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집중탐구/뮤지컬 스토리

질베스터 레브아이의 '모차르트!'

정준극 2011. 4. 20. 06:58

질베스터 레브아이의 뮤지컬 '모차르트!'

Mozart!

 

21세기를 목전에 둔 1999년에 모차르트의 생애와 음악을 주제로 한 뮤지컬 '모차르트!'(Mozart!)가 나왔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그로부터 10년이 훨씬 지난 오늘날까지도 시간을 초월하여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비엔나가 출생지인 작품이다. 그래서 오리지널 대본은 독일어이다. 주로 비엔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가 대사와 노래가사를 썼고 음악은 질베스터 레브아이(Sylvester Levay)가 작곡했다. 모차르트가 음악가로서 성공하기 위해, 그리고 당시의 어려운 사회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투쟁하여 왔는지가 기둥 줄거리이다. 뮤지컬 '모차르트!'의 세계 초연은 1999년 10월 2일 비엔나의 '테아터 안 데어 빈'(Theater an der Wien: 빈강변극장)에서 있었다. 빈강변극장은 비엔나 오페레타가 자주 공연되던 극장이었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도 이 극장에서 역사적인 초연을 가졌었다. 베토벤도 한 때 이 극장의 어떤 방에서 거처하며 작곡에 여념이 없었던 일이 있다.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인 '휘델리오'(Fidelio)는 바로 이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빈강변극장에서의 '모차르트!' 초연은 뛰어난 재능의 오페라 감독인 해리 쿠퍼(Harry Kupfer)가 맡았다. 1999년 10월 2일에 초연된 '모차르트!'는 연속 419회라는 놀라운 공연 기록을 세우고 2001년 5월 7일에 일단은 마지막 공연을 가졌다. 그동안 빈강변극장에서 '모차르트!'를 관람한 관객은 무려 42만명에 이른다. 세계의 뮤지컬 역사에 있어서 놀라운 또 하나의 대성공이었다.

 

2010년 한국에서 공연된 뮤지컬 '모차르트!'의 커튼 콜. 청년 모차르트 역할은 시아준수(김준수).

 

뮤지컬 '모차르트!'는 점차 젊은 모차르트의 고뇌에 대한 것이다. 아버지인 레오폴드 모차르트는 아들을 완벽한 신동으로만 내세우고자 했다. 모차르트는 전생애를 통하여 그런 어린 시절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스스로 투쟁해야 했다. 뮤지컬 '모차르트!'에서는 두 명의 모차르트가 등장한다. 어린 시절의 모차르트와 성인이 된 모차르트이다. 어린 시절의 신동 모차르트는 Amadé(아마데)라고 불렸다. 사람들은 신동 모차르트를 '도자기 소년'(Porcelain child: Porzellakind)이라고 불렀다. 도자기라고 한 것은 화려한 모습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로코코 양식의 도자기 인형을 연상해서였다. 어린 '도자기 모차르트'는 그저 끊임없이 작곡하고 연주하도록 강요를 받는다. 한편, 성인이 된 모차르트는 카드놀이를 하고, 술을 마시고, 사랑하며 지난날의 굴레에서 탈피코자 한다. 뮤지컬 '모차르트!'의 음악은 어린 시절의 모차르트에 대한 장면에서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사용했지만 성인이 된 모차르트의 장면에서는 현대적인 음악을 사용했다.

 

모차르트(시아준수)와 아들 아마데

 

뮤지컬 '모차르트!'는 3 장면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1768년이다. 잘츠부르크 대주교 궁정에서 일하고 있는 레오폴드 모차르트는 비엔나의 귀족들에게 자기의 다섯살난 아들 아마데의 뛰어난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며 후원자를 모으기에 바쁘다. 그로부터 9년후, 소년이 된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잘츠부르크를 통치하는 콜로레도(Hieronymus von Colloredo)를 위해 봉사하지만 차츰 그런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뇌로서 투쟁한다. 두번째 장면은 1777년이다. 이제 청년의 모습을 띤 모차르트는 연주여행을 다니던 중 독일의 만하임에서 베버 가족을 만난다. 모차르트는 베버 가족의 유혹에 넘어가 빈털털이가 된다. 게다가 어머니 안나 마리아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모차르트는 절망에 빠져 음악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지만 봘트슈타첸(Waldstatten) 백작부인의 도움으로 비엔나로 가서 지내게 된다. 한편, 비엔나에서도 콜로레도 대주교의 훼방으로 번번히 연주 기회를 놓친 모차르트는 그와 맞서게 되고 두 사람의 갈등은 깊어만 간다. 세번째 장면은 1781년이다. 젊은 모차르트의 음악은 비엔나의 궁정과 사교계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킨다. 여유가 생긴 모차르트는 하숙집 셋째 딸인 콘스탄체와 결혼한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칠 때마다 향락으로 밤을 지새며 도피코자 한다. 그리하여 고향 잘츠부르크에 있는 아버지 레오폴드와 누나 난네를(Nannerl)에 대하여도 점차 잊는다.

 

모차르트와 베버 가족. 왼쪽이 베버 여사, 가운데가 알로이지아, 오른쪽 끝이 콘스탄체.

 

콜로레도 대주교는 레오폴드에게 비엔나에 가서 아들 모차르트를 데려 오라고 지시한다. 아버지 레오폴드는 비엔나에서 향락의 생활에 물들어 있는 아들 모차르트를 보고 실망한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모차르트대로 아버지가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아버지와 영원히 결별한다. 모차르트로서는 사실 오래전에 아버지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했었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결별은 모차르트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는 사건이었다. 정신적으로 고뇌를 하고 있는 모차르트에게 어떤 미지의 남자가 찾아와 '진혼곡'을 작곡해 달라고 청탁한다. 모차르트는 '진혼곡'의 작곡에 착수하지만 친구 쉬카네더가 급작히 오페라의 작곡을 요청하는 바람에 '마술피리'의 작곡부터 돌입한다. '마술피리'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모차르트는 극도로 쇠약해져 있다. 모차르트는 자기의 아들 '아마데'와 함께 '진혼곡'을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완성하지 못한채 35세라는 젊은 나이로 숨을 거둔다. 모든 고뇌와 속박에서 영원한 자유를 얻은 것이다.

 

볼프강 모차르트와 어린 모차르트(아마데)와 봘트슈테텐 남작부인(비엔나공연)

 

뮤지컬 '모차르트!'이 처음 비엔나에서 공연될 때에 주로 비엔나의 젊은이들이 열광하였다. 아마 자기들의 처지와 모차르트가 처한 처지가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듯 싶다. 비엔나에서 대성공에 이어 뮤지컬 '모차르트!'는 독일 함부르크에서(2001. 9-2002. 6), 일본 토쿄와 오사카에서(2002), 헝가리의 부다페스트(2003), 스웨덴의 칼스타드(2005), 다시 일본의 오사카(2005), 독일의 츠비카우(Zwickau)와 플라우엔(Plauen)에서(2008), 체코공화국의 브르노(Brno)에서(2009), 그리고 우리나라의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2010) 절찬리에 공연되었다. 우리나라는 다시 2011년 5월에 성남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모차르트!'을 무대에 올린다. 더구나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준수(예명은 시아준수)가 청년 모차르트로 출연하게 되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010년의 서울 공연에서는 작곡가 질베스터 르바이의 제안으로 잠실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 형식의 연주회도 있었다.

 

데이트를 하고 있는 모차르트와 콘스탄체(비엔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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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차르트!'의 작곡자 질베스터 레브아이는 누구?

그의 원래 이름은 레바이 칠베스처(Lévay Szilveszter)이다. 1945년 5월 16일 현재의 세르비아 북부에 있는 수보(Subotica: Szabadka: 차바드카)에서 태어났다. 수보티카는 유고슬라비아에 속하여 있었다가 세르비아로 편입된 도시이다. 레브아이는 유고슬라비아(세르비아)에서 태어났지만 가족이 헝가리인이기 때문에 헝가리의 작곡가로 알아주고 있다. 레브아이는 여덟살 때부터 음악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고전음악보다는 미국적인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결국 편곡가 및 작사자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레브아이는 1972년 청운의 뜻을 품고 뮌헨으로 왔다. 이곳에서 그는 대본가이며 작사자인 미하엘 쿤츠를 만났다. 두 사람은 콤비로서 여러 편의 극장 음악을 완성했다. 그는 뮌헨에서 엘튼 존 등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레브아이는 미국으로 건너가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할리우드에서 지내며 영화음악을 작곡하였다. 할리우드에서는 특히 마이클 더글러스, 챨리 쉰, 조지 루카스 등과 함께 활동을 하였다. 그는UCLA와 USC에서 영화음악에 대한 강의도 하고 있다. 레브아이는 편곡이외에도 지휘자로서 훌륭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는 여러 악기를 전문연주자에 버금할 정도로 연주할수 있다. 피아노, 색스폰, 클라리넷, 플륫, 오르간 등이다.

 

레브아이는 현재 뮌헨, 비엔나, 로스안젤레스에 각각 거처를 가지고 왔다갔다 하며 활동하고 있다. 레브아이가 작곡한 영화음악 중에서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TV의 액션 시리즈인 에어울프(Airwolf)의 사운드트랙이다. 에어울프는 1984-86년간 대인기를 끌었던 TV 시리즈였다. 레브아이는 1990년경부터 뮤지컬 작곡에 전념하였다. 지금까지 내놓은 뮤지컬 작품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물론 '모차르트!'(1992 빈강변극장 초연)이지만 이밖에도 '엘리자베트'(1992 빈강변극장 초연). '레베카'(2006 비엔나 라이문트극장 초연), '마리 앙뚜아네트'(2006 토쿄 제국극장 초연)등이 있다. 그가 1975년에 작곡한 Fly, Robin, Fly는 US 챠트 1위를 기록한바 있는 대히트곡이었다. 레브아이는 2010년에 뮤지컬 '모차르트!'의 서울 공연을 더욱 의미있게 하기 위해 일본에서 활약중인 한국 가수 김준수(Xiah Junsu)와 함께 잠실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 형식의 연주회를 가지기도 했다.

 

작곡가 질베스터 레브아이(왼쪽)과 대본가 겸 작사자인 미하엘 쿤체 

  

뮤지컬 '모차르트!'의 작사자 미하엘 쿤체는 누구?

미하엘 롤프 쿤체(Michael Rolf Kunze)는 1943년 전쟁중인 프라하에서 태어난 독일의 뮤지컬 작사자이며 대본가이다. 쿤체가 작성한 대표적인 대본 겸 작사는 '엘리자베트'(1992), '뱀파이어의 춤'(1996), '모차르트!'(1999), '레베카'(2006)이다. 그는 또한 수많은 히트송의 가사를 만들었다. 1976년에는 빌보드 히트곡인 Fly, Robin, Fly의 가사를 만들었다. 쿤체의 어머니는 인기배우인 디타 뢰슬러(Dita Roesler)이며 아버지는 작가, 카투니스트, 저널리스트인 발터 쿤체이다. 미하엘 쿤체는 프라하에서 태어났지만 남부 독일에서 자랐으며 뮌헤에서 학교를 다녔다. 그는 뮌헨의  루드비히-막시밀리안대학교에서 법학, 철학, 역사학을 전공했다.

 

뮤지컬 '모차르트!'의 비엔나 초연을 감독한 해리 쿠퍼는 누구인가?

해리 쿠퍼(Harry Kupfer)는 1935년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난 독일의 오페라 감독이다. 그의 첫 오페라 감독은 1958년 라이프치히에서 드보르작의 루살카(Rusalka)였다. 쿠퍼는 베를린 코믹오페라(Komische Oper Berlin)에서 유명한 발터 펠젠슈타인의 조수로서 경력을 시작하였다. 쿠퍼는 1981년부터 2002년까지 이 극장의 주임감독으로서 활약했다. 그는 오페라 연출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다. 1970년대부터 오페라 연출을 시작하여 바이로이트 페스티발에서 리하르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등을 감독할 정도였다. 코퍼는 오페라 대본을 작성하는데에도 재능을 보였다. 특히 작곡가인 크프지츠토프 펜데레키(Krzysztof Penderecki)와 협동하여 대본을 썼다. 대표적인 오페라는 '검은 마스크'(The Black Mask)이다. 쿠퍼는 '검은 마스크'의 1986년도 잘스부르크 초연을 연출했으며 1988년에는 산타 페 오페라와 함께 미국 초연을 감독했다. 쿠퍼의 부인은 소프라노 마리안네 피셔-쿠퍼(Marianne Fischer-Kupfer)이다. 그가 연출을 맡은 오페라로서 DVD로 출신된 것으로는 베른트 알로이스 침머만의 '병사들'(Die Soldaten), 바그너의 '방랑하는 화란인'(1985 바이로이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바이로이트 및 2005년 스페인 리체우), 뮤지컬 '엘리자베트'(1992 빈강변극장)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