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더 알기/오스트리아 세시기

오스트리아에서의 3주

정준극 2010. 12. 24. 21:08

오스트리아에서의 3주: 어디를 볼 것인가?

 

오스트리아는 크지 않은 나라이다. 그렇다고 작은 나라도 아니다. 오스트리아는 풍부한 문화적 배경이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이 있다. 알프스가 있고 여러 민족이 함께 살았던 역사가 있다. 그래서 누구라도 한번쯤은 꼭 방문해 보고 싶은 나라이다. 일생일대의 큰 마음을 먹고 3주동안 오스트리아를 탐방키로 했다. 가장 효과적인 일정은 어떤 것일까? 여기 오스트리아 출신의 여행전문가가 추천하는 일정이 있다. 살펴보자. 오스트리아를 균형있게 탐방하는 일정이다.

 

비엔나(3일) - 봐하우, 크렘스, 뒤른슈타인 성(1일) - 멜크 사원, 마누타우젠 강제수용소(1일) - 할슈타트와 잘츠캄머구트(2일) - 잘츠부르크(2일) - 호에 타우에른 국립공원 및 그로쓰글로크너(1일) - 인스부르크 및 암브라스 성(1일) - 브레겐츠, 보덴제 호수(1일) - 카린티아 호수지대, 그라츠(1일) - 온천장, 호이리거, 부르겐란트(2일)


비엔나 시청(라트하우스)

 

여정의 시작은 비엔나로부터 한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국제선 항공기가 비엔나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엔나의 슈베하트 공항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항이다. 비엔나는 오스트리아의 동쪽에 있다. 그러므로 동쪽에서 피곤한 일정을 소화한후 서쪽에서 휴가 겸 피곤을 푸는 것이 좋을듯 싶다.

 

- 비엔나 3일: 첫날은 제1구 인네레 슈타트에서 시간을 보낸다. 링슈트라쎄를 둘러보고 대충의 비엔나 도시계획에 대한 감을 잡는다. 호프부르크 궁전을 방문하여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광을 살펴본다. 황실보물전시장은 필견의 장소이다. 헬덴플라츠(영웅광장)를 거쳐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 팔라멘트(국회의사당), 라트하우스(시청), 부르크테아터(궁정극장) 등 링슈트라쎄의 건물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다시 센터로 들어가서 슈테판성당을 보고 근처의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토르테 한 조각을 엔조이한다. 둘째 날은 바로크 궁전인 쇤브룬을 방문한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동물원인 쇤브룬궁전의 티어가르텐(동물원)을 구경한다. 쇤브룬의 동물원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하지만 실은 잘츠부르크 동물원이 더 오래되었다는 것도 시간이 있으면 생각해 보자. 이어 식물원인 팔멘하우스를 본후 시내로 돌아와서 박물관이나 미술관 한 곳 정도를 찬찬히 본다. 아마 미술사박물관(국립미술관)이 좋을듯 싶다. 그렇지 않으면 오페라극장 뒤편에 있는 알베르티나를 찾아가도 좋다. 저녁에는 콘서트나 오페라를 구경해볼만하다. 셋째 날은 1900년대의 비엔나의 지성과 예술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것 같다. 오토 바그너의 키르헤 암 슈타인호프를 찾아가 보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다. 오스트리아 유겐트슈틸(아르 누보) 양식을 음미해 보기 위해서이다. 그렇지 않으면 프라터 일대 또는 나슈마르크트 일대를 방문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키르헤 암 슈타인호프는 거리가 멀어서 가기가 힘들 것이므로 시내에 있는 벨베데레 궁전에 가서 20세기 오스트리아 미술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오후에는 남쪽 짐머링에 있는 중앙공동묘지(첸트랄프리드호프)를 방문해 보는 것이 뜻 깊을 것이다.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 브람스, 그리고 팔코(Falco)의 묘지를 참배할수 있다.

 

비엔나의 명동이라고 하는 캐른트너슈트라쎄에 있는 어떤 기념품 상점. Mostly Mozart 이다.


- 봐하우, 크렘스, 뒤른슈타인 1일: 니더외스터라이히주의 아름다운 봐하우 계곡을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해보자. 뒤른슈타인 고성은 중세 오스트리아의 역사를 살펴볼수 있는 곳이다. 샬라부르크 궁전에도 잠시 쉬어가며 화려한 건축양식을 음미해보자. 하지만 너무 건축양식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더 훌륭한 건축물들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멜크 1일: 도나우가 내려다 보이는 멜크에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인상적인 바로크 양식의 수도원과 교회가 있다. 멜크를 본후 마을쪽으로 내려가 2차 대전 중에 악명을 떨쳤던 마우타우젠 강제수용소 자리를 찾아가 보자. 어린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 하지 않다. 마우타우젠 강제수용소는 관광지는 아니지만 과거의 어두웠던 역사를 일깨워 본다는 의미에서 반드시 보아야 할 장소이다. 시간이 있으면 린츠 근교에 있는 상크트 플로리안 수도원도 방문해 본다. 없던 신앙심도 저절로 생길 것 이다.

 

- 할슈타트, 잘츠캄머구트 2일: 서쪽으로, 서쪽으로 가서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잘츠캄머구트로 간다. 우선 하루는 유럽 문화의 온상이라고 하는 할슈타트에서 보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이다. 오후에 시간이 남으면 가까운 산에 하이킹을 가던지 호반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 다음 날은 바드 이슐에서 씨씨에 대한 향수를 달래보고 이어 다흐슈타인의 얼음동굴을 구경한다.

 

그림같은 할슈타트

 

- 잘츠부르크 2일: 첫날은 역사적인 구시가지를 어슬렁거린다. 구시가지(알트슈타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가운데 가장 넓은 지역이다. 모차르트의 생가도 체크해보고 성페드로 수도원, 논버그 수도원 등을 찾아가 본다. 잘츠부르크 성을 방문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오후에 시간이 남으면 할라인의 소금광산이나 헬브룬의 요술분수를 보는 것도 흥미있다. 잘츠부르크 남쪽에 있는 뮐너 브로이 맥주공장도 빠질수 없는 관광명소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 머리에서 감돌면 기왕에 시간 좀 내어서 '사운드 오브 뮤직 관광'을 시작한다. 그런데 실제로 오스트리아 사람들 중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알트슈타트)

 

- 호에 타우에른 국립공원, 그로쓰글로크너 1일: 잘츠부르크를 떠나 남쪽으로 방향을 돌려 호에 타우에른 국립공원의 문으로 들어간다. 내친 김에 그로쓰글로크너의 호흐알펜슈트라쎄에 올라가 눈 앞에 펼쳐지는 알프스의 장관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한다. 아마 유럽 최고의 명승지가 아닐까 싶다. 높은 산과 넓은 빙하에 압도 당하여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내려온다.

 

- 인스부르크, 암브라스 성 1일: 요들 송을 들으며 티롤로 향하다가 첼 암 제(Zell am See)와 크림믈(Krimml)에 들려 잠시 쉬어간다. 인스부르크에서는 하펠레카르에 올라가 장관의 경치를 구경하고 이어 르네상스 시대의 슐로쓰 암브라스(Schloss Ambras)를 방문한다. 인스부르크가  막시밀리안 1세 치하에서 오스트리아의 중심지로 부상한 것을 상고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첼 암 제. 전형적인 오스트리아 산간지대이다.


- 브레겐츠, 보덴제 1일: 오스트리아의 서쪽 끝 독일적인 지방인 포아아를버그로 들어간다. 브레겐처 봘트(브레겐츠 숲)에서 하이킹을 즐긴다. 울창한 숲에서 삼림욕을 하는 신선함이 가득하다. 점심은 슈봐르첸버그에서 느긋하게 즐긴다. 이어 유럽에서 가장 큰 호수인 보덴제(Lake Constance)를 보고 카린티아 방향으로 차를 돌린다. 도중에 쿠프슈타인에 들려 성을 구경해도 좋다.

 

- 카린티아 호수지대, 그라츠 1일: 카린티아 지방의 여러 호수들을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또 다시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이어 호흐오스터비츠 성을 방문한후 슈티리아의 그라츠로 발길을 옮긴다. 그라츠에서는 시내를 산책한후 시간이 남으면 슐로쓰버그 산과 성에 올라가보며 그렇지 않으면 자동차로 오스트리아의 휘겔란트라고 하는 슈티리아의 언덕지대를 달려본다. 라이브니츠, 에렌하우젠 등 작은 마을을 구경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그라츠의 고성

 

- 온천장, 호이리거, 부르겐란트 2일: 이곳에는 온천장이 여러 곳이 있다. 독일어로 테르말배더라고 부른다. 시간을 내서 한두시간 온천에 몸을 담근후 다시 자동차를 타고 부르겐란트로 향한다. 헝가리와 국경을 맞댄 지역이다. 부르겐란트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오스트리아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헝가리라고 해도 좋을 곳이다. 평야가 펼쳐있다. 제빈켈(Seewinekl) 지역이다. 루스트와 상크트 마르가레텐에 머물러서 옛 채석장을 구경한다. 이어 국립공원 전시관을 보고 심심한 판에 하이킹이나 즐긴다. 교회나 궁전들을 볼만큼 보았으니 이제로부터는 자연과 좀 더 친숙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나우아우엔 국립공원이 어서 들어오라고 부른다. 넓은 포도밭과 점점히 들어선 주점들이 한폭의 그림과 같다. 역시 포도주 맛을 보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으므로 약소하나마 주점에 들려 한잔씩 걸치고 나온다. 그리고 밤이 늦어서야 비엔나로 돌아온다.

 

부르겐란트의 포도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