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동 서울풍물시장
Seoul Folk Flea Market
지하철 신설동역에서 9번이나 10번 출구로 나오면 서울풍물시장을 찾아갈수 있다. 시장이라고 해서 남대문이나 동대문시장처럼 넓게 형성되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하나의 건물 안에 들어 있다. 서울시가 옛날 숭인여중 장소에 약간 현대식의 2층 건물을 짓고 동대문풍물벼룩시장에 있던 상인들을 모두 입주토록 하여 형성된 곳이다. 얼핏 9백개나 되는 개인상점들이 입주하다보니 비좁을수 밖에 없다. 그래서 실상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면 통로들이 좁아서 운신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더구나 더운 여름인데도 전체 냉방시설이 되어 있지 않아서인지 가게마다 작은 선풍기들을 틀어놓고 찜통 더위를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풍물시장은 서울의 대표하는 명물 중의 하나이다. 인사동과는 또 다른 감흥을 느낄수 있는 곳이다. 진짜 만물상이다. 한번쯤은 당연히 구경가 보아야 할 곳이다. 사지 않아도 좋다. 사는척만해도 상인들은 반가워한다.
지하철 1호선이나 2호선(성수-신설동)역의 9번이나 10번 출구로 나오면 풍물시장을 찾을수 있다.
신설동역 부근에 있는 서울풍물시장은 본적지가 왕십리 근처의 황학동 도깨비시장이었다. 사실상 과거에 서울에서 황학동 도깨비시장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혹시 집안에 옛날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케 만드는 장식품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황학동에 가서 하다못해 돌절구라도 하나 사들고 오면 되었다. 황학동은 지하철 신당역 근처에 있다. 이곳으로부터 저 멀리 동묘 앞까지 '없는 것 없이 다 있다'라는 고물시장이 유명한 황학동도깨비시장이었다. 왜 하필이면 도깨비시장이라고 그랬을까? 아마 없는 것 없이 다 있다는 남대문 도깨비시장의 이름을 빌려서 그렇게 불렀던 것 같다. 내용으로보면 온갖 골동품 및 잡동사니를 파는 만물상들이 모인 시장이었다. 물론 외국처럼 앤티크 샵(Antique Shop)들이 모여 있는 고급상점들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인지 앤티크 마켓이나 고물상, 또는 도깨비시장이나 만물상이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풍물시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옛정취를 느낄수 있고 더 점잖아 보이기는 하다. 하기야 외국 관광객들에게 도깨비시장(Ghost Market)이라고 설명했더니 놀이동산의 유령의 집(고스트 하우스)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풍물시장, 즉 Folk Flea Market 이라고 개명하였다고 설명했더니 '아하, 그렇다면 재미난 곳이겠다'면서 가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서울풍물시장 건물의 출입구는 여러군데에 있다.
신설동의 서울풍물시장은 어떤 사연으로 만들어 졌는가? 청계천 덕분이었다. 서울시는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2004년에 황학동도깨비시장을 동대문운동장 축구장으로 옮기도록 했다. 상인들은 동대문시장 쪽으로 가게되므로 장사가 더 잘 될 것으로 믿어서 그나마 짐을 꾸려 이사했다. 그러나 동대문운동장도 최종 정착지가 되지는 못하였다. 2006년에 서울시는 무슨 생각을 했던지 동대문운동장 일대를 동대문운동장공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서울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결국 지금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황학동에서 동대문운동장으로 옮겨 온 동대문벼룩시장 사람들은 거룩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자리잡고 있을수 없기 때문에 의당 다른 곳으로 떠나야 했다. 상인들은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 꼽에 헤어보니'라는 노래를 속으로 부르면서 2008년에 서울시가 궁리 끝에 마련해준 옛 숭인여중 자리의 건물로 이전하였다. 이상이 서울풍물시장의 약사이다. 2008년 4월 26일은 신설동 서울풍물시장의 생일이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문을 열었던 동대문풍물벼룩시장. 교통이 좋고 연중무휴여서 동대문시장에 왔던 관광객들이 일부러 둘러보기도 했었다.
서울풍물시장은 크게 네 파트로 나위어져 있다. 토속상품, 관광상품, 생활용품, 민속먹거리 파트이다. 어떤 상점들이 진을 치고 있는지는 직접 가서 보면 안다. 별별것이 다 있다. 옛날 유성기로부터 인도네시아의 공예품까지 있다.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 옛날 필름 카메라들도 많이 나와 있다. 상점에 전시되어 있는 물건들을 웬만큼이나마 소개하고 싶지만 그러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므로 결국 생략코자 한다. 다만, 풍물시장이라고 하는데 청바지, 티셔츠, 신발, 와이셔츠, 내복, 시계 등 귀금속 등도 상당히 많은 것은 좀 이상했다. 하기야 외국의 벼룩시장에 가보더라도 반드시 골동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나저나 서울풍물시장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와야 한다. 할일 없으신 노인분들이 시간보내기 위해 많이 오시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외국인들이 단체로 찾아와서 외화를 쓰고 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그런데 한국의 풍물을 소개할수 있는 시장으로서 외국 관광객들이 좋아할만한 민속상품들이 오히려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문제는 위치가 아무래도 마땅치 못하다는 점이다. 도심에서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 미안한 일이다. 지하철에서 내려서도 금방 찾기가 쉽지 않다. 지하철 출입구라든지 버스 정류장과 길거리에는 안내판이 그런대로 많이 마련되어 있지만 시장건물 자체는 큰길거리에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 눈에 띠지 않는다. 일반 건물들 가운데 조용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지리를 잘 모르는 사람은 약간 헤매야 한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저 멀리 청계천변에 있는 한국도자기 건물 주변의 상점들이 풍물시장인줄 알고 서성였다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풍물시장이 그나마 풍물답게 애쓰고 있는 것은 건물 밖에 간이건물을 마련해 놓고 여러가지 문화체험행사를 마련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자기 만들기, 종이 공예, 민속탈 만들기 등 잘만 이용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간이천막에서는 간단히 먹을것들도 팔고 있다. 동묘와 연계하여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면 안될까? 토요일에는 시장건물 밖의 길을 따라 간이 상점들이 늘어선다. 역시 별별것이 다 있어서 눈길을 끈다.
전통문화체험관. 여름방학인데도 한가한 편.
정말 별별것이 다 있다. 스님들이 관람하고 있다. 아마 불교관련 물품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구경오신듯 싶다.
면적이 너무 좁다보니 통로에 사람 몇명만 들어서도 비좁다.
골동품 중에 컴퓨터 모니터의 모습이 보인다. 우리 아파트의 다용도실 같다.
수많은 불상들. 아무래도 외국 불상들 같다.
2층으로 올라가는 복도에도 훌륭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옛날에 국민학교에서 사용하던 풍금도 있다.
옛날 레코드에 고가구까지 정돈되어 있다.
손님은 없고 날은 덥고...
서울풍물시장과는 관계없는 주변의 어떤 상점. 군대물건은 무엇이든지 있는것처럼 보였다.
'발길 따라, 추억 따라 > 서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와대사랑채 (0) | 2010.09.10 |
---|---|
'굳세어라 금순아' - 6.25전쟁 60주년 특별전시회 (0) | 2010.08.07 |
이슬람 한국중앙성원(聖院) (0) | 2010.06.12 |
장충단공원 문화역사탐방 (0) | 2010.06.10 |
삼각산 진관사(津寬寺) (0) | 2010.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