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한국중앙성원
한국에 있는 이슬람성원의 본부
한국에는 벌써 10개 남짓의 이슬람 성원이 있다
느닷없이 본 블로그에 한국의 이슬람 모스크를 소개하는 이유가 나변에 있느냐고 하며 궁금해 하실 분들이 있겠지만 실은 오래전부터 한국의 이슬람 성원 중에서 서울의 중앙성원만은 한번 정리해서 사진과 함께 기록으로 남겨 놓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하여 어느 날엔 인도네시아에서 온 무슬림 지인과 함께 1차로 사전답사까지 한 바 있다. 그러다가 며칠전 마침 이태원 방향으로 갈 기회가 있어서 그 참에 한국이슬람중앙성원을 다시 구경하였고 이에 본 블로그에 사진과 함께 올리게 되었다. 각설하고, 기독교에서는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곳을 교회, 또는 예배당이나 성당이라고 부르지만 이슬람교에서는 우리 말로 성원(聖院)이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모스크(Mosque)라고 하며 아랍어로는 마스지드(Masjid)이다. 혹자는 이슬람성원을 회교사원(回敎寺院) 또는 심지어 '마호메트사원'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이슬람교는 ‘회교’ 또는 ‘마호메트교’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잘못된 표현이라고 주장하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모스크의 특징은 둥근 돔과 미나레트라고 하는 첨탑이며 벽면은 꾸란의 구절이나 아라베스크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교회의 벽면을 성화나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하며 불교의 사찰이 탱화등 불화로 장식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는 꾸란에 무하마드의 초상화 등 종교와 관련된 그림이나 조각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독교에서처럼 십자가나 성모 마리아를 그린 그림 또는 그의 모습을 조각한 것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하나님(알라)의 계명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슬람교의 성원은 유태교의 시나고그와 다를바가 없다. 아무튼 이런 사항들은 우리가 보통 상식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서울 한남동에 있는 이슬람한국중앙성원의 모습. 정면 상단에는 '알라(하나님)는 유일하다' 라는 뜻의 글이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슬람교 성원, 즉 모스크가 몇 군데나 있는지에 대하여는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와 같은 이슬람 국가에서 온 사람이 '혹시 서울에 이슬람 마스지드가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어? 모르겠는데요!'라고 대답하면 곤란하므로 우리나라에 이슬람교 성원이 얼마나 있는지를 알아두는 것은 손해 볼 일이 아니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에는 모스크다운 모스크가 하나도 없었다. 1950년대 후반에 서울 동대문밖 이문동에 조그만 미나레트를 세운 예배처가 있었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아마 이문동에 외국어대학교가 있고 아랍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있어서 차제에 이슬람 성원이 마련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다가 1960년대 후반에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사업이 활발해 지자 어느덧 서울에도 모스크 다운 모스크가 한 곳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하기야 우리나라 사람 중에는 사우디에서 몇년간 건설 일을 하다가 아예 이슬람교인이 되어 돌아온 사람들도 있었다. 게다가 서울에 이슬람 국가들의 외교 공관들이 늘어나자 모스크가 있어야 한다는 요청이 힘을 받았다. 결국 1970년대 중반에 박정희 대통령의 배려로 용산구 한남2동의 언덕 위에 이슬람 모스크가 생기게 되었다. 멀리서도 미나레트가 보이는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한남동 고개길에 있는 이슬람 교도들을 위한 상점들과 이슬람 센터 및 도서관. 그 옆이 마르하바 상점
세월이 흘러 이슬람 국가의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여러 지방에 점점 많이 와서 살게 되자 모스크(마스지드)도 더 필요하게 되었다. 2010년 현재 한국에는 마스지드(성원)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 여덟 군데나 있다. 서울, 부산, 광주, 전주, 안양, 부평, 안산, 파주이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슬람 교도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들이다. 이밖에 기도처로서 센터라는 이름이 붙은 건물이 여덟 지역에 있다. 대구, 광주, 포천, 부평, 송파구 거여동, 대전, 김포, 제주센터이다. 대전의 KAIST에도 별도의 기도처가 있다. 주로 대덕연구단지에 와 있는 무슬림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서울 이태원(한남동)의 모스크는 중앙성원이다. 매주 금요일이면 어디서 오는지 이슬람교인(무슬림)들이 많이들 찾아와서 경건하게 기도하고 간다. 전에는 간혹 성원 앞 마당에 간이 시장이 들어서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생선도 살수 있었다고 하니 대단했었다. 요즘엔 간이 시장이 서지 않는 것 같다. 중앙성원으로 올라가는 길 거리에는 이슬람과 관련된 상점들이 어느새 많이 들어섰다. 쌀람, 사마르칸드와 같은 그럴듯한 식당도 있고 마르하바 식품점도 있으며 여행사도 있고 옷이나 장신구를 파는 상점들도 많이 있다. ‘리틀 사우디’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3번출구로 나와서 언덕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면 나온다.
한남동 이슬람 성원(모스크) 주변의 길가에는 이슬람 물건들을 파는 상점들이 많이 있다.
잘 아는 대로 이슬람교, 유태교, 기독교는 같은 뿌리이다. 모두 여호와 하나님을 믿고 경배한다. 그리고 예언자들의 말씀을 존중한다. 다만, 기독교나 유태교에서 하나님을 여호와라고 부르는 것에 비하여 이슬람교에서는 알라라고 부를 뿐이다. 한남동 중앙성원 건물의 전면상단에 아랍어로 무어라고 적혀 있는 큰 글자는 ‘알라는 유일하다’라는 내용이라고 한다. 과연! 이슬람교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알라(하나님)는 한 분이시다’라는 것이다. 영어의 God 이라는 단어는 알라 한분만을 위한 단어이기 때문에 함부로 쓸수 없다는 얘기도 한다. 덧붙여서 God 이라는 단어는 고유명사이기 때문에 gods 라는 식으로 복수로서 사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슬람교, 기독교, 유태교가 뿌리는 같지만 오늘날 교리의 해석에서는 참으로 큰 차이가 있음을 알수 있다. 특히 기독교의 교리와 큰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하나님에 대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기독교에서는 성부(아버지이신 하나님), 성자(아들이신 하나님), 성령(성령이신 하나님)이 하나라고 하는 삼위일체 교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 이런 질문이 나올수 있다. “하나님은 한 분 뿐이시다 라고 말하면서 세 분의 하나님들을 언급하는 것은 무슨 의미입니까?”이다. 그리고 “세 분중에 한 분이 하나님이신가요? 아니면 셋을 한 분으로 보는가요?”라는 의문이다.
이슬람 한국중앙성원 입구.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은 없습니다. 무함마드는 그 분의 사도입니다'라고 한글로 적혀 있다.
이에 대한 기독교적 논리에 따르면 성부, 성자, 성령(성신)이 각각 다른 신분, 이미지, 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성부로서의 하나님은 창조자이시며 성자로서의 하나님은 구세주(메시아)이고 성령으로서의 하나님은 보혜사(상담자, 조언자)라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은 하나님은 한 분으로서 어느 누구도 하나님을 볼수 없고 또 그 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요한복음 5:37 에는 ‘너희는 아무 때에도 그 음성을 듣지 못하였고 그 형상을 보지 못하였으며’라고 되어 있고 디모데전서 6:16 에는 ‘어떤 사람도 보지 못하였고 또 볼수 없는 분이시니’라고 되어 있으며 출애굽기 33:20 에는 ‘네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니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니라’라고 되어 있다. 결국, 이런 의문이 들수 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시다’라는 주장과 ‘누구도 그 분을 본 적이 없고 그 분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는 성경의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느냐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슬람교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요지이다.
성원의 내부에는 기독교 교회와 같은 제단이 없다. 기도할 때에 메카 방향을 향할수 있게 표시를 해 놓았을 뿐이다. 그 방향이 성원의 중앙이다.
신약성경에는 하나님이 오직 한 분이시라는 구절이 자주 등장한다. 마태복음 19:16-17 에 의하면 ‘16 어떤 사람이 주께 와서 이르되 선생님이여 내가 무슨 선한 일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17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찌하여 선한 일을 내게 묻느냐 선한 이는 오직 한 분이시니라’라고 하여 하나님은 한분이라는 점을 강조하시었다. 요한복음 17: 3 에는 ‘영생은 곧 유일하신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라’라고 되어 있다. 곧 하나님은 유일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한 구절이다. 마태복음 4: 10 에는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라고 되어 있다. 이 역시 하나님이 유일한 존재임을 강조한 말이다. 디모데전서 2: 5 에는 ‘하나님은 한 분이시오 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보자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라’라고 되어 있다.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는 다른 존재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예수와 성령은 하나가 아니라 서로 별개의 존재라는 논리가 설득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카를 향한 방향에서 기도하며 꾸란의 가르침에 대하여 서로 얘기하는 한국중앙선원의 무슬림들
또 하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오래 동안 기다리던 메시아라고 믿지만 이슬람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고 여러 예언자 중의 한 사람일 뿐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마호메드(무함마드)를 마지막 예언자라고 보고 있다. 성경에는 여러 명의 예언자들이 등장한다. 예언자(선지자)라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가? 이슬람교에서는 하나님이 인류에게 올바른 길을 알리기 위해 선택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러 명의 예언자들 중에서 꾸란에 나오는 예언자들은 25명이다. 그중에는 기독교에서 잘 아는 예언자들도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후드(Hood), 이드로(Shuaib), 살레(Saleh), 줄기플(Dhulkifl)이 포함되어 있으며 구약에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기독교에서는 위대한 예언자라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는 이스마엘(Ismael), 아론(Aaron), 이삭(Isaac)이 포함되어 있다. 나머지 예언자들은 아담, 에녹, 노아, 아브라함, 룻, 야곱, 욥, 엘리야, 다윗, 솔로몬, 요셉, 요나, 엘리사, 스가랴, 모세, 신약의 세례요한, 그리고 예수를 예언자의 대열에 포함하였으며 성경에는 등장하지 않는 모하메드를 당연히 위대한 예언자로 올려놓았다. 이슬람교는 이들 중에서 노아, 아브라함, 모세, 예수, 그리고 마지막 예언자인 모하메드를 특히 중요한 예언자로 꼽는다. 반복되는 말이지만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 약속하신 메시아(구세주)로 믿고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형상이 육신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존재로 믿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여러 예언자 중의 하나로 믿을 뿐이다. 유태교도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유태교는 아직도 언젠가는 여호와 하나님이 약속하신 메시아가 오실 것으로 믿고 있다.
성원내부 벽의 디자인. 아름다운 꽃무늬가 기하학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모스크에는 사람을 숭배하는 어떠한 그림이나 조각도 없다. 벽면에 유리창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다음은 경전에 대한 얘기이다. 유태교에는 모세 5경인 토라를 중심으로 여러 경전이 있다. 유태교의 율법에 해설을 붙인 탈무드도 경전으로 간주하고 있다. 기독교에는 신, 구약 성경이 있다. 이슬람교의 경전은 꾸란이다. 코란이라고도 부른다. 꾸란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라고 믿는다.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예언자 무함마드(모하메드)에게 계시된 하나님의 완전한 메시지라고 믿고 있다. 꾸란은 무함마드에 의해 암송되었고 그의 교우들에 의해 기록으로 남겨지게 되었다. 이렇게 기록된 전체 114장중에서 지금까지 거의 1천5백년을 지나오며 단 한 개의 글자도 수정, 변경, 삭제, 첨가되지 않았다고 한다. 참으로 대단하다. 꾸란은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되기는 했지만 아랍어를 오리지널로서 고수하고 있다. 기독교의 성경은 아람어, 그리스어, 로마의 라틴어, 독일어, 영어 등 숱한 번역과 변화를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리고 아직도 개정코자 하는 노력들이 있다. 이슬람교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그보다도 지식이 부족한 입장에서 이슬람교를 어쩌니 저쩌니 설명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못 할 일이다. 그래서 이만 여기서 접기로 한다. 사족: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라는 이름을 부를 때는 거의 반드시 ‘그분에게 평화가 깃들기를’이라는 말을 덧붙여 말한다. 앗 살람 알레이쿰!
이슬람 성원의 지도자(기독교의 전도사와 같은 역할)가 젊은 신도들과 꾸란의 가르침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벽에는 꾸란을 비롯한 이슬람 교리에 대한 서적들이 많이 비치되어 있다. 이슬람의 모스크는 이처럼 이맘(스승 또는 종교지도자)과 신도들이 흉허물 없이 담소를 나누는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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