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Die Vögel) - The Birds
발터 브라운펠스
발터 브라운펠스
'새'(Die Vögel)는 독일의 발터 브라운펠스(1882-1954)이 작곡한 프롤로그와 2막으로 구성된 오페라이다. 대본은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의 코미디인 '새'를 바탕으로 작곡자 자신이 썼다. 아리스토파네스의 '새'는 기원전 414년 아테네의 디오니소스극장에서 공연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브라운펠스는 '새'를 1913년부터 작곡을 시작하여 1919년, 우리나라에서 삼일운동이 일어나던 해에 완성했다. '새'는 1920년 11월 30일 뮌헨 국립극장에서 초연되었다. 거장 브루노 발터(Bruno Walter)가 지휘했다. 당대의 소프라노인 스위스 출신의 마리아 이보귄(Maria Ivogün: 1891-1987)이 나이팅게일 역을 맡았으며 역시 당대의 테너인 독일의 칼 에르브(Karl Erg: 1877-1958)가 '희망'(Good Hope: Hoffegut) 역을 맡았다. 오페라 '새'는 초연이후 2년 동안 뮌헨에서 50회 이상의 공연이 있을만큼 관심을 끌었다. 그후 베를린, 비엔나, 쾰른 등지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며 공연되었다. 전후 첫번째 공연은 1971년 독일의 칼스루에에서였다. 그후 잠시 휴식을 가진후 1991년 브레멘에서 다시 무대에 올려졌다. 그러다가 최근에 이르러 유럽 여러 나라에서 리바이벌의 움직임이 있었다. 2004년 2월에는 울프 쉬르머(Ulf Schirmer)의 지휘로 제네바에서 공연되었고 2007년 5월에는 로베르토 아바도(Roberto Abbado)의 지휘로 이탈리아 카글리아리에서 공연되었으며 2009년 3월에는 베를린에서 연주회 형식의 공연이 있었다. 미국 초연은 2005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챨스턴의 스폴레토(Spoleto)음악제에서였다. 율리우스 루델(Julius Rudel)이 지휘했다. 가장 최근의 공연은 2009년 4월 로스안젤레스 오페라단이 공연한 것이었다.
'희망'과 나이팅게일
아돌프 히틀러는 브라운펠스가 유태계인 것을 모르고 1923년 그에게 나치당을 위한 노래를 작곡해 달라고 부탁했다. 브라우펠스의 어머니가 유태여인이었다. 물론 브라운펠스는 '정중하게 사양했다'. 때문에 히틀러가 불쾌하게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브라운펠스는 유태인의 혈통을 지녔지만 1차 대전에 독일을 위해 참전하여 부상을 당했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는 개신교에서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하였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나치는 그의 음악을 '퇴폐음악'이라고 규정하고 핍박하였다. 오페라 '새'가 1920년 초연 이후 1950년대에 이르기까지 찾아 볼수 없었던 것도 실은 나치의 핍박 때문이었다고 할수 있다. 브라운펠스의 음악은 독일적 정신이 깃들여 있는 낭만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괴벨을 비롯한 나치 간부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다. 브라운펠스는 당시 영향력이 있었던 지휘자들은 브루노 발터, 빌헬름 푸르트뱅글러, 한스 크나퍼츠부슈, 레오폴도 스토코브스키, 오토 클렘페러 등의 후원을 받았지만 그는 철저한 반파치스트 주의자였다. 1933년 나치가 집권하자 유태계통인 브라운펠스는 쾰른의 교사직에서 추방되었다. 그는 전쟁 중에 콘스탄스 호반의 작은 마을에 칩거하면서 지냈다. 전쟁 후 그는 쾰른으로 돌아왔다.
프로메테우스는 새들에게 제우스 신에게 복종하라고 충고한다.
새를 주제로 한 오페라는 그나마 여러 편이 있다. 메시앙의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성 프란치스코가 새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스트라빈스키는 '나이팅게일'을 작곡했고 로시니는 '도둑 까치'를 썼다. 닭도 새에 속하는 것이라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황금 닭'도 있다. 그리고 한스 베르너 헨체의 '후투티(Hoopoe)와 어떤 아들의 사랑의 승리'라는 것도 있다. 그 후투티(후포)새가 브라운펠스의 '새'에 다시 등장하였다. 브라운펠스의 '새'는 비록 고대 그리스의 코미디를 바탕으로 했지만 그가 활동하던 당시의 사회상에 대한 냉소적인 비판이라고 보면 타당할 것이다.
프로메테우스가 새들에게 신들을 복종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오페라 '새'의 주요배역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나이팅게일(Nachtigall: Nightingale: S)이다. '희망'(Hoffegut: Good Hope: T)은 대도시의 시민이다. '친구'(Ratefreund: Loyal Friend: B) 역시 대도시의 시민이다. 두 사람은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새들의 왕국을 방문한다. '후투티'(Wiedhopf: Hoopoe: Bar)는 한때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새들의 왕이다. 다른 새로서는 '굴뚝새'(Zaunschlüpfer: Wren: S), '독수리'(Adler: Eagle: B), '까마귀'(Rabe: Raven: B), '플라밍고'(Flamingo: T), 2 마리의 '개똥지빠귀'(Drossel: Thrush: S)가 등장한다. 이밖에 3 마리의 제비(Swallow), 2 마리의 박새(Tit), 4 마리의 비둘기(Dove), 4 마리의 딱다구리(Wryneck), 2 마리의 댕기물때새(Peewit), 3 마리의 뻐꾸기(Cuckcoo)가 나온다. 그리고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Bar)가 등장하며 제우스(Bar)는 음성으로서만 나온다.
새들의 왕인 후투티와 나이팅게일
[프롤로그] 나이팅게일이 청중들에게 유토피아와 같은 새들의 왕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팅게일은 마음 속에 이루지 못한 동경과 갈망이 있음을 고백한다.
[제1막] '희망'(Good Hope)과 '충성스런 친구'(Loyal Friend)가 새들의 왕인 후투티(Hoopoe)를 찾아 황량하고 한적한 지역을 여행한다. 이들은 굴뚝새를 만난다. 굴뚝새는 인간들을 믿지 못하여 이들을 경계한다. 두 사람은 굴뚝새를 설득하여 후투티를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한때 사람이었던 후투티는 잠에서 깨어나 두 사람을 만난다. 두 사람은 후투티에게 새들과 함께 자유스럽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후투티는 한숨을 쉬면서 실제로 새들에게는 왕국이라고 부를 곳이 없다고 고백한다. '희망'은 온 하늘이 새들의 왕국이 아니냐고 말한다. 후투티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며 하늘은 모든 창조물들의 것이라고 강조한다. '충성스런 친구'가 갑자기 아이디어를 낸다. 그는 새들이 구름 속에 장엄한 도시를 세워 땅에 있는 인간들과 하늘의 신들 사이를 연계하는 요새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다.'희망'은 그 계획에 대하여 회의적이다. 하지만 후투티는 그 아이디어를 크게 환영하며 즉시 모든 새들을 소집한다. 후투티는 새들에게 두 사람이 대단히 도움이 되는 계획을 가지고 왔다고 선언한다.
새들이 처음에는 '희망'과 '충성스런 친구'를 경계하고 믿지 못하여 환영하지 않는다.
새들의 우선적인 반응은 인간이란 존재는 간교하고 배반을 잘하는 무리들이므로 믿을수 없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독수리의 반대가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들의 왕인 후투티는 모든 반대 소리를 무시하고 계획을 진행한다고 선언한다. 새들의 반대가 예상보다 크자 '충성스런 친구'는 새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예전에는 인간들이 새들을 존경하였다고 전제하고 이같은 영광을 되찾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 소리에 새들은 갑자기 활기를 띠고 비록 구름 속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신들은 물론, 인간에 대하여도 도전하는 것이지만, '충성스런 친구'의 아이디어를 크게 환영한다. '희망'도 이같은 흥분에 휩싸일수 밖에 없다. '희망'은 가까운 장래에 더 좋은 세상이 펼쳐지는 환상을 본다. '충성스런 친구'는 자기의 웅변으로 새들을 설득한 것에 대하여 대만족한다. 그는 한 술 더 떠서 새들에게 자기를 주인으로 모시고 존경할 것을 요구한다. 새들은 아무런 이의 없이 그같은 요구를 받아 들이기로 한다. 새들은 기쁨에 넘쳐서 곧바로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흩어진다.
새들이 구름 속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키로 결정한다.
[제2막] 다음날 밤이다. '희망'은 나이팅게일의 노래 소리에 잠에서 깬다. '희망'은 나이팅게일의 사랑스런 노래로 새생명을 얻은 듯 마음이 순수해 지는 것을 느낀다. '희망'은 나이팅게일에게 나이팅게일의 눈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나이팅게일은 '희망'에게 이 우주와 조화롭게 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희망'이 진실로 간절하게 원하자 나이팅게일은 '희망'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한 후에 그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주위의 공기는 온통 꽃 향기로 가득하다. 이런 매혹적인 상황에 압도된 '희망'은 정신을 잃은 채 쓰러진다.
나이팅게일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아침 햇살이 공중에 우뚝 선 도시를 비춘다. 새들이 건설한 도시이다. 새들은 후투티와 '충성스런 친구'의 앞세우고 새 도시를 둘러본다. 새들은 자기들이 이룩한 놀라운 업적에 대하여 대단히 자랑스러워 한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세상 만물을 지배할 것처럼 생각한다. 결혼행렬이 등장한다. 굴뚝새가 새 도시에 처음으로 들어가는 비둘기 신랑신부가 도착하였다고 높이 외친다. 모두들 결혼 축하에 참여한다. 결혼식은 비둘기 부부가 추는 춤으로 절정을 이룬다. 결혼식장에 한 떼의 새들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바람에 축하의 무드는 깨진다. 새들은 어떤 힘센 존재가 구름 속에 지은 도시의 바리케이드를 뚫고 들어오고 있다고 소리친다. 그러자마자 옷을 잔뜩 입은 어떤 이상한 거인이 나타난다. 새들은 모두 겁에 질려 까욱까욱한다. 후투티와 '충성스런 친구'가 체면상 침입자를 가로 막아서지만 거인의 위세에 눌려 물러선다. 그 거인은 새들에게 친구로서 충고를 하러 왔다고 말하면서 제우스 신의 은혜로 신들에게 복종하는 기회를 주겠으니 복종하라고 종용한다. 새들이 그럴수가 없다고 하며 반항을 하자 그 거인은 자기를 프로메테우스라고 소개하며 자기도 예전에 한번 신들에게 반항했다가 가혹한 벌을 받아 죽을 고생을 했었다고 말해 준다. 프로메테우스의 그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후투티와 '충성스런 친구'는 새들에게 어서 신들을 상대로 전쟁 준비를 하라고 소리친다.
'희망'이 나이팅게일에게 세상을 보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갑자기 폭풍이 몰아 닥친다. 제우스 신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번개가 쳐서 새들이 만든 도시를 파괴한다. 신들의 분노를 알아차린 새들은 모두 신 중의 신인 제우스를 찬양하며 감사를 드린다. 그제서야 숨어 있던 '충성스런 친구'가 나타나 이번에는 새들의 앞에 나서서 신들을 찬양한다. '충성스런 친구'는 모든 새들에게 어서 해산하여 각자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쪽에 쓰러져 있는 '희망'을 일으켜 세워 이제 집으로 돌아 갈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희망'은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 그렇지 않으면 새들과 함께 지낼지 잠시 생각에 잠긴다. '희망'은 비록 짧은 것이지만 나이팅게일과의 만남을 생각한다.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희망'이 '충성스런 친구'를 따라 집으로 돌아가려고 발길을 옮길 때에 나이팅게일의 노래가 다시 한번 들린다. '희망'은 감정에 북바치지만 그대로 집을 향하여 떠난다.
'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 > 추가로 읽는 366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8. 칼라일 플로이드의 '수산나' (0) | 2011.06.20 |
---|---|
147. 사베리오 메르카단테의 '라 베스탈레' (0) | 2011.06.20 |
145. 제오르제 에네스쿠의 '외디프' (0) | 2011.06.19 |
144. 루이 니더마이어의 '스트라델라' (0) | 2011.06.18 |
143. 프리드리히 플로토우의 '알레싼드로 스트라델라' (0) | 2011.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