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좀 더 알기/성가족의 가장

가장으로서의 요셉

정준극 2010. 5. 26. 21:10

[예술에서의 요셉]

 

요셉은 성가족의 가장으로서 그림과 조각의 주제로 자주 등장하였다. 17세기 이전까지의 그림이나 조각을 보면 요셉은 대단히 나이 든 인물로 표현되었다. 머리는 백발에 가까웠으며 간혹 머리가 벗겨진 모습이었다. 일반적으로 요셉은 연약한 모습이었다. 손가락을 그린 것만 보더라도 노화하여 구부러진 모습이었다. 요셉의 강한 모습을 보여준 그림은 그가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데리고 애급으로 피난을 가는(flight) 장면에서였고 다른 그림에서는 대체로 수동적인 모습이었다. 요셉은 수염이 많은 사람으로 그려졌는데 이는 유태인의 관습에 따라 수염을 길렀다고도 볼수 있지만 실은 마리아와 결혼할 때에 이미 연로하였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경외서인 ‘목수 요셉의 역사’에 따르면 요셉은 마리아와 결혼할 당시에 이미 90세였으며 그후 10여년을 살다가 111세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요셉이 마리아와 결혼후 10여년을 살았다는 것은 요셉이 마리아와 당시 12세의 예수와 함께 예루살렘 성전에 함께 갔다가 온지 얼마후에 세상을 떠났다고 볼수 있다. 그래서 골고다의 십자가의 아래에도 모습이 없었다는 것이다.

                                                           라파엘이 그린 '성가족'

  

그러나 18세기 이후의 요셉의 모습은 중세 때와는 다른 것이었다. 중세의 연로하고 수동적인 모습은 자취를 감추고 강건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모습도 더 젊어 보였다. 성가족의 가장으로서 굳건한 모습이었다. 더구나 직업이 목수였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가정을 사랑하는 책임 있는 사람이었음을 인식시켜주었다. 요셉을 그린 그림 중에는 요셉이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이 간혹 있다. 그리고 한손에는 백합화 묶음을 들고 있다. 지팡이를 들고 있는 것은 유태인의 관습 중에서 신부들이 신랑을 선택하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유태인들의 오랜 전통에 따르면 홀아비가 결혼할 때에는 상대방 여자가 지팡이를 주어 결혼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고 한다. 말하자면 요셉이 마리아에게 선택되었음을 표현한 것이다. 손에 백합송이를 든 것은 마리아와 요셉 두 사람의 사랑이 신성하게 맺어졌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가톨릭의 전통에 따르면 마리아는 비록 요셉과 결혼하였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낳은 후 평생을 동정녀로서 지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요셉의 순결도 대단히 중요했다고 볼수 있다. 정교회의 예수탄생 이콘(성화)에는 요셉이 사탄의 유혹을 받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이콘에서 사탄은 늙은이로 변장하여 나타나 있다. 사탄은 요셉과 마리아의 정혼을 파기하려고 하며 이에 대하여 요셉이 어떻게 유혹을 이겨내려고 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어떤 그림에는 요셉이 유태인의 전통 모자를 쓰고 있는 것이 있다. 요셉은 보통 검은 색과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현대의 그림에는 초록색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것은 마리아가 푸른색과 연관되어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사크로누아(Sacrenoire: 검은색)가 사크르블루(Sacrebleu)와 같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십자가의 고난 때에 요셉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은 그가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바르톨로메 무리요가 그린 '성가족'. 아, 강아지는 어떤 의미를 지녔을까?

 

[성가족의 가장으로서의 요셉]

성가족을 그린 그림에서 요셉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요셉은 성가족의 가장으로서 존귀하게 여겨지고 있다. 성가족은 동정녀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포함한다. 요셉은 복음서에서 예수께서 탄생하시는 얘기에만 등장하므로 요셉과 함께 등장하는 예수는 항상 어린이의 모습이다. 예수께서 아직도 어렸기 때문에 요셉은 가장으로서 예수의 보호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위일체에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는 두 번째 위치에 있는데 영과 육을 모두 가진 존재로 비교된다. 한편,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즉 모후로서 성인들 중에서는 항상 가장 먼저가 된다. 성인 중에서도 마리아는 가장 많은 기적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가장 자주 나타나 보이는 존재가 되어 있다. 그렇지만 요셉이 기적을 보여주었다는 얘기는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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