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수도원/수도원의 영욕

잘츠부르크의 장크트 페터(St Peter) 수도원

정준극 2011. 1. 19. 17:02

잘츠부르크의 장크트 페터(St Peter) 수도원

St Peter's Abbey - Stift Sankt Peter

 

아름답고 웅장한 잘츠부르크의 성베드로 수도원과 대성당

 

장크트 페터(성베드로) 수도원은 잘츠부르크에 있는 베네딕트 수도원이다. 이 수도원은 유럽의 독일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가장 오래된 수도원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장크트 페터(성베드로)수도원은 일찍이 696년에 장크트 루페르트(St Rupert)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크트 루페르트는 옛날 노리쿰 왕조 시대에 원래 이 장소에 있던 초대교회의 부지에 새로 수도원을 설립했으니 그것이 오늘날 장크트 페터 수도원의 전신이다. 이후 장크트 페터 수도원은 알프스 동쪽에 대한 로마 가톨릭 선교의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하여 현재의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슬로베니아에 이르기까지 수도승들을 파견하여 복음을 전파했다고 한다. 10세기에 잘츠부르크는 대주교가 통치하는 별도의 특별구역이 되었다. 잘츠부르크 대주교는 장크트 페터 수도원의 원장을 겸하였다. 오늘날 장크트 페터 수도원과 교회는 잘츠부르크의 구시가지에 자리 잡고 있어서 수많은 관광객들과 순례자들이 찾아오는 곳이 되어 있다. 장크트 루페르트의 무덤은 장크트 페터 교회의 회랑에 있는 루페르트 제단에 있다. 장크트 루페르트의 오리지널 무덤을 Felsengrab(펠젠그라브)라고 부른다. 바위 무덤이라는 뜻이다. 다만, 성루페르트의 유물들은 중앙제단 아래에 안장되어 있지만 유골의 일부는 회랑의 다른 채플에 간직되어 있다.

 

장크트 페터 수도원 교회의 내부

 

중세에 들어서서 장크트 페터 수도원은 특별히 기록학교로서 이름을 떨쳤다. 성서의 사본을 만드는 것은 장크트 페터 수도원의 주요 역할이었다. 1074년에는 잘츠부르크의 게브하르트(Gebhard) 대주교가 여러 명의 수도승들을 슈티리아 지방의 아드몬트(Admont)에 보내어 수도원을 설립토록 했다. 이것이 발판이 되어 슈티리아와 오베르외스터라이히, 캐른텐 지역에 수도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장크트 페터 수도원은 15세기에 멜크 개혁(Melk Reforms)의 정책을 채택하였다. 1623년에는 잘츠부르크 대주교인 로드론의 파리스  백작이 잘츠부르크대학교를 설립하여 1810년 폐쇄되기까지 장크트 페터 수도원에 부속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1926년에 베네딕트 대학교(Kolleg St Benedikt)의 기초가 되는 가톨릭 대학교를 설립하였다. 이것이 오늘날의 잘츠부르크 대학교의 전신이다. 나치 시절에는 장크트 페터 수도원의 수도승들은 모두 추방되었으나 수도원 자체는 폐쇄되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였고 전쟁이 끝나자 수도승들이 다시 돌아왔다.

 

성베드로 대성당과 수도원

 

묀흐스버그(Moenchsberg) 산의 북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현재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수도원 교회는 1147년에 봉헌된 것이다. 이 교회의 오르간 중 하나는 독일 마인츠의 거장 하인리히 트락스도르프(Heinrich Traxdorf)가 1444년에 제작한 것이다. 첨탑은 1756년에 양파 스타일로 완성되었지만 내부는 1760년에서 1782년 사이에 로코코 양식으로 개조되었다. 중앙제단은 거장 마르틴 요한 슈미트(Martin Johann Schmidt)의 작품이다. 교회내의 성모 채플에는 수도원장을 지낸 요한 폰 슈타우피츠(-1524)의 무덤이 있다. 그는 마르틴 루터의 친구였다. 교회에 속한 장크트 페터 공동묘지에는 모차르트의 누이인 마리아 안나 모차르트(난네를)와 요셉 하이든의 동생인 요한 미하엘 하이든, 오페라 성악가인 리하르트 마이르(Ricahrd Mayr) 등 이 안장되어 있다.

 

성베드로수도원교회 공동묘지

 

장크트 페터 수도원의 도서실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실이다. 8세기로부터 20세기에 이르는 문서들이 보존되어 있다. 800 개에 이르는 문서 중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784년에 비르길 주교가 기탁한 Verbruderungsbuch(수도사 규범)이다. 도서실에는 현재 10만권의 장서가 있다. 중세교회사, 예술사, 잘츠부르크 민속서적 등 귀중한 서작이 산적해 있다. 수도승들이 필경으로 남긴 문서들도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고지도 소장품들도 대단히 휘귀한 것들이다. 기타 사진자료, 계획서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들이 넘쳐 있다. 도서실은1768년에 당시 수도원장인 베다 제아우어(Beda Seeauer)가 로코코 양식으로 개축하였다. 도서실은 1999년 이래 특별한 허락을 받아야만 관람할수 있다.

 

성베드로수도원교회 지하묘지(카타콤)에 있는 채플

 

장크트 페터 수도원은 잘츠부르크 음악인들과의 접촉으로 인하여 수많은 귀중한 음악사료들을 보관하고 있다. 요한 에른스트 에벌린(Johann Ernst Eberlin),  안톤 카예탄 아들가써(Anton Kajetan Adlgasser),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그의 아버지인 레오폴드 모차르트, 요셉 하이든, 지기스문트 폰 노이콤(Sigismund von Neukomm), 로베르트 휘러(Robert Fuehrer), 칼 잔트너(Karl Santner)의 악보와 관련문서들을 소장하고 있다. 성베드로수도원은 수많은 예술작품, 교회 성물, 광물자원, 가구, 악기, 주화, 기이한 자연자료 등의 소장으로도 유명하다.  장크트 페터 수도원은 독일어를 사용하는 베네딕트회 수도사, 신부, 수녀들의 교육을 위해 2000년에 베네딕트연구소(Institute for Benedictine Studies)를 설치하였다. 성베네딕트의 가르침을 더욱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와 함께 2001년에는 교회전례연구소(Liturgical Institute)가 설치되어 오스트리아 가톨릭 교회의 전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