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수도원/순례교회

[참고자료] 지성소는 어디에?

정준극 2010. 9. 13. 16:28

[참고자료]

지성소는 어디에?

Holy of Holies

 

세상의 위대한 종교들은 저마다 전통적으로 가장 산성한 장소를 간직하고 있다. 마음속의 장소가 아니라 실제적인 장소이다. 순례자들의 최종 목적지이다. 이런 장소를 지성소(Holy of Holies)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하나님의 언약궤가 있는 모세의 장막(성전) 내부, 예루살렘의 성묘교회, 메카의 카바(Kaaba), 간지스강변의 바라나시(Varanasi) 마을, 이스라엘에 있는 바하울라의 영묘, 힌두교의 하리만디르 사히브(Harimandir Sahib: 황금사원) 등이다. 살펴보자.

 

가톨릭/정교회의 지성소

기독교에서는 예루살렘 구시가지 기독교 구역에 있는 성묘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를 가장 신성시한다. 이곳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리고 고난을 당하여 숨을 거두고 장사를 지냈으며 부활한 장소이다. 그리스정교회, 로마 가톨릭, 아르메니아정교회가 성묘교회를 공동으로 관리한다. 여기에 콥틱교회, 시리아교회, 에티오피아정교회도 예배처를 두고 있다. 성묘교회야 말로 세계인구의 25%에 해당하는 15억 전체 기독교인을 대표하는 장소이다. 

 

성묘교회의 내부

 

기독교의 또 다른 가장 중요한 성지는 로마이다. 서방교회는 로마에서 공식적으로 기원하였기 때문이다. 로마에는 성베드로와 성바울의 묘지가 있다. 로마에는 해마다 약 1천8백만명의 순례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성지 예루살렘과 바티칸이 있는 로마에 이어 가장 신성시되는 장소는 스페인 산티아고 드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ostela)에 있는 사도 야곱의 묘지이다. 중세에는 이곳이 기독교 순례지로서 세번째로 중요한 곳이었다. 멕시코 과달루페(Guadalupe)의 성모교회에는 매년 2천만명의 순례자들이 찾아온다고 하니 대단하다. 프랑스의 루르드(Lourdes)와 포르투갈의 파티마(Fatima)성당에도 수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순례지는 바이에른의 알퇴팅(Altoetting)이며 폴란드 첸스토하우(Tschenstochau)도 수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오는 1급 순례지이다.

 

포르투갈의 화티마 대성당. 성모가 발현하여 종전을 전했다는 기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슬람교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 있는 카바가 가장 성스로운 장소이다. 카바는 아브라함과 이스마엘이 함께 지은 것이라고 한다. 무슬림들은 전세계 어느곳에 있던지 기도할 때에 메카를 향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카바를 향해 기도하는 것이다. 기도하는 방향을 가르키는 키블라(Qibla)는 카바를 향한 방향이다.

 

메카의 카바를 중심으로 경배하고 있는 무슬림들

 

불교

4대 성지중에서 인도 비하르주에 있는 보드가야(Bodhgaya)를 가장 성스러운 장소로 간주하고 있다. 보드가야는 고타마 부다(석가모니 부처)가 보드가야에 있는 보리수나무(Peepal tree: Sacred Fig)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곳이다.

 

보드가야에 있는 보리수. 이 나무 아래에서 석가모니 부처가 깨달음을 얻었다.

 

바하이교

이스라엘의 아크레(Acre) 인근 바흐지(Bahji)에 있는 바하울라의 영묘를 가장 신성한 장소로 여기고 있다. 바하이교도들도 무슬림과 마찬가지로 전세계 어느곳에 있던지 바하울라의 영묘를 향하여 기도한다. 이렇게 방향을 정하는 것을 키블리(Qiblih)라고 한다. 바하울라의 영묘에는 바하이교의 창시자인 바하울라의 유골이 남아 있다. 이곳은 바하울라가 세상을 떠난 바흐지의 맨션에서 가깝다.

 

바하이교의 바하울라 영묘 

 

힌두교

인도 우타르 프라데쉬(Uttar Pradesh)에 있는 바르나시(Varnasi: Varanasi)를  힌두교의 성도(聖都)로서 가장 신성한 곳으로 여기고 있다. 힌두교도라면 종파와 관련없이 모두 이곳을 가장 중요한 순례지로 삼는다. 특히 사원 내부의 별도 건물에 있는 가르바 그리하(Garbha griha: 자궁의 방)를 가장 신성시하고 있다. '자궁의 방'에는 대체로 신상이나 신상이 있어서 모든 교도들이 경배를 한다. 사원에는 두개의 커다란 기둥이 수직의 축으로 세워져 있는데 이는 메루(Meru)산을 통한 세계의 축이라고 한다.

 

간지스강변의 바라나시 사원. 힌두교도들은 이곳에 세상의 축이라고 믿고 있다.  

 

유태교

유태주의의 지성소는 토라(모세5경)에 기록되어 있는대로 모세 시기의 장막(태버나클: 성전)의 내부 깊숙한 곳에 있는 카도쉬 하카다쉼(Kadosh Hakadashim)이라는 장소이다. 유태주의자들은 성전산에 있는 예루살렘 성전에 지성소가 있었다고 믿고 있다. 지성소에는 욤 키푸르(Yom Kippur: 속죄일)에 대제사장만이 들어갈수 있다.

 

욤 키푸르의 날에 회당(시나고그)에서 참회하고 있는 유태교인들

 

말일성도그리스도교회

말일성도그리스도교회는 다른 기독교 종파와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과 겟세마네 동산을 가장 신성한 장소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는 한편, LDS(말일성도그리스도교회: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는 그들의 성전 자체를 성소로 간주하고 있다. 이들은 하나님이 각자의 마음에 들어와 계신 곳이 교회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가정이야말로 성전과 비교할수 있는 성스러운 장소라고 믿고 있다. LDS 성전의 내부에서도 '천상의 방'(Celestial Room)이라고 하는 곳을 가장 신성시하고 있다. 하나님이 계신 곳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미국 솔트 레이크 시티에 있는 몰몬성전의 내부에는 교회의 회장이 사용하는 방이 있다. 이곳을 지성소라고 부른다.

 

솔트 레이크 시티의 템플 스퀘어에 있는 교회와 태버나클(앞쪽의 방주와 같이 생긴 건물)

 

시크교

시크교도에게는 인도 편자브지방의 암리차르(Amritsar)에 있는 하리만디르 사히브(Harimandir Sahib: Darbar Sahib)를 가장 성스러운 사원이다. 황금으로 만든 건물처럼 보이기 때문에 황금사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시크교의 성지중 성지인 황금사원

 

신도

미에현 이세시에 있는 이세신궁을 가장 신성한 곳으로 여기고 있다. 신도의 대표적인 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모신 곳이다.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는 일본 천황계의 직계 선조라고 한다.

 

아마테라스 오미카미가 어두움에서 나와 밝은 빛으로 인간들을 비추는 장면의 그림

 

유교

유교를 종교라고 간주한다면 유교도들에게는 중국 산둥성(山東省) 취푸(曲阜)에 있는 공자를 모신 사당(祠堂), 즉 문묘(文廟) 또는 공묘(孔廟)라고 하는 곳이 가장 중요한 장소이다. 유교의 총본산인 이곳은 공자가 운명한 다음 해인 기원전 478년에 노(魯)나라의 애공(哀公)이 공자의 옛집을 묘(廟)로 개축하여 정기적으로 제사를 지낸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공자묘는 여러 곳에 있지만 취푸가 오리지널이다.

 

 중국 산동성 곡부의 공자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