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유서깊은 광장

베토벤플라츠(Beethovenplatz)

정준극 2010. 4. 2. 18:41

베토벤플라츠(Beethovenplatz)

광장의 한쪽엔 아카데미 김나지움 건물

 

베토벤플라츠의 베토벤 기념상

 

베토벤플라츠는 1구 슈베르트 링의 뒤편길에 있는 작은 광장이다. 이곳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베토벤의 기념상이 있어서 만인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이곳에 있는 베토벤 기념상은 예전에 우리나라 중학교 음악교과서의 표지에 나왔던 것이며 음악 공책의 표지에도 자주 나오던 것이므로 도무지 낯설지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비엔나를 방문한 사람은 무조건 이곳을 찾아와 위대한 악성 베토벤에게 존경을 표시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연후에 다른 곳을 방문해야 할 것이다. 현재 베토벤플라츠의 지하는 주차장으로 조성되어 있어서 비엔나 시내 지리를 잘 아는 사람과 함께 차를 타고 간다면 주차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오늘날 베토벤플라츠가 있는 장소는 중세에 슈투벤토르의 외부에 있던 성밖이었다. 16세기에는 이곳에 비엔나시를 둘러싸는 성벽이 있었음이 발견되었다. 1865년에 링슈트라쎄가 조성되고 이를 따라 역사적인 건물들이 들어서게 되어 주변이 일제정비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빈강(비엔나 강)이 흐르고 있어서 개발에 제한을 받기도 했다. 빈강이 흐르는 옆에 새로 로티링거슈트라쎄라는 길이 만들어졌고 여기에 베토벤의 기념상을 건립키로 결정하였다. 1904년 이름도 없었던 작은 광장은 베토벤 기념상과 함께 베토벤플라츠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베토벤 기념상은 일찍이 1880년에 거장 카스파르 폰 춤부슈(Kaspar von Zumbusch)가 제작하였다.

 

베토벤기념동상의 하단에 있는 아홉명의 푸틴 조각상. 교향곡9번을 상징한다.

 

베토벤 기념상의 오리지널 모델은 현재 길 건너편 비너 콘체르트하우스(Wiener Konzerthaus)의 회랑에 전시되어 있다. 베토벤 기념상의 하단 조각은 에두아르트 하우저(Eduard Hauser)의 작품이다. 쇠사슬에 얽매인 프로메테우스와 빅토리아, 그리고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을 상징하는 9명의 푸텐(천사와 같은 아기들)이 조각되어 있다.

 

네오고딕 양식의 아카데미 김나지움 건물. 슈베르트가 교사로 있었던 학교 건물이다.

 

베토벤플라츠에 있는 건물 중에서 아카데미 김나지움(Akademisches Gymnasium)이 특히 유명하다. 1863-66년에 프리드리히 폰 슈미트가 빌헬름 쾰리히와 요셉 흘라브카의 협조로 세운 네오고딕양식의 건물이다. 건물의 중앙현관에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속한 각 영토의 문장과 방패가 조각되어 있어서 눈길을 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빈센츠 필츠(Vincenz Pilz)가 제작한 모세의 기념분수가 서 있으며 또한 요셉 요세푸(Joseph Josephu)가 1936년에 제작한 전쟁기념조각상이 있다. 이 건물은 1866년에 베커슈트라쎄에 있던 김나지움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건물내부의 벽면에는 김나지움에서 교사로 재직하였던 가곡의 왕 프란츠 슈베르트,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에르빈 슈뢰딩거, 원자핵 물리학자인 리제 마이트너, 법률가인 한스 켈젠(Hans Kelsen), 시인인 페터 알텐버그, 극작가인 아르투르 슈니츨러, 작가인 리하르트 베르-호프만(Richard Beer-Hofmann), 오페라 대본가인 휴고 폰 호프만슈탈, 루마니아의 작기이며 외무장관이었던 티투 마이로레스쿠(Titu Maiorescu), 초대 체첸대통령인 토마스 가리구 마사리크(Tomas Garrigue Masaryk)의 이름을 볼수 있다.

 

19세기 중반의 아카데미 김나지움. 멀리 칼교회(Karlskirche)가 보이며 아카데미 김나지움 옆으로는 빈강(Wien Fluss)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