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이야기/라마의 태국

18세의 국왕

정준극 2009. 12. 29. 04:32

18세의 국왕


큰 아들 마히돌(라마8세)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왕위는 동생인 부미볼에게 돌아갔다. 아무리 민주화 시대라고 하지만 태국 국민들은 국왕이 있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왕위는 자연히 동생이 부미볼(푸미폰)이 계승받았던 것이다. 그 당시 부미볼은 스위스에서 학업에 전념하고 있었다. 왕위에 올라야 한다는 조국의 부름을 받고 귀국한 부미볼은 일단 국왕으로 등극하였으니 그가 라마9세 현 국왕이다. 1946년 왕위에 올랐다. 부미볼이 18세 때였다. 국왕이 되었지만 국내 사정은 계속 혼탁해 있었다. 국왕은 하던 공부를 계속하겠다는 이유로 다시 스위스로 떠났다. 그로부터 4년 후(1950년), 한국에서는 빨갱이 공산당에 의한 잔학한 6.25 사변이 터질 때, 부미볼은 국왕으로서 더 이상 해외 파견생활을 할 수 없어서 귀국하였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태국은 6.25 사변에 빨갱이를 무찌르기 위해 UN군으로 참전한바 있다. 부미볼 국왕의 결재를 받아 파병했다.

 

부미볼 국왕의 대관식. 1950년

 

온 국민의 환호 속에 성대한 대관식이 열렸다. 그러므로 정식 국왕 재임기간은 1950년부터이며 2016년으로 66년을 재직하고 있다. 만일 1946년 대관식을 한 해로부터 계산한다면 2016년으로 재위 70년이 된다. 정확히 말한다면 70년 126일이다. 세계 최장수 국왕이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프란츠 요제프 황제는 68년을 재직하여 근대 역사상 최장수 군주로 군림하고 있지만 푸미폰 국왕은 그 보다 한발 앞선다. 하지만 프란츠 요제프 황제는 사실상 국정을 책임지는 군주였지만 푸미폰 국왕은 상징적인 존재인 것이 다르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1952년에 대관식을 가져 은메달이다. 라마9세의 대관식은 5월 5일 거행되었다. 국왕으로서 왕비가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대관식 1주일 전에 결혼했다. 상대는 아름답고 지성적인 왕족 출신의 라자옹세 시리키트 키타야카라(Rajawongse Sirikit Kitayakara)였다. 이름이 무척 길지만 어쩔 수 없다. 태국 사람들, 특히 왕족은 이름이 길다. 그 긴 이름 앞에 존칭으로서 여성은 Mom, 남성은 Khun이란 호칭을, 그리고 왕족이라면 Phra 또는 Maha 라는 호칭도 붙이므로 전체 이름을 다 부르려면 한참 걸린다. 하지만 그건 결혼 전 이름이며 왕비가 되고 나서는 ‘왕비 마마’(Her Majesty the Queen)라고만 부른다. 태국 말로는 뭐라고 하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방콕의 왕궁. 1782년 완성.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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