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거리들/14구 펜징

[참고자료] 비엔나를 사랑한 배우 레온 아스킨

정준극 2010. 4. 1. 09:35

비엔나를 사랑한 명배우 레온 아스킨(Leon Askin)

'호간의 영웅들'에서 부르크할터 장군 역으로 기억에 남아

 

'호간의 영웅들'에서 부르크할터 장군을 맡은 레온 아스킨

 

비엔나의 14구 펜칭에는 배우 레온 아스킨을 기념하는 레온 아스킨 가쎄가 있다. 레온 아스킨은 비엔나 출신의 유명한 연극-영화배우였다. 1960년대에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TV 시트콤 ‘호간의 영웅들’(Hogan's Heroes)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호간의 영웅들’에서 고집 세고 엄격한 알버트 부르크할터 장군으로 나오는 사람이 바로 레온 아스킨이었다. 레온 아스킨은 비엔나에서 태어난 비엔나 사람이지만 유태인이기 때문에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가서 미군에 입대하여 참전까지 했던 인물이다.

 

영화 '신부들'(Die Braute)에서 가브리엘라

 

아스킨은 레온 카슈케나지(Leon Aschkenasy)라는 이름으로 1907년 비엔나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스킨은 이미 어린 시절부터 배우가 되고자 했다. 그의 꿈은 실현되었다. 그는 30세의 청년 시절에 비엔나의 캬바레 예술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아스킨은 여러 방면에서 재능이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고 불렀다. 아스킨은 나치의 박해를 받아 1940년 가까스로 프랑스를 거쳐 미국으로 도피할수 있었다. 뉴욕에 도착한 그는 수중에 단 돈 몇푼만이 있었을 뿐이며 영어는 아주 기본적인 단어 몇 개 밖에 알지 못했다. 얼마후 미국이 2차 대전에 참전키로 하자 아스킨은 미군에 입대하여 유럽의 전쟁터로 향하였다. 유럽에 도착한 그는 그의 부모가 트레블린카(Treblinka)강제수용소에 끌려가서 죽임을 당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배우 이다 에레와 함께 영화 '워렌스 게베르베'에서

 

전쟁이 끝난 후 아스킨은 할리우드로 갔다. 그는 영어를 독일어 악센트로 강하게 말하는 외국인 역할을 주로 맡았다. 그는 TV 시리즈에도 고정 출연하기 시작했다. ‘수퍼맨의 모험’(Adventures ofSuperman)이었다. 흑백 TV의 프로그램에서는 동구의 다이아몬드를 밀수자로 등장했으며 칼러 TV가 생긴 후에는 남미 어떤 나라의 수상으로 등장하였다. 1961년에는 빌리 와일더 감독의 ‘하나, 둘, 셋’(One, Two, Three)에 제임스 카그니(James Cagney)와 함께 출연하여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1979년에는 ‘호프마이어의 베이커리’(Hoffmire's Bakery)에서 호프마이어 역할을 맡아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1960년대에 ‘호간의 영웅들’에서 부르크할터 장군 역을 맡아 배우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미군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레온 아스킨

 

전쟁후 상당기간 동안 미국에서 활동하던 그는 1994년 마침내 고향인 비엔나로 돌아왔다. 당시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비엔나 출신의 사람들은 대체로 미국에 정착하여 살았다. 하지만 아스킨은 미국에서도 충분히 살수 있었지만 비엔나로 돌아온 것이다. 아스킨은 영화배우로서 널리 알려져 있었으나 실은 연극배우로서 더 많은 활동을 하였다. 그는 주로 비엔나의 폭스오퍼와 비엔나 시당국이 주관하는 페스트보헨(Festwochen)에 출연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비엔나 명예황금메달을 받았다. 레온 아스킨은 2005년 6월 3일 비엔나에서 향년 97세로 세상을 떠났다. 2007년,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비엔나와 미국에서는 특별한 기념행사들이 거행되었다. 그가 출연했던 영화를 다시 감상하였으며 그가 사용하던 물건들을 전시하여 그에 대한 추모의 정을 더하게 해주었다.


'호간의 영웅들'에서 알버트 부르크할터 장군과 제13 공군포로수용소장인 빌헬름 클링크 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