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델라(Stradella)
루이 니더마이어
루이 니더마이어
17세기 이탈리아의 작곡가 겸 성악가인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의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여서 인구에 회자되어 오던중 독일의 프리드리히 플로토우가 1844년에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를 작곡하여 상당한 인기를 끌었거니와 그보다 앞서 1837년에 스위스 출신으로 비엔나와 이탈리아에 활동하다가 말년에는 파리에서 지낸 루이 니더마이어(Louis Niedermeyer: 1802-1861)가 '스트라델라'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를 완성한바 있다. 다만, 두 오페라가 다른 점은 플로토우의 작품은 처음에 단막으로 만들었던 것을 나중에 3막으로 확장한 것인데 비하여 니더마이어의 작품은 처음부터 그랜드 오페라로서 5막으로 구성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니더마이어의 '스트라델라'는 초연에서 주역을 맡았던 네터 아돌프 누리(Adolphe Nourrit)와 소프라노 코르넬리 팔콘(Cornelie Falcon)에 대한 또 다른 에피소드가 있어서 기억에 남는 것이다. 하지만 스토리는 거의 같다. 음악의 능력과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는 것이다. '스트라델라'의 대본은 에밀 드샹(Emile Deschamps)과 에밀리앙 파치니(Emilien Pacini)가 공동으로 맡았다. '스트라델라'는 1837년 3월 3일 파리 오페라(L'Oper)에서 초연되었다.
'스트라델라'가 초연된 파리 오페라극장(팔레 갸르니에)
오페라 '스트라델라'의 스토리는 1715년에 피에르 부르들로(Pierre Bourdelot)가 쓴 Histoire de la musique(음악사)에 나오는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에 대한 이야기를 기본으로 삼은 것이다. 파리에서 스트라델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1830년대에 들어서서였다. 프랑수아 조셉 페티스(Francois-Joseph Fetis)라는 작곡가가 1833년도 콘서트에 스트라델라가 작곡했다는 아리아를 포함한 것이 기틀이 되었다. 아름다운 멜로디의 이 아리아는 당장 파리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일설에 의하면 그 아리아는 스트라델라가 작곡한 것이 아니라 페티스가 작곡했다고 한다. 그후 1836년에는 파리의 유명한 음악잡지인 Revue et gazette musicale가 쥘르 자냉(Jules Janin)의 연재물인 Stradella (또는 '시인과 음악가')를 게재함으로서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이 음악잡지는 유명한 악보출판가인 슐레징거(Schlesinger)가 주관하여 발간하는 것이었다. 슐레징거는 1837년에 니더마이어의 '스트라델라'를 출판할 예정이었으나 사정상 성사되지 못하였다. 한편, 이와 때를 같이하여 플로토우의 보데빌 스타일의 Alessandro Stradella가 등장하였고 이어 3막의 오페라까지 등장하였던 것이다. 폴로토우의 보데빌은 실상 니더마이어의 오페라보다 한 달 먼저 선을 보였다.
니더마이어의 그랜드 오페라 '라 프롱드'의 스케치
'스트라델라'는 니더마이어의 첫번째 그랜드 오페라이다. 니더마이어는 세 편의 그랜드 오페라를 작곡했다. 1844년의 Marie Stuart(메리 스투어트), 1853년의 La Fronde(라 프롱드)가 그것이다. 이제 '스트라델라'의 초연에서 주역을 맡았던 테너 아돌프 누리와 소프라노 코르넬리 팔콘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하고자 한다. 두 사람은 당시 최고의 경력을 가진 성악가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오페라 경력은 참으로 이상하게도 '스트라델라'를 마지막으로 하여 막을 내리게 되었다. 팔콘은 1837년 3월 파리의 오페라극장(갸르니에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스트라델라'의 두번째 공연에서 뜻밖에도 목소리에 이상이 생겼다. 실로 천재지변이라고 할 정도의 재난이었다. 무대에서 누리(스트라델라)가 'Demain nous partirons - voulez-vous?'라고 물으면 팔콘(레오노르)는 'Je suis pret'라고 대답해야 하는데 그 말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기절하여 쓰러졌다. 누리가 급히 팔콘을 안고 무대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오페라를 관람하고 있던 엑또르 베를리오즈는 '팔콘의 소리는 처음부터 어린아이가 할머니처럼 쉰 소리를 내는 것과 같았다. 마치 물을 잔뜩 넣은 플륫을 부는 것과 같았다'면서 아무리 팔콘 아니라 팔콘의 할머니라고 해도 그런 여자를 어떻게 그랜드 오페라에 출연토록 했는지 모르겠다고 코멘트했다. 그날 이후로 코르넬리 팔콘은 무대에 다시 서지 못했다. 한편, 아돌프 누리도 '스트라델라'의 초연을 마치고 무대에서 은퇴하였다. 그리고 얼마후 이탈리아로 가서 지내다가 2년후인 1939년에 무슨 연유인지 자살하였다.
'스트라델라'의 초연에서 레오노르를 맡았던 당대 최고의 소프라노 코르넬리 팔콘. 그림은 La Juive(유태여인)에서 라헬을 맡았을 때의 모습. 그는 '스트라델라'의 두번째 공연에서 목소리를 잃어 결국 영원히 무대를 떠나야 했다. 그가 레오노르를 맡은 것은 23세 때였다. 그는 1837년 무대를 떠난후 60년을 더 살았지만 오페라는 다시 출연하지 않았다.
'스트라델라'의 주요배역은 다음과 같다. 일부 이름들이 프랑스어로 되어 있다.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T)는 마에스트로이며 뛰어난 테너이다. 레오노르(Léonor: S)는 일찍이 고아가 된 아가씨로서 스트라델라의 피앙세이다. 베포(Beppo)는 스트라델라의 제자이면서 친구이다. 지네브라(Ginevra: MS)는 베포의 어머니이다. 페사로(Pesaro)공작은 귀족으로 원로원이다. 레오노르에 대하여 욕심을 품고 있다. 스파도니(Spadoni)는 페사로 공작의 하인이다. 피에트로(Piétro)와 미카엘(Michael)은 청부살인업자들이다. 오페라의 무대는 베니스와 로마이며 시기는 1660년경이다.
[제1막] 베니스이다. 스트라델라는 자기의 피앙세인 레오노르를 줄기차게 추구하는 페사로 공작을 피하여 함께 멀리 도피키로 한다. 그러나 공작이 도피하려는 레오노르를 붙잡는다. [제2막] 스트라델라가 공작의 집에 숨어 들어가 피스톨로 공작을 위협하여 레오노르를 구출한다. [제3막] 로마이다. 스트라델라는 성주간(부활절 1주일 전의 고난주간)에 성당에서 순례자들과 함께 찬양을 부르도록 되어 있다. 한편, 공작의 하인인 스파도니가 레오노르를 찾아내어 공작이 행복하게 해 주겠으니 결혼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레오노르는 그같은 제안을 거절한다. 스파도니는 스트라델라를 암살하기 위해 두 명의 자객을 고용한다. 그러나 스트라델라가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에서 '애통하라 예루살렘아'(Pleure, Jérusalem)를 부르자 너무 감격하여 단검을 떨어트리고 사라진다. [제4막] 스트라델라는 그의 노래로서 면류관을 받게 된다. 이어 레오노르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그때 공작의 부하들이 스트라델라를 납치한다. 이들은 스트라델라를 베니스로 데려온다. [제5막] 공작은 베니스의 총독이 된다. 공작은 스트라델라를 사형에 처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레오노르의 눈물겨운 호소와 베니스 시민들의 한결같은 청원에 감동하여 스트라델라를 석방한다.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 스트라델라가 '애통하라, 예루살렘아'를 부른 곳이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폰 플로토우(Friedrich von Flotow)가 3막의 낭만오페라인 '알레산드로 스트라델라'(Alessandro Stradella)를 작곡한 것이 있다. 독일어 대본은 빌헬름 프리드리히라는 필명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라이제가 완성했다. 무대는 베니스와 로마 교외의 시골마을이며 17세기에 활동했던 이탈리아의 작곡가 겸 오페라 성악가인 알레산드로 스트라델라의 다채로운 생애의 한 단면을 내용으로 삼은 작품이다. 이 오페라는 1844년 12월 30일에 함부르크의 슈타트테아트(시립극장)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1막] 베니스의 산 마르코 광장과 그 주변이 무대이다. 스트라델라의 그의 음악 학생들이 베니스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런 후에 이들은 스트라델라가 사랑하고 있는 레오노레를 위하여 세레나데를 부른다. 레오노레는 후견인인 바시(Bassi)의 집에 감금되다시피 지내고 있다. 욕심많은 바시는 레오노레에게 흑심을 품어서 바로 다음날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세레나데를 부르자 레오노레가 발코니에 모습을 보인다. 스트라델라는 과감하게 둘이서 저 멀리 도망가자고 제안한다. 마침 소란스런 카니발 행렬이 지나간다. 그 틈을 타서 레오노레가 집에서 빠져나와 스트라델라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진다. 레오노레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바시가 두 사람을 추격코자 하지만 카니발 군중들 때문에 방해를 받는다.
[2막] 로마 교외에 있는 스트라델라의 시골집이다. 레오노레는 사랑하는 스트라델라와 결혼하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두 사람은 결혼식을 위해 교회로 향한다. 한편, 바시는 스트라델라를 암살키로 하고 자객 말볼리오와 바르바리노에게 따로 따로 임무를 준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 스트라델라를 암살하기 위해 결혼식이 열릴 교회로 향한다. 두 사람은 행복한 커플에게 자기들은 순례자들이라고 하면서 인사를 한다. 스트라델라는 두 사람에게 결혼식에 부디 참석해 달라면서 환영한다. 스트라델라는 비록 귀족이나 부유한 사람은 아니지만 마음속에 감추어둔 열정은 어찌할수 없다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를 들은 두 자객들은 너무나 감동하여서 자기들의 임무를 포기한다.
[3막] 역시 스트라델라의 시골 집과 그 주변이다. 스트라델라와 레오노레는 이탈리아 시골의 아름다움을 기쁜 마음으로 노래한다. 두 자객들도 이에 합세한다. 그때 한 무리의 순례자들이 성지를 순례하러 가다가 이 마을에 들린다. 스트라델라와 레오노레도 순례자 무리에 합류한다. 바시가 도착해보니 돈을 주고 산 자객들이 임무를 다하지 못한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자객들은 바시가 돈을 더 주겠다고 하니까 그러면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약속한다. 스트라델라는 순례자들과 함께 성모 마리아를 찬양하는 노래 연습을 시작한다. 바로 다음날이 성모 축일이기 때문에 준비하는 것이다. 성모 찬가의 내용은 아무리 악한 길을 걸어도 회개하면 용서를 받아 새사람이 될수 있다는 것이다. 마침 단검을 들고 스트라델라를 살해하려고 기회만 엿보고 있던 두 자객과 바시는 순례자들이 부르는 성모 찬가를 듣고서 마음이 움직여서 자신들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 레오노레가 들어오자 바시는 자기의 잘못을 모두 고백한다. 레오노레와 스트라델라는 세 사람을 모두 용서한다. 이윽고 순례의 길을 떠난 스트라델라는 언덕 위에 성모의 성화가 있는 곳에 다다른다. 순례자들이 모두 기뻐하며 주의 은총에 감사하는 중에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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