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하우스/작곡가 기념 극장

페름의 차이코브스키극장(Tchaikovsky's House)

정준극 2011. 6. 9. 18:07

페름의 차이코브스키극장(Tchaikovsky's House)

Perm Tchaikovsky Opera and Ballet Theatre

 

표트르 일리이치 차이코브스키

 

페름은 유럽쪽 러시아의 서남부, 우랄산맥에 인접한 지경의 카마(Kama)강변에 자리 잡고 있는 유서깊은 도시이다. 이곳 부근의 보트킨스크(Votkinsk: 현재의 Udmurtia)에서 표트르 차이코브스키(1840-1893)이 태어났다. 페름은 러시아의 위대한 작곡가인 차이코브스키를 기념하여 오페라와 발레를 공연하는 극장을 짓고 '페름 차이코브스키 오페라 및 발레 극장'(Perm Tchaikovsky Opera and Ballet Theatr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극장은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 중의 하나이다. 그만큼 역사적인 사항들로 점철되어 있는 극장이다. 이 극장에 속하여 있는 발레단은 러시아는 물론 세계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있는 발레단이다.

 

페름 차이코브스키 오페라-발레극장

 

'페름 차이코브스키 오페라 및 발레 극장'은 간혹 '차이코브스키 하우스'(또는 차이코브스키 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차이코브스키의 작품만을 중점 공연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오페라-발레 극장 중에서 차이코브스키의 작품을 모두 공연한 곳은 이곳 밖에 없는 것을 보면 알수 있는 일이다. 차이코브스키는 10편의 오페라와 3편의 발레를 남겼다. 차이코브스키 극장은 1870년 11월 24일 오픈되었다. 완공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오픈부터 했다. 오픈 기념 공연은 미하일 글링카의 '짜르를 위한 삶'(A Life for the Tsar)이었다. 이후 1874년부터 79년까지 5년동안 꾸준히 공사를 하여 드디어 1880년 겨울에 정식 개관을 할수 있었다. 이 극장의 역사에 있어서 1896년은 새로운 기원을 이룩하는 해였다. 페름시 당국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을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페름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처음 공연된 작품은 '아이다'였다. 그러나 이 극장은 시련도 많았다. 러시아의 정세가 극도로 혼미하여서 제대로의 예술활동을 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러시아 내전이 끝나고 다시 오픈된 것은 1921년 8월 20일이었다. 이후 첫 시즌에 '악마'(Demon), '파우스트', '아이다', '유진 오네긴', '보리스 고두노프'. '리골레토', '세빌리아의 이발사'등의 공연이 뒤 따랐다. 이와 함께 페름은 1920년대 후반부터 러시아에서 가장 음악예술 활동이 활발한 장소가 되었다.

 

페름 시가지.

 

2차 대전 중에 레닌그라드(현재의 생페터스부르크)에 있는 국립오페라-발레아카데미 극장은 페름으로 소개되어야 했다. 레닌그라드에서 온 오페라-발레 멤버들은 아무리 전쟁 중이라고 해도 그냥 앉아 있기가 뭐 해서 페름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연을 가졌다. 이로 인하여 페름의 오페라-발레 수준은 레닌그라드나 모스크바에 못지 않는 수준으로 격상될수 있었다. 레닌그라드의 멤버들은 페름에서 거의 3년이나 지냈다. 페름극장이 현재의 명칭인 차이코브스키 극장으로 바뀐 것은 실은 1956년이다. 그리고 1969년에는 아카데미의 자격도 인정을 받았다.

 

보트킨스트에 있는 차이코브스키의 생가는 기념관으로 되어 있다.

 

차이코브스키 극장은 국가와 예술단체로부터 여러 상을 받았다.ㅣ 1984년에는 프로코피에프의 '전쟁과 평화'를 공연하여 국가글링카상을 받았다. 이밖에도 1996년에는 '돈 파스쿠알레'의 주역들이 최우수 남녀성악가상을 받았으며 1998년에는 '스페이드의 여왕'이 최우수 세트디자인상을 받았다. 이어 2004년에는 '발레 임페리얼'로 최우수 발레상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오르페오'로서 최우수 세트 디자인상과 최우수무대감독상을 받았고 2010년에는 '이반 데미소비치의 하루'라는 오페라의 최우수 지휘자상을 받았다. 차이코브스키 극장은 여러 오페라를 초연한 것으로도 기록에 남는다. 예를 들면 에디슨 데니소프의 The Foam of Days, 쥘르 마스네의 '클레오파트라'(Cleopatre),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L'Orfeo), 헨델의 '알치나'(Alcina), 드보르작의 '루살카'(Rusalka), 로디온 스케드린의 '롤리타'(Lolita), 루빈슈타인의 '그리스도' 등이다. 푸쉬킨 탄생 2백주년을 기념하여서는 푸쉬킨의 서사시를 대본으로 만든 오페라 5편을 공연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의 한 장면. 마리인스키 극장

 

지나간 수십년 동안 페름의 차이코브스키 극장은 러시아의 빛나는 성악가들과 발레 무용수를 배출하는 발판이 되어왔다. 현재 모스크바의 볼쇼이, 또는 생페터스부르크의 마리인스키에서 활약하고 있는 예술가들 중에는 페름 출신들이 상당수가 이싸. 예를 들면 갈리나 라고치나-파노바(Galina Ragozina-Panova), 루보프 쿠나코바(Lubov Kinakova), 나데그나 파블로바(Nadegda Pavlova), 올가 첸치코바(Olga Chenchikova), 마라트 다우캐프(Marat Daukaev), 유리 페투호프(Yuri Petuhov), 갈리나 샬리아피나(Galina Shalyapina), 스베틀라나 스미르노바(Svetlana Smirnova) 등이다.

 

차이코브스키의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