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소프라노

미니 호크(Minnie Hauk)

정준극 2010. 10. 31. 20:18

미니 호크(Minnie Hauk)

미국 최초의 카르멘과 마농

 

미니 호크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미니 호크(Minnie Hauk: 1851-1929)는 1878년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카르멘을 불렀으며 1885년에는 푸치니의 마농을 처음 공연한 소프라노이다. 원래 이름은 아말리아 미뇽 하우크(Amalia Mignon Hauk)이지만 미국에서의 예명인 미니 호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아버지는 독일계의 목수이며 어머니는 미국여자였다. 미니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로드 아일랜드 주의 프로비덴스로 이사갔다가 1857년에는 캔사스 주의 섬너(Sumner)로 가서 살았다. 어릴 때부터 성악적 재능이 뛰어났던 미니는 1862년, 11세 때부터 아킬레 에라니(Archille Arrani)로부터 본격적인 성악 레슨을 받았다. 에라니는 미니의 재능이 뛰어난 것을 인식하고 몇년후에 막스 마레체크(Max Maretzek) 오페라단의 단원이 되도록 주선해 주었다. 미니는 14세 때에 브루클린에서 벨리나의 '몽유병자'의 아미나를 맡아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한달 후인 1866년 11월에는 뉴욕에서 '북극성'(L'etoile du nord)의 프라스코비아를 맡아 어떻게 저런 어린 소녀가 그 어려운 역할을 저렇게 훌륭하게 해 낼수 있느냐는 경탄의 찬사를 받았다. 미니는 뛰어난 미모와 함께 풍부한 성량으로 만인의 사랑을 받았다.

 

미국에서 카르멘이 처음 공연될 때에 타이틀 롤을 맡았던 미니 호크

 

미니 호크는 1867년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미국 초연에서 줄리엣을 맡아 만인의 사랑을 받았다. 미니의 이름은 유럽에 전파되어 영국과 프랑스에서 미니를 초청할 정도가 되었다. 미니는 1868년, 17세 때에 런던 코벤트 가든에 데뷔하였으며 이듬해인 18세 때에는 파리에서 데뷔하였다. 이미 명성을 떨치게 된 미니는 이어 독일, 이탈리아에서 무대에 섰으며 그리고 결국 비엔나에 입성하였다. 미니는 소프라노이지만 실제로의 음성은 메조소프라노로서 깊이와 힘이 있었다. 미니는 생전에 1백개 이상의 역할을 맡았다. 가히 오페라의 천재라고 말할수 있다. 어학에 재능이 뛰어났던 미니는 카르멘을 4개국어로 부를수 있을 정도였다. 미니는 1881년, 30세 때에 오스트리아의 작가이며 여행가인 에른스트 폰 헤쎄-봐르테그(Ernst von Hesse-Wartegg)와 결혼하였다. 미니는 1차 대전 중에 거의 모든 재산을 잃었다. 그래서 전쟁이 끝난 1918년에는 가난으로 생활고를 겪어야 했다. 게다가 건강이 나빠져서 결국은 실명하였다. 미니 호크는 1929년 스위스 루체른 부근의 트리브셴(Tribschen)이라는 마을에서 바그너의 별장에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트리브셴의 바그너 별장은 바그너가 1866-1872년 살면서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를 완성한 곳이다.

 

미니 호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