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세계의 여왕: 빅토리아

윈저 왕실 영화 -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다이아나 왕세자비까지

정준극 2012. 3. 1. 11:00

윈저 왕실 영화 -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다이아나 왕세자비까지

 

빅토리아 여왕과 시종 브라운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여왕 폐하 미세스 브라운'을 소개한 김에 빅토리아 여왕에 대한 다른 영화로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후 다이아나 왕세자비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윈저 왕가 사람들에 대한 영화로는 어떤 것들이 나왔는지를 소개코자 한다. 별별 영화들이 다 있겠지만 중요한 것만 소개코자 한다. 영국 왕실의 스토리에 대하여 궁금한 분들, 영문학이나 영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겠지만 영국에서는 특히 왕실에 대한 내용을 영화로 만들면 유별나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단은 흥행에 성공한다. 오늘날의 윈저 가문은 젊은 빅토리아 여왕과 남편인 알버트 공으로부터 시작한다. 두 사람은 아홉명의 자녀를 두었다. 빅토리아 여왕은 자녀들을 유럽의 한다하는 왕실과 결혼하게 하여 거대한 네트워크를 조성하였다. 대표적인 경우는 큰 딸인 빅토리아(비키)를 독일 왕실로 시집을 보내어 카이저 빌헬름 2세의 어머니가 되게 한 것이다. 둘째 딸인 알리스 공주는 러시아로 시집을 가서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짜리나의 어머니가 되었다. 그리고 큰 아들인 에드워드 7세(재위: 1901-1910)가 비록 양노원에 들어가야 할 정도의 연로한 나이였지만 빅토리아 여왕의 뒤를 대영제국의 국왕이 되었다.

 

빅토리아 여왕의 제국

 

에드워드 7세의 아들인 조지 5세(재위: 1910-1936), 즉 빅토리아 여왕의 손자는 독일의 메리와 결혼하여(독일의 뷔르템부르크 왕가 출신이지만 실제로는 영국에서 자랐음) 여섯 자녀를 두었다. 조지 5세와 메리의 자녀들은 모두 한가닥 하는 사람들이어서 영화의 주인공으로 삼기에 합당하였다. 우선 큰 아들이 저 유명한 에드워드 8세로서 두번이나 이혼 경력이 있는 미국인 심프슨 부인과 결혼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인물이다. '사랑이냐, 왕관이냐'는 유명한 말은 비로 조지 5세의 큰아들인 에드워드를 두고 한 말이다. 둘째 아들이 조지 6세(1936-1952)이다.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이다. 셋째는 딸 메리이며 넷째는 헨리(1900-1974)왕자로서 글라우체스터 공작이었고 다섯째가 조지 왕자(1902-1942)로서 별로 오래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섯째가 존(1905-1919)왕자로서 간질병에 걸려 격리되어 지냈으며 끝내는 10대의 청소년일 때에 세상을 떠난 인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존 왕자를 '잃어버린 왕자'(The Lost Prince)라고 부른다.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할아버지인 조지 5세(빅토리아 여왕의 손자)로부터 윈저 왕가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젊은 빅토리아(2009)

 

◆ 빅토리아와 알버트(Victoria and Albert: 2001)

BBC 미니시리즈를 위한 영화로서 빅토리아 여왕과 알버트 공의 약혼과 결혼을 다룬 내용이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으며 어떤 경로를 거쳐 약혼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피터 유스티노프, 나이젤 호손 등이 출연한다. 빅토리아 여왕 역은 빅토리아 해밀턴(Victoria Hamilton)이, 알버트 공은 조나탄 훠스(Jonathan Firth)가 맡았다.

 

빅토리아와 알버트. 아래에 보이는 건물은 스코틀랜드의 발모랄 성

 

◆ 독수리의 추락(Fall of Eagles: 1974)

13 파트의 BBC 미니시리즈이다. 1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의 유럽 정세와 일부 유럽 왕가의 몰락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영화는 빅토리아 여왕의 큰 딸인 비키(빅토리아)의 결혼 얘기로부터 시작한다. 비키의 아들인 독일 황제 빌헬름이 중요한 역할을 맡았으며 비키의 조카로서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인 러시아의 짜리나 알렉산드라도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독수리의 추락. 오스트리아제국의 프란츠 요셉 황제를 비롯하여 제정 러시아의 짜르, 독일의 빌헬름 황제등이 등장한다.

 

◆ 미세스 브라운(Mrs Brown: 1997)

영화배우 주디 덴치가 남편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빅토리아 여왕의 역할을 맡았으며 빌리 코놀리가 여왕의 시종인 스코틀랜드 출신의 존 브라운으로 나오는 영화이다. 예상치도 않게 남편을 일찍 여윈 빅토리아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오로지 시종인 브라운의 시중을 받으면 지낸다. 여왕이 너무 지나치게 시종인 브라운에게 의지하고 지내자 여러 사람들이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중에는 에드워드 왕자도 포함된다. 여왕은 브라운이 과로하여 죽게 되자 애통해 한다.

 

여왕 폐하 미세스 브라운

 

◆ 에드워드 7세(Edward the Seventh: 1975)

빅토리아 여왕의 큰 아들인 에드워드 7세의 생애를 다룬 영화이다. 역시 BBC 미니시리즈를 위한 작품이다. 에드워드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국의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작품이다. 티모시 웨스트, 아네트 크로스비, 펠리시티 켄달, 마이클 호던, 제인 라보테어, 존 길거드 등이다. 에드워드에게 지나치게 동정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드워드 7세는 다른 미니시리즈에서도 등장한다. 예를 들면 제니(Jennie), 레이디 란돌프 처칠(Lady Randolph Churchill: 1974), 릴리(Lillie: 1978) 등이다.

 

에드워드 7세

 

◆ 잃어버린 왕자(The Lost Prince: 2003)

BBC 미니시리즈로서 조지 5세(1865-1936)와 메리 왕비의 여섯번째 자녀인 존 왕자에 대한 내용이다. 역사적인 정확성은 결여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존 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는데에 의의가 있다. 존 왕자(1905-1919)는 간질병에 걸려서 식구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녀 2명과 함께 지내다가 세상을 떠난 비운의 왕자이다. BBC의 미니시리즈에는 에드워드 7세, 알렉산드라 왕비, 조지 5세, 메리 왕비, 조지 왕자 등에 대한 이야기도 집중적으로 나온다.

 

잃어버린 왕자

 

◆ 에드워드와 심프슨 부인(Edward and Mrs Simpson: 1978)

ITV 미니시리즈인 이 작품은 1936년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든 에드워드 8세의 하야와 미국여인 심프슨 부인과의 결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에드워드 8세는 부왕인 조지 5세가 세상을 떠나자  대관식만을 남겨 놓고 있었을 뿐 당연히 대영제국의 새로운 군주로서 행세하였다. 그러다가 '대영제국의 왕관도 싫다'면서 평민인, 그것도 미국인인, 그것도 두번이나 결혼했던 경력이 있는 월리스 심프슨이란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나섰다. 월리스 심프슨 역은 신티아 해리스(Cynthia Harris)가, 에드워드 역은 에드워드 폭스(Edward Fox)가 맡았다. 제작에 있어서는 아직 생존하여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사실에 근거를 두고 정확히 만드느라고 무척 신경을 썼다. 관계자들과 인터뷰도 하고 서류도 찾아보며 촬영은 버킹검 궁전을 비롯한 현장에서 진행하였다.

 

에드워드 7세와 심프슨 부인에 대한 이야기는 1988년의 The Woman He Loved(그가 사랑한 여인)에서도 소개되었다. 제인 세이무어가 월리스 심프슨 역할을 맡았다. 2005년에는 Wallis & Edward 라는 작품이 제작되었다. 조엘리 리챠드슨(Joely Richardson)이 심프슨 부인을 맡은 것이다.

 

에드워드와 심프슨 부인

 

◆ 버티와 엘리자베스(Birtie and Elizabeth: 2002)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인 조지 6세는 식구들 사이에서 버티(Bertie)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버티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형인 에드워드 7세가 갑자기 왕위를 포기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대영제국의 군주가 되었다. 이 영화는 버티가 엘리자베스 보우스 리온(Elizabeth Bowes-Lyon)과 결혼에 성공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삼았다. 엘리자베스는 국왕이 된 남편 버티가 부끄러움증을 극복하도록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리고 2차 대전중에 버티와 엘리자베스가 국민들에게 보여준 인내와 봉사에 대하여도 소개하였다. 두 딸인 엘리자베스와 마가렛도 등장한다. 큰 딸인 엘리자베스가 현재의 대영제국의 군주인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다.

 

버티와 엘리자베스

 

◆ 여왕의 시스터(The Queen's Sister: 2005)

TV 영화로 만든 것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여동생인 마가렛 공주의 생애를 조명한 작품이다. 마가렛의 아버지인 조지 6세가 서거한 때로부터 노년에 이른 마가렛의 생애를 소개하였다. 사랑에 실패하고 방탕적인 생활을 한 마가렛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여왕의 시스터 마가렛 공주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 더 퀸(The Queen: 2006)

다이아나 왕세자비의 죽음으로부터 장례식까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가족들이 보여준 일련의 시퀜스들을 설명한 영화이다. 챨스 왕세자와 정식으로 이혼을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왕실 가족이 아닌 다이아나의 죽음을 맞이하여 왕실을 이끌어 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했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결국 다이아나는 왕세손들의 생모였다는데에 초점을 맞추었다. 여왕의 역할은 명우 헬렌 마이런(Helen Mirren)이 맡았다.

 

엘리자베스 여왕(헬렌 마이런)과 퀸 마더(엘리자베스) 

영화 '더 퀸'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