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수도원/수도원의 영욕

블루덴츠(Bludenz) 카푸친 수도원

정준극 2010. 12. 31. 21:27

블루덴츠 카푸친 수도원(Capuchin Friary, Bludenz)

 

오스트리아의 최서단 포아아를버그(Vorarlberg)의 블루덴츠에 있는 비교적 작은 수도원이다. 블루덴츠는 다섯개의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있다. 블루덴츠는 포아아를버그의 주도로서 주하르트(Suchard) 초콜릿과 포렌부르거(Fohrenburger) 맥주로 유명한 곳이다. 로마시대에 이곳에는 로마군의 훈련장이 있었다. 그후 세월의 흐름과 함께 여러 교회와 성들이 건설되었다. 오늘날 블루덴츠는 여름철에 하이킹과 산악 바이킹 코스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 프란치스코회의 카푸친 수도사들이 들어온 것은 16세기였다. 카푸친이란 것은 원래 여자들이 입는 후드가 달린 만토를 말한다. 마테오 다 바스키오(Matteo da Bascio)가 창설한 카푸친 수도회는 그런 옷을 입었기 때문에 카푸친 수도회라는 이름이 붙었다.

 

블루덴츠. 사방이 산으로 막혀 있으며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사방인 은세계이다. 가운데 분지가 블루덴츠이며 그 안에 카푸친 수도원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있다.

 

마테오 다 바스키오는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수도사였다. 그러다가 어느날 꿈을 꾸었는데 프란치스코 수도사들이 현재 준수하고 있는 수도사로서의 계율들은 성프란치스코가 처음에 주창했던 계율이라고 하지만 실은 성프란치스코가 원래 의도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응답을 들었다. 그는 곧이어 프란치스코 수도원장에게 이같은 얘기를 해주고 현재 적용하고 있는 계율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도원장은 그러한 주장을 일축하고 오히려 마테오 다 바스키오를 핍박하였다. 이에 마테오 다 바스키오는 베네딕트 수도회의 일파인 카말돌레(Camaldole) 수도사들의 도움으로 숨어지낼수 있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마테오 다 바스키오의 가르침을 존경하여 그의 모임에 참여하였으니 이것이 카푸친 수도회의 시초였다. 특히 카말돌레 수도사들은 마테오 다 바스키오의 가르침과 주장을 받아 들이고 그를 존경하는 의미에서 후드가 달린 망토, 즉 카푸친 옷을 입어 별도의 수도회임을 표시를 했다. 당시 수도회들은 각기 독특한 옷을 입어서 표시를 했다. 예를 들어 카푸친 수도회는 짙은 커피색 옷, 도미니코 수도회는 검은색 옷,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회색 옷, 카르멜 수도회는 백색의 옷을 입었다. 꼬리말이 원숭이를 카푸친 몽키라고 부르며 커피의 일종을 카푸치노라고 부르게 된 것은 카푸친 수도회와 관련이 있다. Cappuccine 이라는 말은 작은 캡(Little cap)이라는 의미이다. 이탈리아 커피로서 에스프레소, 뜨거운 밀크, 증기로 만든 밀크 거품으로 만든 커피를 카푸치노라고 하는 것은 카푸친 수도사들의 옷 색갈과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