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명소와 공원

나렌투름(Der Narrenturm) - 바보의 탑

정준극 2011. 5. 28. 13:05

나렌투름(Der Narrenturm) - 바보의 탑(Fool's Tower)

비엔나 정신병동

 

나렌투름

 

비엔나 9구 알저그룬트의  젠젠가쎄(Sensengasse)와 슈피탈가쎄(Spitalgasse)가 만나는 곳에 구비엔나종합병원(AKH: 알게마이네 크랑켄하우스)이 있다. 구종합병원의 동쪽, 즉 비엔나의과대학의 건너편에 원통처럼 생긴 커다란 건물이 있다. 주소는 슈피탈가쎄 2번지이다. 이 원통형 건물을 Der Narrenturm(나렌투름)이라고 부른다. Narren(나렌)이라는 단어는 바보를 말하지만 여기서는 정신병자를 말한다. 그러므로 나렌투름은 정신병자들을 수용해서 치료하는 곳을 말한다. 비엔나의 시내 중심지역이라고 할수 있는 이곳에 이런 원통형의 건물이 우뚝 남아 있다는 것은 심상치 않은 일이다. 주변 건물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19세기 비엔나의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건물이었다. 일설에 의하면 안토니오 살리에리도 이 나렌투름에 입원하였다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오는 그 정신병원이다.

 

나렌투름은 1784년 요셉 2세 황제의 지시에 의해 건축되었다. 당시 비엔나 종합병원의 구내에 건설하였다. 처음에는 빈민원(아르멘하우스)으로 사용하였다. 노숙자 또는 부랑자들을 데려다가 수용하고 돌보아 주던 곳이다. 그러기를 60년 이상이나 하였다. 그후 1840년대에 비로소 정신병자 수용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비엔나 최초의 정신병동이었다. 당시에는 그런 병원이 없어서 대부분 정신병자들은 집에서 온갖 냉대와 구박을 받으며 지내야 했다. 집에서는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병을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치료해 주는 병동이 필요했던 것이다. 더구나 어쩐 일인지 비엔나에는 해를 거듭할수록 정신병자들이 늘어났다. 하기야 세상 사람들 중에 정신병자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마는 말이다. 

 

 

건물은 5층으로 되어 있으며 중앙난방이 되어 있는 28개의 병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명한 궁정건축가인 이시도르 카네발레(Isidor Canevale)라는 사람이 설계했다. 원통형 구조이기 때문에 가운데서 의사들이 환자들을 지켜보며 관리할수 있었다. 이곳 비엔나의대에서는 19-20세기에 세계적인 유명한 의사들이 근무한바 있다. 예를 들면 1927년 노벨의학상을 받은 율리우스 바그너-야우레그(Julius Wagner-Jauregg), 생물학자인 칼 란트슈타이너(Karl Landsteiner)등이다. 란트슈타이너 박사는 혈액형의 현대적인 구분 시스템을 창조하였다. 오늘날 나렌투름에는 비엔나병리해부학박물관(Pathologisches-Anatomisches Bundesmuseum: Vienne Pathological-Anatomical Museum)이 있다. 인체의 내부 기관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전시품들로 유명한 곳이다. 약 4천 가지의 놀랄만한 인체 품목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래서 전시실에 들어서면 공연히 으스스하기도 하다. 기왕에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병리해부학박물관은 수, 목, 토요일만 문을 관람할수 있다. 그런데 관람시간은 각각 다르다. 수요일에는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목요일에는 아침 8시부터 오전 11시까지, 토요일은 아침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이다. 그래서 요일과 시간을 잘 알고서 갈 필요가 있다. 입장료는 7 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