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비엔나악우회

고전음악의 엘도라도

정준극 2010. 10. 18. 15:42

비엔나 악우회(樂友會)

Gesellsachft der Musikfreunde in Wien

(Society of the Friends of Music in Vienna)

고전음악의 엘도라도

 

비엔나 악우회건물. 비엔나 신년음악회가 열리는 장소이다.

 

음악의 도시 비엔나에는 악우회(樂友會)라는 단체가 있다. 다른 도시에서는 거의 찾아볼수 없는 단체이다. 역사적으로 비엔나 음악활동의 중심에 서 있는 단체이다. ‘악우회’라는 명칭은 일본에서 '악우협회'라고 번역한 것을 줄여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며 원래 명칭을 굳이 번역하면 ‘음악의 친구 협회’라고 할수 있다. 독일어로는 Gesellsachft der Musikfreunde in Wien 이다. ‘비엔나 악우회’는 음악인들의 동호회라고 볼수 있지만 사업으로서 음악회를 주관할 뿐만 아니라 음악회를 열수 있는 ‘악우회관’을 운영하고 있고 ‘비엔나합창연맹’(Wiener Singverein)을 산하에 두고 있다. 그러므로 악우회관이라고 하면 비엔나음악연맹(Musikverein Wien)이라는 타이틀의 건물을 말한다. ‘비엔나 악우회’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1812년에 시작한 모임이다. 2012년으로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다. 1812년이라고 하면 나폴레옹이 모스크바를 침공했다가 후퇴한 역사적인 해이기도 하다. 그해 12월 3일 비엔나에서는 호프부르크의 스페인승마학교 공연장에서 헨델의 오라토리오 Timotheus(디모데)가 공연되었다. 많은 음악인들이 참석하였다. 이때에 비엔나 궁정극장(부르크테아터와 캐른트너토르극장)의 사무총장인 요셉 존라이트너(Joseph Sonnleithner: 1766-1835)가 ‘우리 이러지 말고 동호회를 조직하여 좋은 사업이나 하자’고 발의했다. 그는 우선 궁정이나 극장에 속하지 않은 별도의 오케스트라를 구성하자고 제안하였다. 많은 음악인들이 찬동하여 ‘비엔나 악우회’가 결성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프란츠1세 황제가 ‘그거 좋은 일이군!’이라며 1천 굴덴을 기부하였다. 곧 이어 ‘비엔나 악우회’는 2차례에 걸친 음악회를 주관하였다. 전체 수입을 따져 보았더니 무려 2만5천 9백여 굴덴이 되었다. ‘비엔나 악우회’를 주도했던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렀다.

 

비엔나 악우회의 '황금 홀'. 황금 빛의 여신 조각상들이 줄을 지어 설치되어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비엔나 악우회’를 시작한 사람들은 ‘우리도 다른 회사나 단체처럼 정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814년에 정관이 작성되었다. 이에 의하면 ‘비엔나 악우회’는 세가지 주요 목적을 내세웠다. 첫째 음악회 개최, 둘째 음악학교 설립, 셋째 귀중한 음악자료의 체계적인 수집이다. 첫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결과, 나중에 ‘비엔나 악우회’ 회관이 마련되었다. ‘비엔나 악우회’를 대표하는 연주회장은 황금홀(Goldener Saal)이라고 불리는 대연주회장(Grosses Musikvereinssaal)이다. 매년 세계적인 ‘비엔나신년음악회’가 열리는 곳이다. 빈필의 중요한 연주회도 이곳에서 열린다. 관광객들을 위한 모차르트-요한 슈트라우스 연주회도 이곳에서 열린다. 이밖에 악우회 회관에는 브람스홀(Brahms-Saal)과 고트프리트 폰 아이넴 홀(Gottfried-von-Einem-Saal)이 있다. 여기에 4개의 홀을 새로 마련했다. (1) 유리홀(마냐 강당: Magna Auditorium: Glaserner Saal) (2) 금속홀(Metallener Saal) (3) 목재홀(Holzerner Saal) (4) 석재홀(Seinerner Saal: 호르스트 하세크 강당: Horst Hasch다 Auditorium)이다. 오늘날 악우회관에서는 거의 매일 세계적 수준의 훌륭한 연주회가 열리고 있다. 둘째 목적과 관련하여서는 비엔나 콘세르바토리(음악원)를 설립하여 후진들을 양성하기 시작하였다. 오늘날 세계적 음악대학인 비엔나음대(비엔나음악공연예술대학교)의 전신이다. 셋째 목적과 관련하여서는 유명한 도서실을 설치하였다. 한때 브람스가 이 도서실의 책임자로 있었다. 아무튼 세계는 비엔나에 있는 ‘비엔나 악우회’를 ‘고전음악의 엘도라도’라고 까지 부르면서 부러움을 참지 못하고 있다. 그런 ‘비엔나 악우회’의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좀 더 들여다보자.

 

1812년, 나폴레옹이 모스크바에서 비참하게 퇴각한 그 해에 요셉 존라이트너가 비엔나악우회를 처음으로 설립하였다. 비엔나에서 태어나서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난 그는 변호사, 작가, 대본가, 극장운영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