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오페라와 여인들

파울리네 드 아나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부인

정준극 2010. 8. 6. 05:31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부인 파울리네 드 아나(Pauline de Ahna)

오페라 '그림자 없는 여인'의 주제

 

소프라노 파울리네 드 아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결혼한 파울리네 마리아 드 아나(Pauline Maria de Ahna: 1863-1950)는 여러 면에서 베르디의 부인 주세피나 스트레포니(페피나)와 비슷한 점이 있다. 우선 두 사람 모두 오페라 소프라노였다. 그렇기 때문에 베르디나 슈트라우스가 사랑하는 부인을 오페라의 주역으로 삼아서 작곡했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뿐만아니다. 페피나와 파울리네는 베르디와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작곡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오페라 군트람(Guntram)의 프라이힐트(Freihild)역할을 파울리네를 염두에 두고 작곡하였다. 오페라 '그림자 없는 여인'(Die Frau ohne Schatten)은 파울리에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작곡한 것이다. 그보다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4곡의 마지막 노래'(Four Last Songs: Vier letzte Lieder)는 순전히 파울리네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이다. 슈트라우스는 또한 파울리네를 '영웅의 생애'(Ein Heldenleben)에서 영웅의 반려자로서 묘사하였으며 신포니아 도메스티카(Sinfonia Domestica)의 여러 파트에서 파울리네를 상징하는 음악을 만들었다.

 

산책중인 슈트라우스와 파울리네. 뒤에 보이는 산이 독일에서는 가장 높은 추그슈피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파울리네는 1894년 9월 10일에 결혼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22세, 파울리네가 21세 때였다. 이후 두 사람은 평생을 함께 하였다. 다만, 파울리네는 슈트라우스가 세상을 떠난후(1948) 8개월만을 더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1950). 파울리네는 바바리아 지방의 잉골슈타츠(Ingolstadt)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바바리아 육군의 장군인 아돌프 드 아나(Adolf de Ahna)였다. 20세의 젊은 나이에 오페라의 프리마 돈나로서 활동하기 시작한 파울리네는 곧이어 젊은 슈트라우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슈트라우스와 결혼한 파울리네는 비록 젊은 여인이었지만 사교계의 유명인사로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파울리네는 주인행세를 하는 성격이었으며 대개의 오페라 소프라노들이 그런것 처럼 성미가 까다로웠다. 뿐만 아니라 괴벽한 행동도 서슴없었으며 무엇보다도 거리낌없이 말하는 성격이어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성격이 평범하지 않고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슈트라우스와의 결혼 생활은 행복한 것이었다. 파울리네는 1950년 5월 바바리아의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Garmisch-Partenkirchen)에서 세상을 떠났다.파울리네의 이름은 결혼후에 Pauline Strauss de Ahna로 불렀다.

  

바바리아 지방의 유명한 휴양지인 가르미슈에 있었던 슈트라우스 부부의 저택.  넓은 정원이 있었으나 지금은 많은 부분이 도로로 편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