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메리 위도우' 분석

발레로도 인기

정준극 2009. 11. 28. 18:51

[발레로도 인기]

 

레하르의 멜로디를 재편곡하여 사용한 몇 편의 발레 버전이 있다. 첫 번째 것은 영국의 루스 페이지(Ruth Page)가 안무를 맡은 것으로 제목은 ‘빌리아’(Vilia)라고 했다. 1953년 런던에서 초연되었다. 루스 페이지는 초연이후 이를 다시 편곡하였으며 제목도 ‘메리 위도우’라고 원위치하여 다시 무대에 올렸다. 프리마 발레리나는 알리시아 마르코바(Alicia Markova)였다. 그후 이 발레작품은 공연될 때마다 조금씩 수정되었으며 최근에 공연된 것은 1982년 시카고에서였다. 패트리시아 맥브라이드(Patricia McBride)가 프리마 발레리나였다.

 

어메리칸 발레극장에서 줄리 켄트(Julie Kent)와 호세 마누엘 카레노(Jose Manuel Carreno)의 '메리 위도우' 빠 드 두. 역시 발레는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시다.

                      

호주의 무용가, 안무가, 배우, 무대감독인 로버트 헬프만경(Sir Robert Helpmann: 1909-1986)은 프란츠 레하르 에스테이트(Franz Lehar Estate)의 허락을 받아 3막 짜리 발레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음악은 존 랜치베리(John Lanchbery)와 알란 아보트(Alan Abbot)가 오리지널 오페레타 음악을 기본으로 했으며 여기에 다른 음악도 작곡하여 추가했다. 발레 작품인 ‘메리 위도우’는 1975년 11월 13일 헬프만경의 안무로 멜버른의 팰러스 극장에서 호주발레단이 초연했다. (Robert Helpmann의 원래 이름은 Helpman이었으나 글자의 수가 13이 되자 n을 하나 더 추가하여 Helpmann으로 만들어 썼다.) 호주발레단은 존 랜치베리의 발레작품을 런던과 미국에 가서 공연하였다. 영국 공연에서는 신화적인 발레리나 마고 폰테인(Margot Fonteyn)이 마릴린 존스(Marilyn Jones)를 대신하였다. 이 작품에서는 스토리아 오리지널과 약간 달라서 발렌시엔느와 카미유가 드디어 멀리 사랑의 도피를 하며 제타 남작은 상심으로 괴로워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호주의 존 랜치베리와 알란 애보트가 음악을 만든 '메리 위도우' 발레 음악 음반.

                        

발레 시놉시스

 

1막 1장. 시기는 1905년. 장소는 파리의 폰테베드로 대사관의 사무실. 폰테베드로 대공(국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무도회가 저녁에 열릴 예정이다. 대사관 직원인 크로모브(Kromow)와 프리츠쉬츠(Pirtschitsch)는 어서 일을 끝내고 무도회에 합류할 생각으로 조바심을 낸다. 프랑스인인 카미유(Camille)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이 막 사무실을 나가려는데 느예구스(Njegus)가 들어와서 당장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으니 나가지들 말라고 말한다. 그러다가 사무실을 살펴보니 다닐로가 없다. 느예구스가 다닐로의 행방을 묻자 술집에서 걸치고 있다는 대답이다. 어쩔수 없이 네사람이 서류를 검토하여 업무를 처리한다. 얘기 끝에 느예구스는 폰테베드록가 파산지경에 이르렀다고 털어 놓는다. 대사인 제타(Zeta) 남작이 전보 한 장을 가지고 나타난다. 폰테베드로의 부유한 미망인인 한나 글라봐리가 이날 저녁의 무도회에 참석한다는 내용이다. 남작은 다닐로가 미망인과 결혼하여 미망인의 돈이 폰테베드로에 남아 있게 되기를 바란다. 제타의 부인인 발렌시엔느가 들어오고 직원들은 퇴근을 서두른다. 모두들 나가고 카미유와 발렌시엔느만 남는다. 카미유는 아직 처리할 일이 남아 있다.

 

빠 드 두

                  

발렌시엔느는 미적미적하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가지 않고 뒤쳐져 있다가 혼자 남아 있는 카미유에게 시시덕댄다. 카미유는 발렌시엔느 때문에 일을 제대로 볼수 있다. 카미유도 마침내 일을 미루어두고 발렌시엔느를 상대해준다. 두 사람은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 간다. 이때 느예구스가 무슨 서류를 챙기러 들어온다. 하지만 발렌시엔느와 카미유는 느예구스가 들어 온줄 모르고 계속 시시덕거린다. 그러다가 느예구스를 발견하고 당황한다. 카미유는 얼른 사무실을 나가고 발렌시엔느는 느예구스에게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으로 해 달라고 간청한다. 느예구스가 그러겠다고 대답한다. 느예구스가 일을 마칠 때 쯤에 다닐로가 들어선다. 막심스에서 이제 막 돌아온 것이다. 다닐로는 술에 취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이다. 잠시후 제타와 그의 부인인 발렌시엔느가 들어선다. 제타는 다닐로에게 제발 나라를 위해 부유한 미망인과 결혼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다닐로는 아직도 술에서 깨어나지 못해 정신이 없다. 제타는 느예구스에게 다닐로를 무도회가 시작되기 전에 정신 차리게 하라고 지시한다.

 

막심스에서의 캉캉 장면

                     

1막 2장. 폰테베드로 대사관의 무도회장. 무도회가 시작된다. 제타는 아름다운 부인인 발렌시엔느와 춤을 춘다. 그런데 제타는 무릎관절염이 있어서 계속 춤을 출수가 없다. 제타는 카미유에게 발렌시엔느와 춤을 추도록 부탁한다. 카미유로서는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었다. 느예구스가 두 사람이 연인처럼 아주 정답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보자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한다. 제타는 자기의 부인 발렌시엔느와 키마유가 정답게 춤을 추는지 아닌지는 몰라도 두 사람이 상당히 오래동안 붙어서 춤을 추고 있는 사실을 파악하고 역시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카미유에게 ‘이봐, 발렌시엔느는 나와 결혼한 몸이란 말야’라면서 경고를 준다.

 

한나 글라봐리가 도착한다. 총각들이 한나의 주위를 에워싼다. 제타 남작이 한나를 다닐로에게 소개한다. 제타는 한나와 다닐로가 예전에 섬싱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한나와 다닐로는 뜻밖에 이곳 무도회에서 만나게 되어 서로 놀란다. 다닐로는 한나에게 ‘나는 아직도 그대를 사랑하오’라고 말하지만 한나는 ‘오라, 나보다도 내 돈을 사랑하는 것이지요’라면서 다닐로를 비난한다. 두 사람의 사랑이 깨진 것은 다닐로의 삼촌 때문이었다. 삼촌은 한나가 가낭한 소작인의 딸이라는 점을 들어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다. 두 사람은 눈물로서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한나는 세상 떠난 남편으로부터 막대한 재산을 물려 받아 부자가 되었다. 다닐로는 한나가 매몰차게 비난을 퍼붓자 이마에 땀이 흐를 정도로 정신이 없다. 다닐로가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낸다. 한나는 그 수건이 옛날에 다닐로와 이별할 때에 기념으로 준 수건임을 알고 ‘아니, 아직도 저 손수건을 가지고 있다니’라면서 속으로 놀란다.

 

다닐로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니 이제 무도회는 ‘레이디스 초이스’의 순서가 된다. 여자들이 춤상대의 남자들을 선택하는 것이다. 한나는 다닐로를 택하고 다닐로에게 춤을 출 예의를 표한다. 그러나 다닐로는 조금전에 한나가 자기를 매몰차게 비난했던 것을 생각하고 콧방귀를 꾸며 한나의 춤청탁을 무시한다. 그러면서 다닐로는 얼른 다른 여자와 춤을 춘다. 다닐로의 무례한 행동에 실망한 한나는 마침 옆에 있는 카미유를 택하여 춤을 춘다. 파트너 를 바꾸게 되었을 때 카미유는 옆에 있던 발렌시엔느와 파트너가 되자 얼른 함께 손을 잡고 딴 데로 사라진다. 결국 한나는 다닐로와 파트너가 되어 춤을 출수밖에 없게 되었다.

 

스코틀란드 킬브라이드의 '메리 위도우' 공연

                     

2막. 한나 빌라의 가든이다. 다음날 한나는 자기의 파리 빌라에서 폰테베드로 전통의상을 입고 참석하는 파티를 연다. 폰테베드로 대공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이다. 폰테베드로의 민속춤이 어우러진다. 한나와 다닐로도 흥겨워서 함께 민속춤을 춘다. 얼마후 한나는 손수건으로 머리를 싸매고 춤을 춘다. 춤이 끝나자 한나는 마치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자기의 손수건을 다닐로에게 건네준다. 한편, 발렌시엔느를 데리고 가든으로 나간 카미유는 발렌시엔느에게 아무도 없는 호젓한 정자에 들어가서 얘기나 나누자고 정자로 들어간다. 그런데 느예무스는 폰테베드로 문제를 협의하게 위해 제타 대사와 다닐로에게 정자에서 만나자고 했던 터였다. 일찍 도착한 느예구스는 정자안에 카미유와 발렌시엔느가 서로 좋아서 있는 것을 보고 ‘이거 큰일이구나’라고 생각한다. 그때 제타 대사와 다닐로가 회의를 위해 도착한다. 제타 대사는 느예구스에게 어서 정자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고 말한다. 그러나 정자안에 카미유와 발렌시엔느가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느예구스는 정자의 문을 여는 대신에 자물쇠로 문을 잠근다. 이에 옥신각신하는 중에 한나가 나타난다. 느예구스는 한나를 따로 만나 사정을 얘기하고 도와 달라고 청한다. 한나는 정자 안에 있는 발렌시엔느와 슬쩍 바꿔치기 하기로 합의한다.

 

무도회 장면

                   

제타 대사와 다닐로는 느예구스에게 어서 열쇠를 내놓으라고 다그친다. 느예구스는 절대로 열쇠를 줄수 없다고 버티다가 더는 버티기 어렵게 되자 열쇠를 입에 넣는다. 제타 대사와 다닐로는 느예구스를 거꾸로 잡고서 열쇠를 뱉어내도록 흔든다. 드디어 제타 대사가 열쇠를 차지하고 정자의 문을 연다. 그때는 이미 한나가 정자의 다른 문으로 들어가서 앉아 있고 발렌시엔느는 정자 밖으로 빠져나간 후였다. 제타 대사가 정자의 문을 열자 안에 있던 카미유가 재빨리 밖으로 뛰쳐나가며 이어 한나가 따라 나간다. 다닐로는 한나가 카미유와 함께 있었던 것을 보고 정말 놀란다. 한나는 정자에서 나오면서 자기와 카미유가 약혼했다고 발표한다. 이 소리를 들은 카미유는 깜짝 놀라서 어리둥절하며 발렌시엔느는 자기를 좋아하느니 뭐니 하면서 접근하던 카미유가 알고보니 한나와 이미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된 것을 알고 기절초풍하여 썩은 기둥처럼 그 자리에 쓰러진다. 제타 대사도 사태를 깨닫고 놀라서 정신을 잃는다. 다닐로는 화가 치밀어서 참지 못한다. 그틈을 이용하여 한나는 카미유에게 왜 자기가 카미유와 약혼했다고 발표해야 했는지를 설명한다. 설명을 들은 카미유는 그제서야 안심이 되어 웃음을 띤다. 하지만 무도회에 참석했던 손님들은 한나가 카미유와 약혼한다는 뉴스를 듣고 모두들 축하한다고 인사하고 무도회를 떠난다. 다닐로는 조금전에 한나가 건네 준 손수건을 바닥에 팽개치면서 화가 나서 씩씩 거린다. 한나는 손수건을 집어 들면서 아직도 다닐로가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어서 속으로 기뻐한다.

 

리투아니아 오페라단의 공연

 

3막. 막심스가 무대이다. 웨이터들이 음료수를 서브하느라고 왔다갔다 정신이 없다. 카미유가 도착하고 이어 제타 대사와 발렌시엔느, 느예구스가 따라서 들어온다. 이들은 모두 카미유에 대하여 불만이 많다. 제타 대사는 한나와 다닐로가 결혼해야 한나의 재산이 폰테베드로에 남게 되는데 프랑스인인 카미유와 결혼하게 되면 문제이므로 걱정이 태산 같다. 발렌시엔느는 믿었던 카미유가 호박씨를 먹어서인지 느닷없이 한나와 결혼하겠다고 하니 속이 상해서 죽을 지경이다. 느예구스는 카미유가 미쳤다고 생각한다. 잠시후 다닐로가 나타난다. 다닐로는 카미유를 보자 다짜고짜로 주먹을 한방 날리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말리는 바람에 주먹을 날리지 못한다. 한나가 도착하여 카미유와 춤을 춘다. 다닐로는 에라 모르겠다라면서 발렌시엔느와 춤을 춘다. 이번에도 춤을 추다가 파트너를 바꾸는 순서여서 카미유와 발렌시엔느가 만나게 되고 다닐로와 한나가 만나게 된다. 다닐로가 계속 카미유에게 한방 날릴 기회를 노리고 있자 발렌시엔느가 우정 카미유의 방패가 되어 다닐로의 주먹을 피하도록 한다. 이 모습을 본 제타 대사는 ‘어쩔수 없다. 저렇게들 좋아하니’라면서 카미유와 발렌시엔느의 관계를 인정한다. 사람들이 나가고 한나 혼자만 남는다. 한나는 외톨이가 된 느낌이다. 이때 다닐로가 돌아온다. 그리고 한나를 포옹한다. 그렇게 하여 모두들 해피엔딩이다. 사무실로 돌아온 느예구스도 모두가 잘 되어 기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