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하우스/작곡가 기념 극장

베르가모의 도니체티극장(Teatro Donizetti)

정준극 2011. 6. 7. 11:36

베르가모의 도니체티극장(Teatro Donizetti)

 

베르가모의 도니체티극장

 

이탈리아의 북부 롬바르디 지방의 베르가모에 도니체티를 기념하는 극장이 있다. 밀라노에서 동쪽으로 약 50 km 떨어져 있는 베르가모(Bergamo)는 도니체티(1797-1848)가 탄생한 곳이다. 베르가모의 도니체티극장은 롬바르디 지방에서 밀라노의 라 스칼라극장 다음으로 유명한 오페라극장이다. 또한 이탈리아 전국에서 가장 넓은 규모의 극장으로 유명하다. 당시 다른 극장들은 목재로 건설하였으나 도니체티극장은 벽돌로 지었다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도니체티극장은 원래부터 도니체티를 기념하는 극장으로 건설한 것은 아니다. 도니체티 탄생 1백주년을 맞이한 1897년에 기존의 '리카르디극장'을 도니체티극장이라고 이름을 바꾼 것이다. 리카르디극장은 일찍이 1791년(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해)에 베르가모의 유지인 리카르디라는 사람이 재정지원을 하여 이미 있었던 '신극장'(Teatro Nuovo)을 확장재건한 극장이다. 그래서 리카르디극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리카르디극장'의 공식 오프닝은 1791년 8월 24일이었으며 피에트로 메타스타시오의 '버려진 여인 디도네'(Didone abbandonata)가 개관기념으로 공연되었다. 이 작품은 페르디난도 베르토니(Ferdinando Bertoni), 자코모 람피니(Giacomo Rampini), 요한 고틀리브 나우만Johann Gottlieb Naumann), 주세페 가짜니가(Giuseppe Gazzaniga), 조반니 파이시엘로(Giovanni Paisiello) 등 당대에 활동하던 여러 작곡가들의 음악을 합성한 것이다.

 

'리카르디극장'은 완공후 6년이 지난 1797년에 뜻하지 아니한 화재로 상당부분이 소실되었다. 방화범의 소행이라고 한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건된 것은 그로부터 3년후인 1800년이었다. 때마침 역사적인 이탈리아 독립운동(리소르기멘토)이 전국을 휩쓸었으나 다행히 베르가모는 전투가 빗겨가는 바람에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재수가 좋았기도 했지만 가리발디 장군의 군대가 예술을 사랑하기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배려한 때문이었다. 베르디의 오페라 에르나니(Ernani)는 1844년 3월 9일 베니스의 라 페니체에서 초연되었다. 그리고 수정된 버전의 초연은 바로 그 해에 '리카르디극장'에서였다. 오늘날 도니체티극장은 오페라뿐만 아니라 발레, 연극, 현대음악, 대중음악 공연도 개최하고 있다. 베르가모음악제는 도니체티극장을 중심으로 열리는 세계적인 음악제이다. 베르가모재즈페스티벌도 도니체티극장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다. 도니체티극장은 베르가모의 카밀로 카부르광장(Piazza Camillo Cavour)에 있다. 도니체티극장은 Teatro Sociale Bergamo라고도 부른다. 도니체티극장의 옆에 있는 작은 광장에는 도니체티의 기념상이 서 있다.

 

베르가모 출신의 베레타(Beretta)가족은 19세기 초반에 도니체티를 기념하여서 벨라지오(Bellagio)에 리릭 오페라극장을 짓고 도니체티에게 봉헌하였다. 벨라지오의 '게타노 도니체티극장'(또는 베레타극장)은 마치 보석처럼 빛나는 활동을 하였다. 그러다가 베레타 가족이 1935년에 벨라지오를 떠나자 이 아담한 극장은 어찌된 일인지 폐쇄되었고 얼마후에는 철거되어 지금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 도리조차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