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라마의 태국

왕비를 직무대리로

정준극 2009. 12. 29. 04:30

10. 왕비를 직무대리로


라마5세 출라 대왕은 해외출장 갈 때에 왕비를 직무대리로 임명했다. 수상이 직무대리가 되어야 하는데 왕비를 임명한 것이다. 잠시뿐이었지만 여자인 왕비가 왕국을 통치하는 국왕 역할을 했다. 대단한 조치였다. 그런 전례가 있기 때문에 만일 오늘날 태국이 둘째 공주를 국왕으로 추대한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 있다. 한편, 라마5세는 국가 현대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되도록 많은 청년들을 외국에 유학 보냈다. 자기 아들들만 유학 보낸 것이 아니라 일반 백성들 중에서도 전도가 유망하다고 생각되면 비싼 달러를 써가며 유학을 보냈다. 이들 젊은이들이 유학을 가서 새로운 학문을 배우기도 했지만 참으로 아이러니컬하게 당시 세계적 조류인 민주화 사조에 물들어 돌아왔으니 이들이 나중에 왕정폐지 운동을 펼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아무려나 민주화 운동은 거스릴 수 없는 역사의 단면이었지만 그로 인하여 전제군주 체제였던 태국은 이제 국왕을 상징적인 존재로 모실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 물론 아무리 상징적 존재라고 해도 국왕의 권위는 아무도 침범을 못한다. 요즘도 태국의 영화관에서는 영화 시작 전에 국왕의 존영을 비치면서 국가를 연주하고 있다. 누구나 일어나서 존경을 보낸다. 참고로 태국의 국기는 3색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적색은 국토와 국민을 뜻하며 백색은 불교를 의미하고 청색은 군주제를 뜻한다. 그리고 태국(타이랜드)이라는 명칭은 극히 최근인, 즉 1932년부터 부르기 시작한 것이며 그 이전까지는 샴(Siam)이라고 했다. 1932년 태국은 전제 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방향 전환을 했다. 샴이라는 단어는 ‘샴의 쌍둥이 형제’, ‘샴 고양이’ 로서 우리 귀에 익은 것이다.

 

출라롱코른 대왕의 첫 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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