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Mozart)
레이날도 한
레이날도 한
작곡가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페라(또는 뮤지컬)는 거의 없다. 있다면 독일의 한스 피츠너(Hans Pfitzner)가 중세의 조반니 팔레스트리나를 주제로 한 '팔레스트리나'라는 오페라이다. 러시아의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라는 단막의 오페라를 내놓은 것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특정 작곡가를 주인공으로 삼은 것은 아니다. 또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미국의 마이클 프래트(Michael Pratt)가 푸치니의 부인을 주제로 '마담 푸치니'라는 오페라를 작곡한 것이다. 그 외에는 과문이어서인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 베네주엘라 출신으로 나중에 프랑스로 귀화한 레이날도 한(Reynaldo Hahn: 1874-1947)이 '모차르트'라는 3막의 오페라를 내놓았다. 오페라의 장르로서는 코메디 뮤지칼(comédie musicale)라고 하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모차르트'라는 타이틀의 뮤지컬도 있다.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인 실베스터 레바이(Sylvester Levay: 1945-)가 오스트리아의 대본가인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1943-)와 합동하여 내놓은 뮤지컬이다. 오페라 '모차르트'와는 구별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샤 귀트리와 이본느 쁘랭땅
오페라 '모차르트'의 대본은 프랑스의 유명한 영화감독, 배우, 극작가로서 소프라노인 이본느 쁘랭땅(Yvonne Printemps)의 남편인 사샤 귀트리(Sacha Guitry: 1885-1957)가 썼다. 이본느 쁘랭땅은 1925년 12월 2일 오페라 '모차르트'가 파리의 에두아르7세 극장(Théâtre Édouard VII)에서 초연될 때에 타이틀 롤을 맡았었다. 이 오페라에서 모차르트는 여성이 남성의 역할을 맡는 이른바 '바지 역할'이다. 작곡가 레이날도 한은 이본느 쁘랭땅을 염두에 두고 이 오페라의 아리아를 작곡했다. 오페라 '모차르트'는 모차르트가 연주회를 위해 파리를 방문한데 따른 스토리이다. 물론 사실에 근거를 둔 스토리가 아니라 소설이다. 그러므로 모차르트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기대한 것과 같은 모차르트의 이야기는 아니다. 원래 귀트리는 모차르트에 대한 대본을 완성하고 이를 앙드레 메싸제(André Messager)에게 주어 오페라로 만들 것을 권고했다. 그런나 메싸저는 어찌된 일인지 그같은 권고를 거절했다. 귀트리는 칸느에서 휴가중인 레이날도 한에게 편지를 보내어 최근 완성한 대본에 의한 오페라의 작곡을 제안했다. 레이날도 한은 대단히 기뻐하며 즉각 수락하였다. 레이날도 한과 사샤 귀트리의 협동은 훌륭했다.
루이 카르몽텔이 그린 모차르트 가족 연주 장면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모차르트는 소프라노가 맡는다. 파리 사교계의 호스테스인 마담 데피네(Mme d'Epinay)는 메조소프라노이며 하녀 루이스(Louise)는 소프라노이고 하인인 그리모(Grimaud)는 테너이다. 그밖의 출연자들은 모두 노래는 부르지 않고 대사만을 담당한다. 해설자인 그림 남작(Baron Grimm), 샹브뢸 후작(Marquis de Chambreuil), 댄서인 베스트리스(Vestris), 댄서(발레리나)인 귀마르(la Guimard), 마드무아젤 드 생 퐁(Mlle de Saint-Pons)은 모두 대사만을 맡는다. 초연에서 해설자인 그림(Grimm)은 대본을 쓴 사샤 귀트리가 직접 맡아 출연하였다. 이본느 쁘랭땅은 1930년대에 이 오페라에 나오는 C'est la saison d'amour(사랑의 계절), Je t'aime(당신을 사랑합니다), Depuis ton depart, mon amour(이제 떠나시나요, 내 사랑), Alos, adieu, donc, mon amour(아, 나의 사랑이여 안녕)등을 음반으로 취입했다.
[제1막] 때는 1778년이며 장소는 파리 사교계에서 유명한 마담 데피네의 살롱이다. 마담 데피네는 그가 대모(代母)인 마리 안느 드 생 퐁(Mlle Marie-Anne de Saint-Pons)을 부유한 귀족인 샹브뢸 후작과 결혼시키고자 주선한다. 마침 샹브뢸 후작이 살롱에 들어와 마리 안느를 보고 하프시코드를 연주해 달라고 청탁한다. 그러나 마리 안느는 그 하프시코드가 모차르트가 처음 파리를 방문했을 때 연주했던 것이므로 모차르트를 존경하는 의미에서 함부로 칠수 없다면서 거절한다. 모두 서먹할 때에 그림 남작과 유명한 대서인 귀마르가 들어선다. 사람들은 어린 모차르트가 파리에 와서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던 당시의 얘기를 나누며 즐거운 분위기로 만든다. 마담 데피네는 유명한 화가 겸 배우인 루이 카르몽텔(Louis Carmontelle: 1717-1806)이 어린 모차르트와 그의 아버지 레오폴드, 누나 난네를이 연주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모두들 '음악의 신동'이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궁금해 하는데 놀랍게도 모차르트가 들어선다. 모차르트는 이제 22세의 청년으로 비엔나를 비롯한 유럽의 전역에서 이름이 잘 알려진 인물이 되었다. 하지만 예민하고 조금은 수줍어 하는 모습은 예전 어릴 때와 다름이 없다. 청년 모차르트는 슈트라스부르에서 파리로 마차를 타고 오면서 몰리에르가 쓴 돈 후안(Don Juan)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릴 때에 파리에 처음 와서 연주했던 하프시코드를 보고 그 자리에서 연주한다. 사람들은 놀랍고도 기뻐서 모두 Il faut que tu m'aimes Paris! 라는 노래를 모차르트의 반주에 맞추어 부른다.
모차르트 가족. 벽에 걸려 있는 초상화는 모차르트의 어머니
[제2막] 모차르트는 마담 데피네의 저택에 머물면서 피아노 곡을 작곡하고 있다. 젊은 하녀인 루이스가 편지 한통을 가져온다. 모차르트는 파리에 머물면서 여러 젊은 여자들로부터 유혹을 받았지만 정작 그 중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마담 데피네는 모차르트에게 댄서인 귀마르가 어떠냐면서 은근히 마음을 떠본다. 모차르트는 파리에 있으면서 Les Petits Riens 를 비롯한 몇 편의 작품을 작곡했다. Les Petits Riens는 발레리나인 귀마르와 역시 유명한 무용가인 베스트리스가 안무를 만들어 연습하고 있다. 그런 인연으로 모차르트와 귀마르는 가까워진다. 하녀 루이스가 가져온 편지는 만하임에 있는 약혼녀가 보낸 것이다.
[제3막] 하녀 루이스와 결혼을 약속한 남자는 모차르트가 루이스에게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을 알고 복수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샹브뢸 후작도 모차르트가 마리 안느에게 접근하고 있는 것을 알고 화를 참지 못한다. 모차르트는 마리 안느를 난네를이라고 부르며 편지까지 보냈다. 난네를은 모차르트의 누이의 애칭이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그림 남작은 모두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 남작은 사람들에게 모차르트가 곧 파리를 떠날 것이므로 진정하자고 설득한다. 그림 남작은 모차르트의 아버지인 레오폴드에게 편지를 보내어 모차르트를 불러 가라고 권유한다. 그림 남작은 편지에서 모차르트가 파리에서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현재 모차르트가 파리에서 여러 여인들과 염문을 뿌리고 있지만 모차르트가 독일로 돌아간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일 것이라고 적는다. 모차르트는 아버지 레오폴드로부터 당장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고 마지못해 네 여인(마담 데피네, 귀마르, 루이즈, 마리 안느)에게 작별을 고한후 파리를 떠난다.
모차르트가 살롱에서 하프시코드로 '돈 조반니'를 연주하고 있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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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모차르트 부인'(Fru Mozart: Mrs Mozart)
모차르트의 부인인 콘스탄체를 주제로 삼은 오페라가 있다. 스웨덴 요테보리(Göteborg)오페라단의 무대 감독으로 활동 중인 외란 가데만(Göran Gademan)이 '모차르트 부인'(Fru Mozart)이라는 오페라를 작곡했다. 오페라의 장르로 부면 뮤지컬 테아터(Musical theater)에 속하는 작품이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2010년 10월 요테보리 오페라극장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타이틀 롤은 요테보리 오페라단 소속의 소프라노 카롤리나 산드그렌(Carolina Sandgren)이 맡았다.
카롤리나 산드그렌
프루 모차르트(미세스 모차르트)는 누구인가? 음악적인 가정에서 태어난 콘스탄체 베버(1762-1842)는 하늘이 낸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와 결혼하였고 30세도 되기 전에 두 아이와 함께 미망인이 되었다. 그후 콘스탄체는 살림을 꾸려가기 위해 모차르트 기념 음악회를 주선하는 등 비즈니스를 하는 한편 남편 모차르트의 유업을 계승하고 그가 남긴 걸적들을 후대에 까지 남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콘스탄체는 열정적인 여인이기도 했다.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지 얼마 후, 덴마크의 외교관인 니쎈이라는 사람과 재혼하였다. 그리고 코펜하겐으로 가서 살다가 나중에는 모차르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에 가서 정착하였다. 니쎈은 모차르트의 전기를 저술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프루 모차르트의 한 장면
작곡자인 외렌 가데만은 콘스탄체의 일상을 자세히 그리기 위해 모차르트 시대의 음악을 정확히 표현하는 일에 집중하였다. 그래서 모차르트의 음악은 물론, 당시의 슈베르트, 베버, 그리고 모차르트와 콘스탄체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 중에서 생존한 두 아들 중 하나인 사비에르 모차르트(Xavier Mozart)의 음악도 반영하였다.
프루 모차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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