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뚜알(L'étoile) - The Star(The Lucky Star) - 럭키 스타. 행운의 별
엠마누엘 샤브리에
엠마누엘 샤브리에
'사람은 샴펜만으로는 살수 없다. 엠마누엘 샤브리에의 음악도 필요하다. 미학적으로 볼때 샤브리에의 음악은 차게 만든 돔 페리뇽(Dom Perignon)과 같다.' 워싱턴포스트는 샤브리에의 오페라 '레뚜알'의 공연에 대하여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엠마누엘 샤브리에(Emmanuel Chabrier: 1841-1894)라고 하면 오케스트라 작품인 '에스파냐'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최근 몇년동안 샤브리에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는 3막의 보석과 같은 코믹 오페라인 '레뚜알'(L'étoile)로 자리를 옮겼다. 스트라빈스키는 '레뚜알'을 걸작 중의 걸작이라고 찬양했다. '레뚜알'은 비록 스토리는 대수롭지 않지만 프랑스 오페라 부프(Opera bouffe) 전통에 있어서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창의적인 음악 때문이다. 잠들어 있는 라줄리를 간지럽히며 부르는 트리오, 술주정꾼들의 어이없는 이중창, 재채기 아리아등은 '레뚜알'만이 가진 특별함이다. 그리고 여기에 프랑스 그랜드 오페라의 면모를 엿볼수 있는 화려함도 감추어져 있으니 흥미를 가지지 않을수 없다. 프랑스의 술인 그린 샤트러스(Green Chartreuse)를 찬양하는 노래는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한 풍자이다. 샤브리에의 오페라 '레뚜알'은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며 위트에 넘쳐 있는가 하면 보석처럼 반짝인다. 그리고 샴페인처럼 우리의 감정을 반짝이게 만든다. 더구나 처음부터 끝까지 배꼽을 쥐게 하는 코미디이다. 새로운 연출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코미디언처럼 차리고 나타난다.
리옹 오페라단의 공연을 담은 DVD
오페라에서는 서로 신분이 바뀌는 바람에 소동이 벌어지는 스토리가 종종 있다. '레뚜알'에서도 그렇지만 그런데 이상하게도 '레뚜알'에서의 신분 교체는 더 복잡하고 더 엉뚱하다. 그리고 '레뚜알'에서는 모두의 역할이 코믹하다. 행상을 하는 라줄리(Lazuli)도 그렇고 임금이라는 우프(Ouf)도 그러하며 심지어 이웃나라 공주로서 우프와 결혼키로 되어 있어서 찾아온 라울라(Laoula)도 웃긴다. '레뚜알'의 대본은 유제느 르트리에(Eugène Leterrier)와 알베르 반루(Albert Vanloo)가 공동으로 썼다. 샤브리에는 1875년 어느날 친구인 화가 갸스통 히르슈(Gaston Hirsh)의 집에서 대본가인 유제느 르트리에를 비롯한 몇 사람을 만났다. 샤브리에는 이들에게 O petite étoile(오 작은 별)이라는 로망스 소품을 피아노로 연주해 주었다. 샤브리에의 음악을 들은 르트리에와 반루는 즉각적으로 합심하여 오페라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대본가들은 샤브리에가 이미 작곡해 놓은 단막의 코믹 오페라인 Fisch-Ton-Kan(fiche ton camp: 썩 꺼져라)에 깊은 인상을 받아서 이 코믹 오페라에 등장하는 인물들중 몇명의 이름을 새로운 오페라에도 그대로 사용키로 했다.
라울라와 라줄리, 에리쏜과 알로에
'레뚜알'은 1877년 11월 28일 오펜바흐의 파리코미디극장(Théâtre des Bouffes Parisiens)에서 초연되었다. 초연에서 오케스트라는 스코어가 연주하기에 너무 힘들어서 고생을 했다. 오펜바흐의 음악도 연주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샤브리에의 음악은 한술 더 뜨는 것이었다. 프랑스 이외의 지역에스는 베를린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이듬해인 1878년 10월 4일이었다. 그리고 부다페스트에서는 11월 23일에, 뉴욕에서는 1890년년이었다. 뉴욕 공연에서는 타이틀을 The Merry Monarch(유쾌한 군주)라고 변경하였다. 뉴욕의 공연에서는 스코어가 연주하기에 너무 어려워서 상당부분을 비교적 쉽게 다시 편곡되었다. 그후 여러 곳에서 쉽게 편곡된 스코어를 사용하였으나 1909년 브뤼셀 공연으로부터는 오리지널 스코어를 고수하는 경향이었다.
점성술사인 시로코, 왕궁의 손님으로 들어간 라줄리, 그리고 우프왕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우프1세(Ouf 1er: T)는 36개 지방을 다스리는 왕으로서 39세 생일을 맞이한다. 온전한 정신의 인물은 아니다. 시로코(Siroco: B)는 점성술사이다. 에리쏜(Hérisson: Bar) 공자는 마타퀸(Mataquin) 공국의 대사이다. 타피오카(Tapioca: T)는 에리쏜 공자의 비서이다. 라줄리(Lazuli: MS)는 거리의 행상이다. 라줄리는 남자이지만 여자가 역할을 맡는다. 라울라(Laoula: S) 공주는 우프왕과 결혼키로 되어 있다. 알로에(Aloès: MS)는 에리쏜 공자의 부인이다. 오아시스(Oasis: S)는 공주의 시녀이다. 이밖에 아스포델(Asphodèle: S), 유카(Youca: S), 아드자(Adza: S), 지니아(Zinnia: S), 쿠쿨리(Koukouli: S), 경찰서장 등이 등장한다.
라울라, 라줄리, 그리고 에리쏜의 진짜 부인인 알로에
[제1막] 미친 왕이라고 불리는 우프1세는 해마다 생일이면 특별한 방법으로 생일을 자축한다. 마땅한 사람을 선택하여 광장에서 공개 처형하는 것이다. 우프왕은 39세 생일을 맞이하여 예년처럼 축하키로 한다. 우프왕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게 변장하고 적당한 처형대상을 찾아 돌아다닌다. 한편, 마타퀸 공국의 대사인 에리쏜은 부인 알로에, 비서 타피오카, 라울라와 함께 우프왕이 다스리는 왕국을 찾아 온다. 이들은 자기들의 신분을 감추고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라울라는 마타퀸 공국의 이웃에 있는 왕국의 공주이다. 에리쏜이 이곳에 온 것은 라울라와 우프왕의 결혼을 주선하기 위해서이다. 라울라 공주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에리손의 부인으로 가장했다. 에리쏜 일행이 광장에 들어섰을 때 행상인 라줄리가 라울라의 모습을 보고 단번에 사랑하게 된다. 미친사람과 같은 우프왕과 결혼해야 하는 것을 괴로워하고 있던 라울라 공주도 비록 행상을 하는 청년이지만 라줄리에게 호감이 간다. 라줄리라는 행상이 귀한 신분인 라울라에게 대단한 호감을 가진 것을 알아차린 에리쏜 대사는 라울라가 이미 결혼한 여자라고 얘기해 준다. 실망한 라줄리는 마침 지나가던 어떤 사람을 보자(실은 우프왕) 홧김에 그를 발로 걷어찬다. 그러지 않아도 희생자를 물색하던 우프왕은 어떤 청년이 자기를 때리자 대상자를 찾게 되어 기뻐한다. 우프왕은 가장한 옷을 벗어 던지고 부하들에게 라줄리를 체포토록 한 후 사형에 처하겠다고 말한다.
우프왕의 점성술사인 시로코는 이번 기회에 우프왕의 어리석은 생일 축하 습관을 고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프왕의 희생자로 선정된 라줄리를 보니 사람이 성실한것 같아서 살려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시로코는 라줄리가 처형되기 직전에 우프왕에게 지금 체포한 저 사람은 왕과 끊을래야 끊을수 없는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고 밝히고 저 하늘에 방금 나타난 큰 별이 예언하기를 만일 저 청년이 죽게 된다면 우프왕도 24시간 후에는 죽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때 나타났다는 큰 별을 레뚜알이라고 부른다. 그 말을 들은 우프왕은 라줄리를 살려두어야 했다. 그는 라줄리를 왕궁의 손님으로 데려온다. 그리고 신하들에게 라줄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주라고 지시한다.
에리쏜, 라울라, 알로에, 타피오카
[제2막] 행상이던 라줄리는 왕궁에서 연일 잘먹고 잘 지낸다. 그러나 그것도 며칠뿐이다. 라줄리는 화려함과 사치함에 싫증을 낸다. 그리고 오로지 라울라만을 그리워한다. 라줄리는 우프왕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은 에리쏜 대사의 부인인 라울라라고 말한다. 우프왕은 라줄리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그래서 라울라의 남편이라고 하는 에리쏜을 감옥에 가두고 라줄리와 라울라가 멀리 도망가도록 주선해 준다. 우프왕은 자기와 결혼할 여자를 라줄리와 도망가도록 만들어 준 것이다. 마침 감옥에 있던 에리쏜이 탈출한다. 에리쏜은 행상인 라줄리와 라울라 공주가 도망가는 것을 목격하고 병사들에게 어서 저 놈은 총으로 쏘라고 명령한다. 총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병사들이 데려온 것은 라울라 뿐이고 라줄리는 종적을 찾을수 없다. 그러자 우프왕은 라줄리가 죽었으므로 자기도 곧 죽을 것으로 생각하여 크게 한탄한다.
점성술사인 시로코, 라줄리, 그리고 우프왕
[제3막] 라줄리는 병사들이 쏜 총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라울라를 만나러 다시 왕궁으로 스며든 라줄리는 우프왕과 점성술사인 시로코, 그리고 이제는 정체를 들어낸 에리쏜이 서로 얘기를 나누는 것을 엿듣는다. 이들은 라줄리가 죽었는지 확실치 않으므로 기다려 보자고 하면서 기운을 차리기 위해 그린 샤르트러스(Green Chartreuse: 130가지의 약초로 만든 술)를 마시기로 한다. 이들은 라울라 공주를 왕궁의 어느 방에 아무도 모르게 감금해 놓았다는 얘기도 나눈다. 라울라가 있는 방으로 스며 들어간 라줄리는 극적으로 라울라와 다시 만난다. 두 사람은 두번째 도주를 계획한다. 우프왕은 아무리 기다려도 라줄리가 나타나지 않자 그가 죽은 것으로 믿어서 자기도 곧 죽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프왕은 라울라와 진작에 결혼하여 후손을 두었더라면 왕위를 계승할수 있었을 것이라며 후회한다. 시계가 다섯시를 치지만 우프왕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프왕은 점성술사의 예언이 틀린 것을 알아차린다. 그때 라줄리가 나타난다. 우프왕은 라줄리가 살아 있기 때문에 자기가 죽지 않았다고 믿어서 크게 기뻐한다. 그리고 여자는 다시 구하면 된다고 말하면서 라울라와 라줄리의 결혼을 승락한다. 에리쏜 등이 라울라와 라줄리의 결혼을 반대하자 라줄리는 1막의 마지막에 우프왕이 무엇이든지 원하는 것은 다 들어주겠다는 말을 상기시킨다.
우프왕과 라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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