장식물을 보관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악기 및 시계까지 보여주고 있다. 전시실에는 두 개의 완전 세팅된 방이 마련되어 있다. 하나는 1780년 파리의 마담 드 세빌리(Madame de Sevilly)의 침실이며 다른 하나는 같은 시기의 이탈리아 응접실이다. 당시 귀족 집안의 화려한 실내를 알아 볼수 있다. 악기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1699년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의 바이올린이다. 가장 특이한 악가는 초대형 콘트라베이스로서 한때 도메니코 드라고네티(Domenico Dragonetti)가 소유했었다. 전시된 악기의 대부분은 건반악기로서 피아노, 합스코드, 스피넷, 오르간 등이다. 시계로서는 1588년 제작된 천문시계가 특별하다. 무려 높이가 3m에 이르며 자개로 장식되어 있다.

 

인도의 무슬린 옷감으로 만든 드레스를 입고 있는 마리 앙뚜아네트

 

[유리제품]

4천년 전의 유리제품을 비롯하여 아프리카, 영국, 유럽, 미국, 아시아에서 수집한 약 6천점의 유리공예품이 소장되어 있다. 가장 오래된 것은 고대 이집트의 것이며 고대 로마시대와 중세를 거쳐 르네상스의 베니스 유리와 보헤미아 유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유리공예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르 누보 스타일의 유리공예품으로서는 루이 티파니(Louis Tiffany)와 에밀 갈레(Emile Galle)의 작품이 특이하다. 크리스탈 샹들리에로서는 영국제품뿐만 아니라 베니스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다. 스테인드글라스 콜렉션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훌륭할 것이다. 중세의 것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16세기 영국의 각종 문장(紋章)을 담은 글라스는 별도로 영국 갤러리에 전시되어 있다.

 

주조물 전시실

 

[금속공예품]

정교하게 주물한 철제 장식품과 청동제품, 은제품, 무기류, 갑옷류, 주석제품, 놋쇠제품, 에나멜제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약 4만5천점을 소장하고 있다. 에마멜은 프랑스 리모즈(Limoges)의 제품도 있다. 금과 은으로 만든 제품은 1만여점에 이르고 있다. 전체 톨렉션의 15%에 이른다. 종교관련 제품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로마가톨릭, 영국성공회, 그리스정교회, 그리고 유태교에 이르기까지 종교의식을 위한 금과 은으로 만든 제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인도의 자밀 전시실

 

[회화와 소묘]

유화는 영국화가의 작품이 1,130점, 유럽화가의 작품이 650점에 이른다. 수채화와 파스텔화는 영국작품이 6,800점이며 미니에이쳐는 2,000점에 이른다. 미니에이쳐는 영국 최고의 콜렉션이다. V&A에는 엘리자베스2세 여왕으로부터 빌려온 라파엘 작품이 있으며 바티칸의 시스틴 채플로부터 임대한 베드로와 바울의 생애를 그린 태피스트리도 포함되어 있다. 피에트로 페루지노(Peitro Perugino)가 1522년에 완성한 프레스코도 전시되어 있다. 페루지노의 마지막 작품이다. 가장 규모가 큰 전시품은 목재에 그린 스페인의 템페라(Tempera)화이다. 발렌시아에 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