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거리들/23구 리징

[참고자료] 음악학자 오토 에리히 도이치(Otto Erich Deutsch)

정준극 2010. 10. 8. 06:16

[참고자료]

음악학자 오토 에리히 도이치(Otto Erich Deutsch: 1868-1944)

슈베르트의 작품목록 완성: D 번호를 부여

 

오토 에리히 도이치 

 

프란츠 슈베르트는 모두 몇곡의 작품을 남겼을까? 998곡이다. 누가 그렇게 정리하였을까? 슈베르트의 작품을 처음으로 연대별로 총정리한 사람은 비엔나 출신의 음악학자인 오토 에리히 도이치(Otto Erich Deutsch)이다. 도이치가 슈베르트의 작품을 모두 정리하여 발표한 것은 1951년이다. 그러므로 슈베르트의 사후 123년만에 그가 남긴 작품이 모두 몇개나 되는지, 연대별로는 어떻게 되는지가 세상에 발표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슈베르트의 작품에는 D 라는 작품번호가 붙는다. 예를 들면 가곡 An die Musik(음악에)는 D 547번이다. D는 오토 에리히 도이치를 기념하여 붙인 기호이다. 도이치 번호 몇번이라고 할 때의 도이치는 독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음악학자 오토 에리히 도이치를 뜻하는 것이다. 마치 모차르트의 작품마다 K(쾨헬) 번호가 붙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K(쾨헬)은 모차르트의 전작품을 연대별로 정리한 비엔나의 음악학자인 루드비히 쾨헬(Ludwig Köchel)을 기념하여서 붙인 기호이다. 슈베르트의 작품번호 앞에 간혹 DV라고 쓰는 경우도 있다. Deutsch Verzeichniss(도이치 기호)의 약자이다. 모차르트의 작품 번호 앞에 붙이는 K를 간혹 Kv라고 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Kv는 Köchelverzeichness의 약자이다. 아무튼 슈베르트이건 모차르트이건 이렇듯 모든 작품에 넘버링이 되어 있음은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사항이다. 참고로 D 1번은 '피아노 듀엣을 위한 G 장조 환상곡'(Fantasia in G for Piano Duet)이며 마지막 번호인 D 998은 슈베르트가 미완성으로 남긴 현악4중주 F 장조의 일부이다. 그리고 연가곡들은 모두 한 개의 D 번호만을 부여하였다. 그래서 비록 그 안에 많은 노래가 들어 있지만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Die schöne Müllerin)은 D 795번이며 '겨울나그네'(Winerreise)는 D 911번이고 '백조의 노래'(Schwanngesang)는 D 957번이다.

 

오토 에리히 도이치의 슈베르트 주제적 카탈로그 

 

오토 에리히 도이치는 음악사에서 중요한 참고서적을 3권이나 발간하였다. 처음에 발간한 것은 1951년도의 The Schubert Thematic Catalogue(슈베르트 작품목록집)이며 그 다음에 나온 것이 1955년의 Handel: A Documentary Biography(헨델: 자서전적 문헌집)이고 마지막으로 발간한 것이 Mozart: A Documentary Biography(모차르트: 자서전적 문헌집)이다. '슈베르트 주제별 카탈로그'는 1995년에 영국의 도버출판사가 다시 편찬하여 출판한바 있다. 아무튼 오토 에리히 도이치 만큼 음악사에 커다란 기여를 한 인물도 찾아 보기 힘들 것이다.

  

오토 에리히 도이치가 편찬한 '모차르트: 자서전적 문서집' 

 

오토 에리히 도이치는 오스트리아제국 당시인 1883년 9월 5일 비엔나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비엔나에서 공장을 경영하는 유태인이었다. 오토 에리히 도이치는 유태계였기 때문에 나치 치하에서 생존할수 없어서 1939년 영국으로 도피하여 그곳에서 1951년까지 살다가 비엔나로 다시 돌이와 지냈다. 오토 에리히 도이치는 영국의 캠브리지에서 지내는 동안 슈베르트의 작품을 정리하여 발간했다. 그러므로 1951년의 '슈베르트 작품목록집'은 영어로 되어있다. 하지만 1978년에 독일어판이 발간되었다. 도이치는 그라츠와 비엔나에서 예술사와 독일문학을 전공했다. 그러한 학문적 배경이 그의 저술활동에 큰 도움이 되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도이치는 음악이론학자이며 피아니스트인 하인리히 센커(Heinrich Schenker: 1868-1935)와 친구 사이였다. 그래서 센커로부터 자료 정리와 저술활동을 하면서 많은 자문을 받았다. 도이치는 1967년 11월 23일에 세상을 떠났다. 처음에는 유태인 공동묘지에 안장되었으나 비엔나시의 요청으로 영광스럽게도 슈베르트, 모차르트 등이 영원히 잠들어 있는 중앙공동묘지의 예술가 묘역으로 이장되었다. 비엔나의 23구 리징의 인처스도르프에는 오토 에리히 도이치를 기념하여 도이치슈트라쎄(Deutschstrasse)가 있다.

 

비엔나 중앙공동묘지의 예술가묘역에 있는 오토 에리히 도이치와 부인 기타 도이치의 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