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더 알기/오스트리아 세시기

여행자 트랩

정준극 2010. 12. 24. 15:26

오스트리아 여행자 유의사항

오스트리아에서 하지 않는 것이 좋은 10가지 사항

 

오스트리아에서도 이탈리아, 프랑스 등과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르는 관광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빈번하다. 조심해야 할 것이다. 한편, 모처럼 오스트리아를 찾아온 관광객들로서는 귀중한 시간을 허송할수 없다.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1. 단체에만 끌려다니지 말자. 단체 관광객들은 버스를 타고 우루루 도착하여 사진을 찍고 기념품 몇개를 사고 다시 버스를 타고 다음 행선지로 간다. 그게 좋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래서 무엇을 얻을수 있다는 것인가? 서너명의 작은 그룹으로 다니는 것이 좋다. 독일어를 몰라도 좋다. 비엔나 사람들은 독일 사람들 보다는 영어를 더 잘 이해한다. 비엔나 사람들은 외국 방문객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복장은 단정한 것이 좋다. 하와이 셔츠를 입는다든지 짧은 바지를 입고 샌달을 신고 다닌다든지, 카메라에만 집착한다면 얘기를 나누기가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관광객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분방한 티를 내면 거부감을 갖는다. 성당에 들어가서 큰 소리로 떠든다든지 이리 저리 뛰어다닌다든지 하는 것은 곤란하다. 사진을 찍지 못하게 되어 있는 곳에서 몰래 사진을 찍느라고 난리를 피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현지인들이 보기에 혐오감을 갖는 행동이나 복장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 앞의 관광버스. 안내원이 어서 이리 오라고 손을 들어 소리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우루루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2.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그나마 오스트리아의 볼만한 곳을 보려면 최소한 2주가 필요하다. 계획을 잘 짜야 한다. 비엔나에서 잘츠부르크 정도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갔다가 올수 있다. 하지만 인스부르크나 그로쓰글로크너, 또는 그라츠 까지 갔다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2주동안의 시간을 낼수 없는 처지라면 더더구나 고속도로에서 시간만 빼앗길 필요가 없다.

 

3. 시즌을 피하자. 여름 시즌에는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모든 물가가 비성수기보다 비싸다. 6월부터 9월까지의 기간에 오스트리아를 방문한다면 미리 시간을 잘 짜야 할 것이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전인 대강절에도 복잡하므로 그런 기간은 피해야 할 것이다.

 

4. VAT 를 받자. EU 시민이 아니라면 오스트리아를 떠날 때에 부가가치세(VAT)를 환불 받을수 있다. 보통 공항에서 절차를 밟을수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부가가치세는 20%인 점을 감안하면 쇼핑할 때마다 듀티 프리인지 아닌지를 미리 파악하여 부가가치세의 환불서류를 받아 놓아야 할 것이다. 절대로 귀찮다고 생각하지 말고 받아 낼 것은 반드시 받아내자.

 

기념품 상점에서 샤핑을 한 후에는 VAT 환불신청서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 없는 살림에 공연히 한 푼이라도 받을 돈을 받지 못하면 곤란하다.

 

5. 물도 사서 먹어야 한다. 식당에 가서 그냥 물을 주문하는 것은 민망스러운 일이다. 한국 식당에서야 괜찮겠지만 오스트리아 식당에서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 물론 오스트리아의 물은 다른 나라의 상수도보다 훨씬 품질이 좋지만 그렇다고 식당에서 그냥 물을 주문하면 곤란하다. 어떤 식당에서는 식수도 돈을 받고 서브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바에는 다른 음료를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천수 중에서 탄산가스가 없는 물을 시키는 것이 무리가 없다. '미네랄봐써 오네 콜렌조이레'(Mineralwasser ohne Kohlensäure), 또는 간단히 '미네랄봐써 오네 가스'라고 하는 것이 우리 식으로 한잔의 시원한 탄산수가 필요해서 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전통적인 카페에서 커피(아인슈패너 또는 멜랑즈)를 시키면 당연히 물한잔을 함께 준다. 그냥 식수이다. 물은 돈을 받지 않는다.

 

멜랑즈. 물한잔을 곁들여서 서브한다.


6. 수퍼마켓을 이용하자. 시내 중심지의 상점에서 기념품을 사면 상당히 비싸다. 모차르트쿠겔른(초콜릿)이나 리쿼(과실주 등) 등을 사려면 수퍼마켓에 가면 된다. 기념품가게보다 값이 저렴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서 이것저것 사면 싸게 살수 있다. 오스트리아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기념품 가게에 가서 초콜릿과 술을 사지 않는다.

 

7. 관광객들을 얕잡아 보는 종업원들도 있다. 신경쓰자. 식당이나 상점에서 관광객인줄 알고 좀 무례하게 대하는 직원들이 있다면 절대로 가만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일반적으로 친절한 곳이어서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음식을 시키던지 물건을 살수 있다. 그런데 다시는 안 오는 지나가는 관광객이라고 생각해서 불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주인을 만나 그런 사정을 얘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일 주인도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관광당국이나 상공회의소 같은 곳에 불만을 얘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8. 비엔나에만 집착할 필요가 없다. 만일 오스트리아에서 1주일을 지낸다면 비엔나에서는 3일 이상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다. 물론 비엔나에서 볼것이 산적해 있지만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래서 오스트리아의 실제 생활을 보아야 한다. 매일 비엔나 인근 지역을 방문할수 있다. 봐하우의 멜크, 부르겐란트의 아이젠슈타트, 마이엘링과 하일리겐크로이츠, 바덴 바이 빈, 클로스터노이부르크, 잔크트 푈텐 등 가볼만한 곳이 많이 있다.

 

도나우강을 내려다보고 있는 멜크사원의 위용

 

9. 오스트리아의 시골을 보자. 잘츠카머구트와 알프스 티롤은 반드시 가보아야 할 곳이다. 바드 이슐, 몬트제, 할슈타트 등 볼만한 곳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다. 하루쯤은 산에 올라가는 하이킹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뭐하러 여기까지 와서 하이킹이나 하고 앉았느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알프스 지방에 왔으면 최소한 알프스의 근처에라도 가 보는 것이 신상에 좋다. 오스트리아의 구석구석에서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음악제가 열려서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토록 하고 있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그런 음악제에도 한번 쯤은 가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비엔나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그라페네그(Grafenegg), 오스트리아 서쪽 끝 독일과의 접경 지대에 있는 호에넴스(Hohenems), 역시 독일과 스위스 국경지대에 있는 호수 도시 브레겐츠(Bregenz), 부르겐란트의 뫼르비슈(Moerbisch) 등등 정말 유명한 음악제들이 넘쳐 있다.

 

비엔나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정도 걸리는 니어외스터라이히주의 그라페네그 마을에 있는 그라페네그 성. 이곳에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그라페네그음악제가 열린다.

 

10. 셴겐조약을 잊지 말자. 오스트리아는 셴겐조약(Schengen Agreement)에 서명하였다. 이 말이 무엇인가 하니 오스트리아를 방문할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리히텐슈타인도 언제라도 방문할수 있다는 뜻이다. 아마 요즘에는 슬로베니아도 포함되었을 것이다. 만일 오스트리아 입국에 비자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그것으로 인근의 다른 나라들을 방문할수 있다. 그래서 하루 일정으로 리히텐슈타인도 갔다 올수가 있다.

 

도나우슈타트의 우노시티에 게양되어 있는 만국기 중 태극기가 가운데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