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수도원/순례교회

마리아 슈츠 순례교회(Wallfahrtskirche Maria Schutz)

정준극 2010. 11. 9. 09:20

마리아 슈츠 순례교회(Wallfahrtskirche Maria Schutz)

 

마리아 슈츠 순례교회

 

마리아 슈츠 순례교회는 오스트리아 중부, 니더외스터라이히(저지대오스트리아주)와 슈티리아주를 연결하는 젬머링 고속도로(Semmering Schnellstrasse)의 끝자락에 있는 아름다운 교회이다. 교회의 이름은 마리아승천(Mariahillelfahrt)교회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에 있는 프란치스코 수도회 소속의 교회이다. 이 교회가 순례교회로 지정된 것은 교회 안에 있는 샘물 때문이다. 샘물로 여러 병을 고쳤다는 것이며 특히 눈병이 난 사람들이 많이 고침을 받았다는 것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샘물을 마시고 병이 나앗다고 한다. 그래서 17세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리아 슈츠라는 뜻은 마리아가 보호하여 주신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약소하지만 유래가 있다.

 

산속에 자리 잡고 있는 마리아 슈츠 순례교회

 

교회가 세워지기 전에 그 자리에는 샘물이 있었다. 가만히 보니까 병든 동물들이 와서 마시는데 병이 나은 듯이 보였다. 그래서 어떤 눈병이 난 사람이 샘물을 눈에 발랐더니 신통하게도 낫더라는 것이다. 그후로부터 사람들이 눈병이든 속병이든 아프면 이곳에 와서 샘물을 바르거나 마시기 시작했고 그리하여 여러 사람이 나음을 받았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에 페스트가 번질 때에도 사람들이 와서 기도를 하고 샘물을 마셨더니 효험을 보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 자리에 어서 교회를 세우고 성모님에게 봉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페스트 기간 중인 1679년에 예배처를 세웠다. 얼마후 어떤 프란치스꼬 수도승이 이곳을 지나다가 피곤하여 자작나무 아래에서 잠이 들었다. 수도승이 잠에서 깨어나니 그동안의 피곤이 가신듯 사라졌다고 한다. 수도승은 너무나 감사하여 이것도 모두 성모 마리아가 보호하여 주신 은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이곳을 '마리아 슈츠'(마리아가 보호하심)이라고 불렀다. 마리아 슈츠라는 이름은 이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수도승은 프란치스꼬 수도회에 가서 이 얘기를 했더니 수도회가 주도하여 교회를 짓자는 결정을 보았다. 그리하여 1721년 작으나마 아름다운 교회가 봉헌되었다.

 

제단 뒤에 있는 샘물

 

그로부터 약 20년후인 1739년 이 지역에 있는 클람성(Burg Klamm)의 성주인 레오폴드 폰 봘제그(Leopold von Wallsegg) 백작이 교회가 너무 빈약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그 자리에 다시 새로운 교회를 세웠으니 이것이 오늘날의 마리아 슈츠 순례교회의 전신이다. 그후 1783년 마리아 테레자 여제의 뒤를 이은 요셉2세가 마리아 슈츠 교회를 더욱 존귀하게 여겨야한다고 주장하여 개축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두개의 탑과 종루가 세워진 것은 1826년이다. 교회에는 마리아 제단이 있고 마리아상을 보관한 성물함이 있는데 그 아래쪽에 아직도 샘물이 있다. 마리아 슈츠 교회가 정식으로 순례교회로 인정을 받은 것은 1925년으로 이 교회를 중심으로 그리스도고난수도회(Passionist)가 새로 발족하고부터였다.

 

마리아 슈츠 순례교회 중앙제단. 왕관을 쓴 성모가 역시 왕관을 쓴 아기 예수와 함께 있는 조각이 있다.

 

마리아 슈츠 순례교회가 있는 젬머링으로 가려면 비엔나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쯤 가면 된다. 젬머링은 스키장으로 유명하다. 월드컵 스키대회도 열린 일이 있다. 젬머링은 비엔나에서 그다지 멀지 않기 때문에 비엔나 사람들이 주로 젬머링 스키장을 찾아오며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온다. 젬머링 철도는 험준한 산악을 통과하므로 절경을 선사한다. 그래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어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젬머링철도 150주년을 기념하여 25유로 기념주화를 발행했다. 마리아 슈츠 순례교회의 정식 이름은 '마리아 슈츠 암 브륀들 순례교회'(Wallfahtskirche Maria Schutz am Brundl)이며 행정구역으로는 오베르외스터라이히의 바드 레온펠덴(Bad Leonfelden)에 있다.

 

산속에 자리 잡고 있는 마리아 슈츠 순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