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루뱅(Chérubin) - 체루빈
쥘르 마스네
쥘르 마스네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피가로의 결혼'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오페라들이다. 이 두 오페라는 모두 프랑스의 작가인 보마르셰의 피가로 관련 3부작에서 1부와 2부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들이다. 1편이 Le Barbier de Séville(The Barber of Seville) 또는 la Précaution inutile(쓸데없는 조심)이며 2편이 Le Mariage de Figaro(Le nozze di Figaro: 피가로의 결혼)이고 3편은 La Mère coupable(The Guilty Mother: 죄 많은 어머니)이다. 그러므로 1편과 2편은 오페라로 만들어졌지만 3편은 아직 만들어 지지 않았다. 그런데 프랑스의 쥘르 마스네(Jules Massenet: 1842-1912)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제2부 '피가로의 결혼'의 후속편을 만들었다. 실상 마스네는 음악만 만들었고 대본은 프랑시스 드 크루아세(Francis de Croisset)가 그가 일찍이 만들어 놓았던 극본인 셰르뱅(Chérubin)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셰르뱅은 케루비노의 프랑스식 표현이다. 케루비노는 '피가로의 결혼'에서 바람깨나 피던 미소년으로 백작부인에게 연정을 품었다가 백작의 노여움을 받아 군대로 들어가게 된 인물이다. 마스네의 '셰르뱅'은 그 후의 케루비노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군대에 간 셰르뱅의 입대를 환영하는 파티가 열리며 또한 17세 생일 파티가 열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천성이 여자를 좋아하는 셰르뱅은 군대에 와서도 제 버릇을 버리지 못하여 여자들을 추구하다가 벌이는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셰루뱅의 입대 및 17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의 장면
오페라 '셰르뱅'은 1905년 2월 14일 발렌타이 데이에 몬테 칼로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셰르뱅'은 마스네의 음악 중에서 가장 반짝이며 매력적인 음악이 보석처럼 담겨 있다. 최근의 공연 중에서는 1994년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된 것이다. 리릭 소프라노인 수잰 그레이엄(Susan Graham)이 셰루뱅의 역할을 맡은 것이었다. 주요 등장인물은 셰루뱅 이외에 철학자(Le Philosophe: B), 스페인 플라멩고 댄서(L'Ensoleillad: S), 셰루뱅을 좋아하는 니나(Nina: S), 백박(Le Comte: Bar), 백작부인(La Comtesse: S), 남작(Le Baron: Bar), 남작부인(La Baronne: MS), 공작(Le Duc: T), 리카르도 대위(Captain Ricardo: T) 등이다. 오페라 '셰루뱅'에는 몇 곡의 뛰어난 아리아가 있다. 1막에서 셰루뱅의 아리아 Je suis gris(나는 취했도다), 1막에서 니나의 아리아 Lorsque vous n'aurez rien a faire(당신이 아무런 할 일이 없을 때), 3막에서 스페인 댄서의 아리아 Vive amour qui reve, embrasse, et fuit(꿈꾸고 포옹하며 도망가는 사랑을 위해서)이다.
셰루뱅과 백작부인
[제1막] 알마비바 백작의 시종소년이던 셰루뱅은 이제 군대에 배속되었다. 셰루뱅의 가정교사인 철학자는 하인들에게 셰루뱅의 입대를 축하하며 그의 하는 파티를 벌일 것이라고 발표한다. 공작과 남작은 셰루뱅이 스페인의 유명한 댄서인 랑솔레이야(L'Ensoleillad)를 파티에 초청했다고 밝힌다. 백작부인의 하녀인 니나는 철학자에게 셰루뱅을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이윽고 셰루뱅이 도착한다. 그는 여인들의 손에 키스를 하며 인사를 나누기에 바쁘다. 그러더니 백작부인에게 은밀히 편지를 준다. 손님들이 파티장으로 모두 옮겨가자 셰루뱅은철학자에게 실은 백작부인과 스페인 댄서를 둘 다 사랑하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으냐고 자문을 구한다. 갑자기 백작이 노기가 충천하여 들어선다. 셰루뱅이 백작부인에게 편지를 전한 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화가 치밀어서 셰루뱅을 죽이겠다며 들어선 것이다. 니나가 나서서 사실 그 편지는 셰루뱅이 자기에게 보낸 것이라며 그 내용을 줄줄이 암송한다. 백작은 백작부인에게 자기가 어리석었다고 말하며 용서를 구한다. 백작부인이 니나에게 갈 편지가 자기에게 잘못 전해진 것일 뿐이라며 백작을 용서한다. 모두들 나가고 셰루뱅과 철학자만이 남아 있자 셰루뱅은 다시한번 철학자에게 백작부인과 스페인 댄서를 모두 사랑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프레데리카 폰 슈타데가 셰루뱅의 역할을 맡아 취입한 음반
[제2막] 백작의 성에서 머지 않은 곳에 있는 어떤 여관이다. 여행하는 사람들이 여관집 주인과 싱갱이를 벌인다. 좋은 방이 있을 텐데 자기들에게는 형편없는 방을 배정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공작부인과 남작부인마저 자기들의 방이 형편없다고 불만을 터트린다. 곧이어 장교들이 도착하여 셰루뱅의 입대를 축하하러 왔다고 말한다. 장교들 중에 리카르도 대위는 애인과 함께 왔다. 여관에 도착한 셰루뱅은 다른 일은 제쳐놓고 우선 리카르도 대위의 애인과 수작을 벌인다. 이 모습을 본 리카르도 대위는 화가 나서 셰루뱅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두 사람이 결투를 준비하고 있을 때 스페인 댄서가 들어선다. 그 때문에 결투가 지연된다. 하지만 스페인 댄서가 셰루뱅에게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자 셰루뱅은 원래 대로 리카르도 대위와 결투를 벌인다. 그때 철학자가 나타나 두 사람의 결투를 말린후 두 사람의 화해를 주선한다. 잠시후 셰루뱅은 스페인 댄서를 유혹하는데 성공한다.
셰루뱅은 스페인 댄서가 묵고 있는 방의 발코니 밖에 서 있다. 그 옆에는 각각 공작부인과 남작부인의 묵고 있는 방의 발코니가 있다. 셰루뱅이 세레나데를 부르자 세 여인은 셰루뱅이 자기에게 세레나데를 부르는 것으로 생각한다. 세 여인은 따로 따로 세레나데를 부르고 있는 셰루뱅에게 사랑의 징표를 던져 준다. 공작과 백작과 남작은 셰루뱅이 자기들의 부인에게 수작을 걸고 있는 것을 알고 분노한다. 이들은 밖으로 나와 셰루뱅에게 해명하라고 요구하며 결투를 신청한다. 셰루뱅은 사태가 복잡해 지자 도망간다.
오페라 '셰루뱅' DVD
[제3막] 여관 밖에서 셰루뱅이 결투를 하기 위해 세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셰루뱅은 아무래도 세 사람을 모두 이길수 없으므로 유언장을 쓴다. 철학자가 나타나 셰루뱅에게 결투하는 기술을 가르쳐준다.그때 공작부인과 남작부인이 나와서 셰루뱅이 어제 밤에 누구에게 세레나데를 불렀는지 확실히 알고자 한다. 셰루뱅은 자기가 세레나데를 보낸 여인은 스페인 댄서라고 밝힌다. 이 얘기를 들은 공작과 남작은 결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결투를 취소한다. 그러나 셰루뱅은 스페인 댄서가 자기에게 눈길도 한번 주지 않고 여관을 떠나자 마음이 몹시 상한다. 그때 백작부인의 하녀인 니나가 나타나 자기는 셰루뱅을 너무 사랑하고 있는데 셰루뱅은 그런 자기의 마음을 몰라주고 있다면서 수녀원에 들어가 수녀가 되겠다고 말한다. 셰루뱅은 니나야 말로 자기에게 필요한 여인이라고 생각하여 니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제발 수녀원에 들어가지 말라고 만류한다. 셰루뱅이 모든 사람에게 자기의 사랑은 니나뿐이라고 선언하자 모두들 안심하고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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