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외서의 세계/경외서 집중탐구

경외서가 뭐길래?

정준극 2010. 6. 17. 07:22

신약성경의 경외서 집중탐구

New Testament Apocrypha

 

경외서(經外書)라는 것이 있다. 글자 그대로 설명하면, 오늘날 전세계 기독교인들이 사용하는 성서(정경)에 포함되지 않은 복음서나 초대교회 사도들의 서신을 말한다. 이에 앞서서 한마디 하자면 복음서라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그분의 가르침, 그 분을 세상에 보내신 하나님의 성품 등을 기록한 문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복음서라고 하면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의 4복음서만을 말한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복음서(가스펠)라는 타이틀의 문서들이 상당히 많다. 돌이켜 보건대 이들은 지금은 경외서 신분이지만 한때는 다른 복음서들과 마찬가지로 귀중하게 여기던 문서들이다. 물론, 아직도 일부 어떤 기독교 종파에서는 대부분의 교회가 경외서라고 간주하는 것을 정경과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기도 하다. 돌이켜보건대 오늘날과 같은 성경이 확정되기 이전의 초대교회 시절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가르침, 사도들의 행적과 가르침, 특히 사도들과 초대교회의 교부들이 각 지역의 교회에게 보낸 서신 등이 어떤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를 정도로 상당히 많았다. 오늘날처럼 확정된 성경이 나오지 않았던 초대교회에서는 이들 문서들을 모두 귀중하게 여겼다. 한때는 이런 종류의 문서들이 무려 130여 가지나 되었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그중에서 추리고 추려서 오늘날 신약성경을 전 27권으로 편집한 것이다. 이들 27권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는 신약성경 경외서(New Testament Apocrypha)라고 불렀다. 그러면 ‘27권 이외의 문서들은 무슨 연유로 정경에서 제외되었던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기본적으로 예수의 생애와 그 분의 가르침을 기록한 문서들이 신약성경의 복음서이다.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이다. 이 4복음서를 정경(正經: Canonical)이라고 부른다. 교회가 신약성경에 정식으로 포함되도록 선택한 복음서이기 때문에 정경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실상 예수의 생애 및 가르침과 관련된 문서로서는 4복음서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에 몇몇 제자들, 그리고 예수를 따르던 사람들이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에 대한 기록을 각각 자기의 생각대로 남겨 놓은 것들이다. 우리들은 보통 예수님의 제자 중에서 마태, 마가, 누가, 요한만이 복음서를 남긴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의 생애와 가르침에 대한 기록을 남겨 놓았다. 야고보, 가롯 유다, 베드로, 니고데모 등이 복음서를 남겼다. 어떤 제자는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록을 남겨 놓기도 했고 요셉과 마리아에 대한 기록도 남겨 놓은 것이 있다. 이렇듯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기 이전의 스토리를 기록으로 남긴 것을 유년기(Infancy) 복음서라고 한다. 유년기 복음서에는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낳기 이전의 스토리와 요셉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된다.

 

초대교회는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의 4복음서 이외의도 다른 문서들도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가르침을 기록한 것이면 복음서로 여기고 중요하게 대하였다. 그러다가 훗날 정식으로 성경에 포함되는 문서들을 최종 확정할 때에 4복음서만 선정하고 나머지는 채택하지 않았다. 복음서로서 형식이 합당하지 않거나 내용에 있어서도 신빙성이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서 정경으로 삼기가 어렵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렇듯 신약성경에 포함되지 않은 복음서 성격의 문서들을 경외서(經外書) 또는 정경에 반하는 표현으로 위경(僞經)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이미 소개한바와 같다. 오늘날 아직도 4복음서 이외의 몇가지 복음서를 정경처럼 인정하는 교파들도 있는데 그렇다고 그들에게 ‘4복음서 이외의 것은 성경으로 인정할수 없으니 그리들 아시오!’라고 강요할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경외서의 내용 때문에 신앙에 혼란을 주거나 이단적인 해석을 한다면 그건 기성 기독교로서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

 

경외서는 아포크리파(Apocrypha)라고 한다. 이 말의 뜻은 ‘숨겨진 문서’(Hidden writings)라는 것이다. 그리스어에서 라틴어가 된 단어이다. 아포크리파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및 가르침과 관련한 내용을 적은 문서들 중에서 일단 유용하다고 간주하는 문서들을 말한다. 기독교는 성경의 모든 글들이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적혀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포크리파는 성령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문서라고 규정하기에는 곤란하다는 것들을 말한다. 아포크리파라는 말은 한때 이단적인 용어로 간주되기도 했다. 특히 동방정교회에서 그랬다. 동방정교회는 성경에 포함하도록 확정한 4복음서만을 정경으로 인정하였고 나머지는 출처가 의심스러워서 믿지 못할 문서라고 보았다. 그래서 위경(僞經)이라고 불렀다. 거짓 경전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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