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Alessandro Stradella)
프리드리히 플로토우
프리드리히 폰 플로토우
독일의 프리드리히 플로토우(Friedrich Flotow: 1812-1883)라고 하면 우선 '마르타'(Martha)를 생각하게된다. 그러나 '마르타'만이 플로토우의 유일한 성공작이 아니다. '마르타' 이전에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가 있었다. 당시에는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었다.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는 1837년에 작곡한 Piece lyrique(서정적 작품)이라는 오페라의 수정본이다. 17세기 이탈리아의 작곡가 겸 성악가인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1639-1682)의 컬러풀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플로토우가 초기의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고 수정본을 만든다는 것은 특이한 일이지만 아무튼 그는 Piece lyrique를 새로운 작품으로 리모델링하였다. 따지고 보면 '마르타'도 1844년에 쓴 Lady Harriet(레이디 해리에트)이라는 발레곡을 오페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사족이지만,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는 크레센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작곡가로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
무릇 세상의 수많은 오페라 중에서 작곡가를 주인공으로 삼아 그의 삶에 대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 작품은 극히 드믈다. 다만, 자코모 오레피체(Giacomo Orefice)라는 사람이 1901년에 '쇼팽'이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를 만들었고 버나드 바움가르트너(Bernard Baumgartner)라는 사람이 1936년에 '나폴리의 로시니'라는 오페라를 만들었으며 그리고 프리드리히 플로토우가 1844년에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를 만든 것이 고작이다. 한스 휘츠너(Hans Pfitzner)가 1917년에 팔레스트리나의 Missa Papae Marcelli(교황 마르첼리 미사곡)을 주제로 하여 '팔레스트리나'라는 오페라를 작곡한 것이 있지만 이것은 작곡가 팔레스트리나의 생애에 대한 스토리라기 보다는 음악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팔레스트리나의 다성미사곡에 대한 에피소드를 다룬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의 림스키-코르사코프가 1898년에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라는 듀오 오페라를 작곡한 것도 있다. 이것도 모차르트의 생애를 그린 것이 아니라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질투하여 독살했다는 루머를 다룬 것일 뿐이다. 또한 마이클 프라트(Michael Pratt)라는 사람이 최근인 1977년에 완성한 '마담 푸치니'라는 오페라가 있지만 이것은 푸치니에 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그의 질투심 많은 부인인 엘비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그러므로 작곡가의 삶은 그나마 성실하게 그린 오페라로서는 플로토우의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가 그중 관찮은 편이다.
오페라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는 1844년 12월 30일 함부르크의 슈타트테아터(국립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플로토우의 오페라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는 처음부터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가 아니었다. 그냥 '스트라델라'라는 타이틀로 1837년 2월 2일 파리의 테아트르 뒤 팔레 로얄(Theatre du Palais-Royal)에서 단막의 코메디 앙 보데빌(Comedie en vaudeville)로서 무대에 올려졌다. 이것을 플로토우가 3막의 오페라로 확대한 것이다. 함부르크에서의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그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인기를 끌며 공연되었다. 1845년 비엔나 캐른트너토르극장(Theater am Kärntnertor)에서의 공연은 결과적으로 플로토우에게 새로운 오페라를 작곡하도록 의뢰한 것이었으니 그렇게 하여 나온 것이 1847년에 초연된 '마르타'였다.
그후 이탈리아어로 번역된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는 제노아의 테아트로 칼를로 펠리체, 밀라노의 테아트로 델라 카노비아나를 비롯한 이탈리아 전역에서 공연되었으며 1858년에는 바르샤바의 테아트르 비엘키(Teatr Wielki), 1859년 브뤼셀의 테아트르 로열 드 라 모네(Theatre Royal de la Monnaie), 1863년 파리의 이탈리아극장(Theatre des Italiens), 1864년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를 빛나게 하였다. 미국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다가 1910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당대의 테너 레오 슬레차크(Leo Slezak)와 당대의 소프라노 알마 글룩(Alma Gluck)이 공연한 이후, 어찌된 일인지 잊혀졌다. 아마 후속으로 나온 '마르타'의 인기 때문에 자취를 감추게 되었던 것 같았다. 최근에 다시 각광을 받게 된 공연은 2001년 웩스포드 오페라 페스티벌(Wexford Opera Festival)에서였다. 다만, 무대의 배경을 스트라델라의 시기에 두지 않고 플로토우의 시대에 둔 것이 새로웠다.
주요배역은 다음과 같다. 주역은 물론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T)이다. 작곡가 겸 음악교사로 등장한다. 바씨(Bassi: B)는 베니스의 부유한 상인이며 레오노라(Leonora: S)는 바씨의 보호를 받고 있는 아름다운 아가씨이다. 스트라델라가 사랑하는 여인이다. 말볼리오(Malvolio: B)는 바르바리노(Barbarino: Bar)와 함께 악당이다. 바씨로부터 스트라델라를 암살하라는 청부살인을 의뢰받는다. 이밖에 스트라델라의 제자들, 가면무도회 참석자들, 마을 사람들, 순례자들, 마을의 유지들, 산적들이 출연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장소는 이탈리아이며 시기는 17세기이다.
오페라가 시작되는 무대인 베니스의 피아짜 산 마르꼬
[제1막] 베니스의 피아짜 산 마르꼬(산마르꼬 광장) 일대가 무대이다. 스트라델라의 그의 제자들이 베니스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알레산드로 스트라델라는 뛰어난 재능의 작곡가이며 또한 아름다운 음성의 테너이다. 스트라델라의 제자들은 레오노레를 위해서도 세레나데를 부른다. 스트라델라가 사랑하는 여인이다. 레오노레는 자기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돈 많은 바씨의 집에 머물고 있다. 바씨는 젊고 아름다운 레오노레의 후견인이지만 어느새 마음을 돌려서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면서 레오노레와 결혼할 생각이다. 결혼식은 바로 다음날이다. 레오노레는 스트라델라와 그의 제자들이 부르는 세레나데를 듣고 발코니에 나타난다. 스트라델라는 레오노레에게 지금이라도 저 멀리 함께 떠나자고 간청한다. 이 소리를 들은 바씨가 화가나서 밖에 나와 스트라델라의 무리들을 쫓아가지만 마침 마스크를 쓴 젊은이들이 가로막는 바람에 더 이상 쫓아가지 못한다.
[제2막] 로마 부근에 있는 스트라델라의 시골집이다. 레오노레는 마침내 스트라델라를 따라서 이곳까지 온다. 두 사람은 기쁨에 넘쳐 다음날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바씨는 레오노레가 가출한 것을 알고 악당 말볼리오와 바르바리노를 따로따로 불러서 스트라델라를 찾아 암살하라며 돈을 준다. 다음날 두 사람은 따로 스트라델라의 시골집을 찾아가지만 서로 만나게 되고 같은 목적으로 온 것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의 악당은 순례자로 가장하여 스트라델라의 집문을 두드린다. 스트라델라와 레오노레는 순례자들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하고 이들을 결혼잔치에 초대한다. 스트라델라가 비록 돈이 없어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부유하여 행복하다는 노래를 부른다. 참으로 아름다운 노래이다. 이 노래를 들은 두 사람의 악당은 그만 감동하여 자기들의 임무를 포기한다.
[제3막] 역시 스트라델라의 시골집이다. 스트라델라와 레오노레, 그리고 두 명의 악당은 기쁜 마음으로 함께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이때 또 다시 순례자들이 찾아온다. 그 속에는 순례자로 가장한 바씨도 포함되어있다. 바씨는 악당들에게 돈을 주고 부탁한 임무가 제대로 수행되었는지를 살피기 위해서 온 것이다. 바씨는 두 악당들이 오히려 스트라델라와 함께 즐거운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을 보고 기가 막힌다. 그래서 다시 두 악당을 은밀히 불러서 돈을 더 줄테니 스트라델라를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두 악당은 더 많은 돈을 보자 욕심이 생겼는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마침 결혼식 다음날은 성모축일이다. 스트라델라는 다른 순례자들과 함께 성모축일에 부를 찬가를 연습하고 있다. 성스럽고 아름다운 찬양이다. 성모찬가의 내용은 아무리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성모께 고백하면 용서해 주신다는 것이다. 찬양을 들은 바씨와 두 사람의 악당은 그만 너무나 감동하여 무릎을 꿇고 성모에게 자기들의 죄를 용서해 주기를 기구한다. 잠시후 레오노레가 들어오자 바씨는 모든 것을 고백하고 용서를 빈다. 레오노레와 스트라델라는 의의 바른 길로 가고자 하는 바씨와 두 사람의 악당을 진심으로 용서한다. 오페라는 스트라델라가 순례자들과 함께 언덕 위에 있는 성모의 초상화 앞에 도착하여 음악의 능력과 하늘의 은혜를 감사하는 찬양을 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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