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베스탈레(La Vestale) - 베스타 제녀(祭女) - The Vestal Virgin
사베리오 메르카단테
사베리오 메르카단테
로마시대에 베스타는 불의 여신이었다. 로마는 베스타를 숭배하여서 그에 대한 제사를 지내고 신탁을 들었다. 그런 의식은 여사제들만이 수행하였다. 이들은 베스탈레라고 불렀다. 주로 왕가의 딸들 중에서 인물이 훌륭하고 성정이 온화한 처녀들을 선택하여 베스타 여사제로 삼았다. 베스타에 대한 제사가 성황을 이루었고 베스타 여사제들의 역할이 중대해진 시기는 폰티펙스 막시무스 대사제가 집권하던 시기였다. 여사제들은 30년 동안 베스타신을 섬겨야 했다. 처녀성을 지켜야 했기 때문에 결혼하면 안되었다. 제녀로서의 임기가 끝나면 결혼할수 있었지만 결혼하면 불행해 진다고 믿어서 결혼들을 하지 않았다. 베스타 제녀들이 순결의 맹세를 지키지 못하면 생매장 당했다. 신전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은 제녀들의 임무 중에서 중요한 것이었다.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베스타 제녀를 주제로 삼은 예술 작품들이 많거니와 오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여러 작품이 나왔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갸스파레 스폰티니(Gaspare Spontini: 1774-1851)의 '라 베스탈레'이다. 1807년 프랑스어 대본으로 파리 오페라에서 초연되었다. 아름다운 멜로디로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에티안느 드 주이(Etienne de Jouy)라는 사람이 대본을 썼다. 스폰티니의 '라 베스탈레'는 그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글룩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앞으로 나올 베를리오즈, 바그너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스폰티니의 '라 베스탈레'는 비록 이탈리아 작곡가에 의한 작품이지만 프랑스 그랜드 오페라의 길을 열어준 작품이라는데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베스타 신전에서 제녀들이 리치니우스의 개선을 환영하고 있다. 현대적 연출
또 하나의 '라 베스탈레'가 있다. 벨칸토 스타일의 오페라를 많이 작곡한 사베리오 메르카단테(Saverio Mercadante: 1795-1870)의 '라 베스탈레'이다. 스폰티니의 '라 베스탈레'보다 거의 40년 후인 1840년에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이탈리아어 대본은 살바도레 캄마라노(Salvadore Cammarano)라는 사람이 썼다. 스폰티니의 '라 베스탈레'와 스토리가 같다. 그런데 메르카단테의 '라 베스탈레'는 어찌된 일인지 스폰티니의 '라 베스탈레'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메르카단테의 '라 베스탈레'는 벨칸토 스타일의 아름다운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어서 더 호감을 준다.
10명의 베스타 제녀들이 신탁을 듣기 위해 제사를 지내고 있다. 현대적 연출.
[제1막] 로마군의 청년 사령관인 리치니우스(Licinius: Licinio: T)가 개선하여 로마로 돌아온다. 리치니우스의 옆에는 전쟁터에서 생사를 함께 했던 전우이자 친구인 친나(Cinna: T)가 있다. 로마의 시민들과 베스타 신전의 제녀들이 리치니우스의 개선을 환영코자 준비한다. 하지만 리치니우스의 마음은 두려움으로 어둡다. 그와 사랑을 약속한 줄리아(Julia: S)가 그가 골에 있을 때 베스타의 제녀로 선정되어 들어갔기 때문이다. 만일 줄리아가 리치니우스와 사랑을 약속한 사실이 밝혀지면 그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줄리아는 제녀장에게 개선장군을 환영하는 의식에 참여하지 못하겠다고 간청하지만 거절당한다. 할수 없이 줄리아는 환영의식에 참석하여 제녀들을 대표하여 리치니우스에게 황금관을 증정한다. 리치니우스는 줄리아에게 그날 밤에 납치하겠다고 속삭인다.
발이 묶여 있는 줄리아를 여사제장이 지켜보고 있다. 제녀로서 서약한 이상 베스타 여신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속박을 의미한다. 현대적 연출
[제2막] 베스타 신전에서 줄리아가 제단의 불을 지켜보고 있다. 제단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는 것도 제녀들의 임무 중의 하나이다. 줄리아는 베스터 여신에게 리치니우스를 사랑하는 죄에서 구원해 달라고 기도한다. 그러면서도 줄리아는 밤중에 리치니우스가 신전으로 쉽게 들어 올수 있도록 아무도 모르게 문을 열어 놓는다. 이윽고 리치니우스가 어둠을 틈타서 신전으로 들어온다. 두 사람은 사랑으로서 서로 포옹한다. 리치니우스는 줄리아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제녀로부터 자유스럽게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때 제단의 성화가 꺼진다. 두 사람은 그것도 모르고 서로의 사랑이 변치 말자고 굳게 다짐한다. 밖에서 망을 보던 리치니우스의 친구이며 전우인 친나가 누가 오는 것 같으니 어서 피하라고 말한다. 제사장인 폰티펙스 막시무스(Pontifex Maximus: B)가 들어선다. 제사장은 신전에서 어떤 남자가 급히 도피하는 모습을 얼핏 본다. 그는 제단의 성화가 꺼져 있는 것을 보고 조금 전 어떤 남자가 사라진 것을 연상하여 줄리아가 베스타 여신에게 맹세한 순결을 저버렸기 때문에 성화가 꺼졌다고 비난한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성화가 꺼진 것이라고 말한다. 제사장은 줄리아에게 방금 같이 있었던 남자의 이름을 밝히라고 요구한다. 줄리아가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자 제사장은 줄리아에게 저주를 내리며 줄리아의 제의를 찟고 사형을 선언한다.
제단의 성화를 지키고 있는 베스타 제녀
[제3막] 줄리아는 생매장을 당하도록 되어 있다. 이 소식을 들은 리치니우스와 친나는 개선장군으로서 제사장에게 줄리아의 목숨을 살려 달라고 간청한다. 하지만 제사장은 그같은 간청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 로마에서는 개선장군의 요청을 수락해 주는 것이 관습이지만 베스타 제녀의 불륜은 용서받지 못할 중죄라는 설명이다. 이에 리치니우스가 전날 밤 신전에 있었던 사람은 바로 자기라고 밝힌다. 그러나 줄리아는 리치니우스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줄리아는 신전의 제단으로 끌려가 그 곳에 있는 무덤에 들어가야 하는 운명이다. 폭풍이 신전을 뒤 덮는다. 번개가 치면서 제단 옆에 있던 제녀의 베일에 불이 붙는다. 줄리아가 떨어트린 베일이다. 불 붙은 베일은 바람에 날려서 꺼져 있던 제단의 성화에 불을 붙인다. 모두들 줄리아가 순결하기 때문에 베스타 여신이 성화를 다시 불붙게 했다고 생각한다. 리치니우스와 친나가 급히 제단 위의 무덤으로 올라가서 줄리아를 구출하여 내려온다. 제사장도 베스타 여신이 줄리아를 용서하라는 상징이라고 믿는다. 모두들 용서함을 받는다. 줄리아는 제녀의 서약으로부터 해방된다. 리치니우스는 줄리아의 손을 잡고 결혼식을 올릴 제단으로 향하여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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