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아가씨에 남자는 없다'Zehn Mädchen und kein Mann) - 10 Girls and No Man
프란츠 폰 주페
프란츠 폰 주페
오스트리아제국의 스팔라토에서 태어나서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난 프란츠 폰 주페(1819-1895)는 20편의 오페레타를 작곡했다. 오늘날에는 거의 공연되지 못하고 있으나 몇 오페레타의 서곡들은 오래전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예를 들면 '시인과 농부'(Dichter und Bauer ), '아름다운 갈라테'(Die schöne Galathee), '경기병'(Leichte Kavalier) 등의 서곡이다. 폰 주페의 오페레타 중에 '열 아가씨에 남자는 없다'(Zehn Mädchen und kein Mann)라는 것이 있다. 번역을 제대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가씨는 열명이나 되는데 결혼할 남자는 하나도 없다는 내용이다. 혹자는 Zehn Mädchen und kein Mann이라는 타이틀을 Zehn Mädchen und ein Mann(열 아가씨에 한 남자)이라고 고쳐서 부르지만 그것은 오리지널 타이틀이 아니다.
'열 아가씨에 남자는 없다'는 1862년 10월 25일 비엔나의 프란츠-요제프스 카이에 있었던 카이테아터(Kaitheater)에서 초연되었다. 이 극장은 이듬해인 1863년 화재로 소실되었고 지금은 자취도 찾아보기 힘들다. 프란츠-요제프스 카이는 비엔나 도심의 도나우쪽에 설치된 운하이다. '열 아가씨에 남자는 없다'의 독일어 대본은 빌헬름 프리드리히(Wilhelm Friedrich)가 썼다. 출연진은 2명의 남자와 11명의 여자이다. 11명의 여자중 열 명은 지주인 폰 쇤탄(von Schönthan)의 딸들이다. 딸들의 이름이 재미있다. 유럽의 여러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들이기 때문이다. 아마 아버지가 각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하나씩 낳았는지, 또는 재미있으라고 그런 이름들을 지어 주었는지는 모르지만 멕시코 스타일의 이름까지 있는 것을 보면 오스트리아아 관계가 있는 지역들을 대표한다고 보겠다. 단, 영국은 예외이다.
열명의 딸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다누비아(Danubia: 오스트리아: 아마 도나우강을 염두에 두고 그런 이름을 붙인 것 같다), 히달가(Hidalga: 스페인의 카스티유 지방), 브리타(Britta: 영국), 마쉰카(Maschinka: 바이에른 지방), 폼마리아(Pommaria: 포르투갈), 알미나(Almina: 티롤지방), 시모니아(Simonia: 이탈리아), 질레타(Giletta: 멕시코), 마리안카(Marianka: 보헤미아 지방), 프레키오사(Preciosa: 아라곤 지방)이다. 여기에 쇤탄씨 집에서 가정부로 있는 젊고 아름다운 시노니아(Sidonia)가 있고 시도니아를 사랑하는 아가멤논 파리스(Agamemnon Paris)가 있다.
스페인의 플라멘코 춤을 추는 히달가라고 일단 설명을 붙여 보았음.
지주인 쇤탄은 홀아비이다. 딸만 열명이나 된다.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것인지 또는 양녀로 들여온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아무튼 딸만 열명이다. 서로들 나이가 비슷비슷하다. 오페레타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이다. 쇤탄은 딸들이 어서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게 되기를 바란다. 내일도 아니고 오늘 결혼하기를 바란다. 딸들을 모두 시집보내고 나야 시도니아와 결혼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쇤탄은 첫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아들도 하나 두었었다. 어릴 때 잃어버린후 찾지 못하고 있다. 쇤탄의 집에는 가정부로서 시도니아가 있다. 젊고 아름답다. 재치가 있고 살림을 잘한다. 홀아비가 된 쇤탄은 시도니아와 결혼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시도니아는 젊고 잘 생긴 수의사 아감메논 파리스를 사랑한다. 쇤탄은 딸 열명의 이름을 각 지방을 생각하여서 지었다. 예를 들어 알미나는 티롤지방을 대표한다. 쇤탄은 딸 들에게 각 지방의 특색있는 옷을 입도록 했다. 그래야 멀리서 보더라도 누가 누군지 당장 알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쇤탄은 딸들을 시집보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서 큰 길에 '우리 집 딸들과 결혼하고 싶은 남자들은 누구든지 어서 오시오'라는 플라카드를 걸어 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찾아온 남자는 하나도 없다.
수의사인 아감메논 파리스는 사랑하는 시도니아를 만나고 싶지만 무슨 구실이 없다. 그럴 때에 큰 길에 걸려 있는 플라카드를 본다. 앞의 글씨는 무엇인지 잘 보이지 않지만 뒤의 글을 보니까 '남자면 누구든지 오시오'라는 내용이다. 파리스는 그걸 구실로 삼아 쇤탄의 집에 가서 시도니아를 만나야 겠다고 생각한다. 이윽고 파리스가 쇤탄의 집을 찾아가니 쇤탄은 사위감이 온 것으로 생각하여 친절하게 대접한다. 쇤탄은 딸 들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딸 들이 파리스를 보니 아주 잘 생겨서 모두들 마음을 설레인다. 딸들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파리스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한다. 우선 알미나(티롤)와 마리안카(보헤미아)가 나와서 참으로 아름다운 2중창을 부른다. 브리타(영국)는 영국의 민요를 조용하게 부른다. 브리타의 노래를 듣고 있던 딸들은 그만 잠에 빠질 지경이 된다. 시모니아(이탈리아)가 이탈리아의 유랑한 아리아로서 이들의 잠을 깨도록 한다. 히달가(카스티유)와 프레치오사(아라곤)는 흥겨운 플라멘코 춤을 춘다. 다누비아(오스트리아), 마쉰카(바이에른), 폼마리아(포르투갈), 질레타(멕시코)도 각가 형편에 맞는 노래와 춤을 춘다. 마지막으로 딸들 열명이 제각기 악기를 들고 나와서 아름다운 연주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스에게는 어느 누구도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이다. 쇤탄이 파리스에게 누가 마음에 드느냐고 묻자 파리스는 서슴없이 시도니아를 지명한다. 쇤탄으로서는 깜짝 놀라지 않을수 없다. 그런데 쇤탄과 파리스가 얘기를 나누다보니 파리스야 말로 쇤탄이 어릴 때에 잃었던 아들인 것이 밝혀진다. 쇤탄의 기쁨은 한이 없다. 쇤탄은 파리스와 시도니아에게 축복을 내리고 자기의 모든 재산을 아들 파리스에게 넘겨준다. 그러면서 '아이구, 이제는 딸이 열 한명이 되었는데 남자는 하나뿐이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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