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추억 따라/서울

청와대사랑채

정준극 2010. 9. 10. 07:54

청와대사랑채

Cheongwadae Sarangchae Exhibition & Museum

 

평생에 한번 쯤 청와대를 구경하고 싶지만 힘없는 백성으로서 혼자서 경비가 삼엄한 안에까지 들어가서 구경하기는 힘든 노릇이기 때문에 머뭇거리며 한탄만 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이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두말하지 말고 청와대사랑채라는 전시관을 구경하는 것이 신상에 좋다고 권면하고 싶다. '아니, 이런 곳에 이런 전시관이 있나?'라고 감탄할 정도로 잘 만들어 놓은 무료입장 전시관이다. 한적한 곳에 있기 때문에 비교적 조용할 줄 알았더니 오히려 관광객들이 무척 많았으며 관광버스들이 연락부절이다. 무슨 사연인지 대체로 중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다수였다. 쏼라 쏼라...시끄럽기로는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한 것 같다. 청와대사랑채의 주소는 효자동 150번지이다. 하지만 집을 찾는데 번지수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입이 길이다. 효자동 쪽에서 찾아온다면 궁정동 안가가 있던 곳을 물어보면 다 안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 커다란 분수가 어디있어요?'라고 물으면 저쪽으로 가보라고 하여 가보면 과연 커다란 분수대가 있고 그 앞쪽으로 신문고를 설치해 놓은 대고각(大鼓閣)이 있고 그 옆의 2층짜리 큰 집이 청와대사랑채이다.

 

청와대사랑채의 단아한 모습   

 

청와대사랑채 앞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서울역버스환승센터나 북창동 남대문시장 앞, 롯테백화점 앞, 조계사 앞, 한국일보사 앞, 국립고궁박물관 앞 등에서 8000번 버스를 타면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간다. 종점에 도착한 버스는 잠시 휴식한후 다시 운행을 시작하여 춘추관 앞을 지나 국립민속박물관 앞을 거친후 안국동, 조계사 앞, 롯테, 북창동, 서울역 환승센터로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움직인다. 아무튼 청와대사랑채 앞 종점에 도착하며 눈 앞에 청와대의 일부 건물과 커다란 분수대가 나타난다. 효자동분수대라는 이름이다. 1985년에 만들어진 분수대인데 사실 그동안 거기 있었는지도 모를만큼 숨어 있다가 근자에야 모습을 들어낸 분수대이다. 봉황의 날아가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분수대 앞에 단아한 2층 건물이 청와대사랑채이다. 전시관(박물관) 겸 카페와 기념품상점까지 있는 건물이다. 카페에서는 식사도 할수 있다. 비빔밥 등(무려 8천원)...

 

청와대사랑채라는 이 건물은 원래 대통령비서실장 공관이었다. 대단하다. 비서실장이든 무엇이든 비서라고 하면 그저 상사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부지런히 심부름만 하는 역할인줄 알았는데 세도가 막강하여서 어머어마한 공관까지 있다니 그저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힘없는 백성들로서는 '아니, 이만한 건물을 유지하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데...'라면서 그저 놀랄 뿐이다. 아무튼 그러다가 1996년 2월부터 청와대가 비서실장 공관을 뜻한바 있어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아울러 전시장도 마련해 놓았다. 현재의 전시는 2010년 1월부터 보나마나 많은 예산을 들여서 새롭게 마련해 놓은 것이니 아무렴 볼만하다. 만일 걸어서 이곳에 가려면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려 국립고궁박물관쪽의 경복궁 돌감길을 따라 청와대 쪽으로 잠시 올라가다가 경비경찰로부터 '어디가느냐? 뭐하러 가느냐?'는 검문을 받은후 조금 더 걸어가면 나온다. 경복고등학교 앞에서 버스에서 내려 걸어와도 된다. 자기 차를 가져오게 되면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오히려 귀찮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문화해설사라는 직함의 분이 매일 네차례 안내설명을 해준다고 되어 있다. 아침 10시 반, 12시, 오후 2시, 4시이다.

 

 

조선시대의 신문고를 본따서 큰 북을 설치해 놓은 건물, 이름하여 대고각.

효자동분수대. 봉황 한 마리가 날개를 펴고 당장이라도 하늘 높이 올라갈 모습이다.  분수대 앞에서 단체사진들을 많이 찍는다. 가는 날이 장날이어서 비오는 날이기 때문에 사진이 청명하지 않다.  

보통때에는 에너지 절약 때문인지 분수를 틀지 않는다. 

대한민국관에서는 대한민국의 수립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발전상이 여러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하이서울 전시관에서는 서울의 멋과 맛을 다각도로 소개하고 있다.  

'한류스타, 세계의 스타'라는 전시 공간에서는 대장금, 겨울연가 등의 주인공들을 사진으로나마 만날수 있다. 

2층 대통령관에는 역대 대통령의 모습과 그분들의 재임시 주요 활동상 사진과 함께 그분들이 외국으로부터 받은 대표적인 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공직자들이 받은 선물들은 모두 국가의 것이며 국민의 것이어서 전시되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다음에는 누구일까? 전시공간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UAE에 대한 원전수출 관련 사진이 대표적으로 걸려 있다.

2층의 대통령관에서는 누구나 대통령집무실의 책상 앞에 앉아 기념촬영을 할수 있다. 대단하다. 기왕에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여기 보이는 사람처럼 양복을 입고 가시라! 티셔츠 차림으로야 어찌 이런 귀중한 자리에 앉을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과 영부인과 함께 기념촬영도 할수 있다. 이를 크로마키 기념촬영이라고 한다. 촬영한 사진은 즉석에서 자기의 이메일 주소로 보낼수 있다. 위 사진도 이멜로 받은 것이다. 역사적인 사진이다.

2층에 있는 이곳은 이른바  G20 휴게실이다. 2010년 11월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 장소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아무데나 앉아서 마치 자기가 그 나라의 대표가 된듯 기념촬영도 할수 있다.

아랫층에 있는 기념품점이다. 여러가지 전통기념품을 볼수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아랫층의 한 코너에서 전통 체를 직접 만들어 보이고 있는 장면. 그런데 이 노인장은 뉘시더라? 일부러 물어보기도 어려우니 앞에 무얼 하시는 아무개 선생이라는 소개판이라도 세워놓았으면 좋을것 같다. 청와대사랑채는 여러 문화행사를 꾸미고 있다. 예를 들면 전통문양을 이용한 한지 연필통 만들기, 천연소재로 비누 만들기, 한지부채 만들기, 물레체험을 통한 도자기 식기 만들기, 흙과 석고를 이용하여 도자기 액자에 손도장 찍기, 한지로 고무신 모양의 장식품 만들기, 전통국악기 악세사리 만들기, 전통매듭기법으로 핸도폰 고리 만들기 등이다. 미리 참가하겠다고 신청을 하고 적당한 금액의 참가비를 내면 된다.

이 사진은 청와대사랑채와는 관련이 없지만 보기에 좋아서 실례를 무릅쓰고 촬영한 것이다. 청와대 앞길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어떤 여경인데 복장이 특별하여 감동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용모도 아주 단정한데다가 절도 있게 교통정리를 하니 과연 대한민국의 훌륭한 경찰관이구나 라는 소감을 갖게 해주었다.  

나무 그늘 속에 계신 이분은 글자그대로 음지에서 양지를 바라보며 일하시는 경찰이다. 혹시 관광객들에게 불편한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한 구석에서 부동자세로 경비에 임하고 있는 여경이시다. 관광객이 무어라고 물어보면 아주 친절하게 대답하여 준다. 외국어도 잘 하는 모양이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서있는 이런분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높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