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198. 버나드 헤르만과 칼라일 플로이드의 '우터링 하이츠'

정준극 2011. 7. 27. 21:23

우터링 하이츠(Wuthering Heights) 

버나드 헤르만과 칼라일 플로이드가 별도로 작곡

Emily Brontë(에밀리 브론테)의 동명(同名)소설 바탕

 

히스클리프와 케서린 언셔. 폭풍이 몰아치는 어느날 밤, 케서린은 히스클리프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을 약속하기 위해 찾아가지만 히스클리프는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는다.

   

우터링 하이츠(Wuthering Heights)는 에밀리 브론테(Emily Brontë: 1818-1848)의 유일한 소설이다. 엘리스 벨(Ellis Bell)이라는 필명으로 1847년에 출판되었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두 편의 오페라가 작곡되었다. 하나는 뉴욕 출신의 버나드 헤르만(Bernard Herrmann: 1911-1941)이 작곡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우스 캐롤이너 출신의 칼라일 플로이드(Carlisle Floyd: 1926-)가 작곡한 것이다. 두 오페라의 타이틀은 당연히 모두 '우터링 하이츠'이다. 버나드 헤르만은 영화음악 작곡가로서 더 유명하다. 오손 웰스(Orsen Welles)의 영화 '시민 케인'(Citizen Kane: 1941)의 음악을 작곡하였고 그후에는 알프레드 히치코크의 영화들인 '사이코'(Psycho: 1960),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 1959), '버티고'(Vertigo) 등 8편의 음악을 작곡한바 있다. 감리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칼라일 플로이드는 '수산나'(Susannah: 1955), '조나탄 웨이드의 수난'(The Passion of Jonathan Wase: 1962), '생쥐와 인간'(Of Mice and Men: 1970), '꽃과 매'(Flower and Hawk: 1972), '콜드 새시 트리'(Cold Sassy Tree: 2000)등의 오페라를 작곡한 미국의 중견 오페라작곡가이다.

 

 

버나드 헤르만 과 칼리슬 플로이드(우)

   

버나드 헤르만은 '우터링 하이츠'에 매료하여 오페라로 만들기로 작정하고 1943년부터 작곡을 시작했다. 완성된 것은 8년 후인 1951년이었다. 프롤로그와 전 4막,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었다. 에필로그의 음악은 프롤로그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무대공연은 당장 이루어지지 않았다. 작곡을 완성한지 15년 후에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레코딩을 했을 뿐이다. 정식 초연이 이루어진 것은 버나드 헤르만의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하는 2011년 4월이었다. 버나드 헤르만의 '우터링 하이츠'의 대본은 그의 첫번째 부인인 루실 플레처(Lucille Fletcher)가 썼다. 오페라 작곡이 마무리될 즈음에 허만과 플레처는 이혼했고 헤르만은 사촌인 루시와 결혼했다. 허만의 '우터링 하이츠'는 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지만 사람들은 이 작품이 허만의 재능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헤르만이 '우터링 하이츠'의 작곡을 착수한 때에 그는 에밀리 브론테의 동생인 샬로테 브론테의 '제인 에어'(Jane Eyre)의 영화음악을 작곡하고 있었다. 이렇듯 헤르만은 브론테 자매의 작품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버나드 헤르만이 '우터링 하이츠'을 완성한 것은 1951년 6월 30일 미네아폴리스에서였다. 하지만 이 오페라는 헤르만의 생전에 공연되지 못하였다. 물론 몇 차례의 시도는 있었다. 예를 들면 줄리우스 루델(Julius Rudel)에 의해서였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미국시민이 된 지휘자 루델은 헤르만의 '우터링 하이츠'의 공연을 주선하면서 단 음악을 줄이고 피날레를 다르게 만들것을 요구했다. 헤르만이 거절했기 때문에 공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영국 할레 오케스트라의 존 바르비롤리(John Barbirolli)도 시도를 했지만 스코어를 자세히 보더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지 포기했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은 레오폴드 스토코브스키의 지휘로 공연을 계획했었으나 스토코브스키의 사정상 취소되었다. 1957년에는 하이델베르크 오페라단이 시도를 했었다. 그러나 계약이 늦어지는 등 사정이 있어서 역시 취소되었다.

 

줄리엣 비노셰(Juliette Binoche)가 캐서린의 역할을 맡은 영화의 포스터

   

버나드 헤르만의 '우터링 하이츠'가 공식적으로 초연된 것은 1982년 11월 6일 오레곤주의 포틀랜드에서였다. 허만이 세상을 떠난지 거의 7년 후의 일이었다. 하지만 포틀랜드의 공연은 아쉽게도 전체 스코어 중에서 약 40분을 축소한 것이었다. 그리고 피날레는 수년전 줄리우스 루델이 제안한 대로 업 비트 엔딩(Up-beat ending)으로 변경된 것이었다. 연출은 오손 웰스에게 청탁하였으나 어쩐 일이지 그는 거절하였다. 포틀랜드의 공연은 비디오로 녹화되어 배급될 예정이었으나 당시 비디오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취소되었다. 하지만 포틀랜드 초연은 평론가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은 것이었다. 그리하여 헤르만의 '우터링 하이츠'가 정식으로 초연된 것은 2011년 4월 미네소타 오페라단에 의해서였다. 버나드 헤르만의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하여서였다. 마이클 크리스티(Michael Christie)가 지휘했다.

 

칼라일 플로이드의 '우터링 하이츠'는 버나드 헤르만의 오페라보다 늦게 완성되었지만 초연은 먼저 이루어졌다. 1958년 7월 16일 산타페 오페라단이 어빙 구트만(Irving Guttman)의 지휘로 초연했다. 수정본은 이듬해인 1959년 뉴욕 시티 오페라에서 공연되었다. 뉴욕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필리스 커틴(Phyllis Curtin), 소프라노 패트리시아 뉴웨이(Patricia Neway), 테너 리챠드 카씰리(Richard Cassilly)가 출연했다. '우터링 하이츠'의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우터링 하이츠는 영국 북부 요크셔어(Yorkshire) 지방의 작은 마을이다. 요크셔어는 브론테 자매들의 고향이다. 이 지역은 항상 구름이 많이 끼는 날씨이며 잡초가 무성한 황무지로 되어 있다. 헤르만의 '우터링 하이츠'는 프롤로그와 전 4막에 에필로그가 있으나 플로이드의 '우터링 하이츠'는 에필로그가 없다. 플로이드의 '우터링 하이츠'는 대본을 작곡자 자신이 썼다.

 

주인공인 히스클리프(Heathcliff: Bar)는 어릴 때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었으나 마침 우터링 하이츠의 주인인 언셔(Earnshaw)씨가 런던에 왔다가 측은하게 여겨서 데려와 친자식처럼 키웠다. 히스클리프는 어릴 때부터 오누이 처럼 함께 지낸 언셔씨의 딸 캐서린(Catherine: S)을 사랑하지만 캐서린은 인근 트러시크로스 그레인지(Thrushcross Grange)에 살고 있는 에드가 린턴(Edgar Linton: T)과 결혼한다. 캐서린과 에드가 사이에 딸이 태어난다. 캐서린은 딸의 이름을 자기의 이름을 따서 캐서린이라고 짓는다. 애칭으로는 캐시(Cathy)이다. 한편,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이 에드가와 결혼하자 에드가의 여동생인 이사벨라 린턴(Isabella Linton: S)과 결혼한다. 한편, 언셔씨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힌들리 언셔(Hindley Earnshaw: T)이다. 캐서린의 오빠이다. 리스클리프를 못마땅하게 여겨서 핍박한 사람이다. 이밖에 우터링 하이츠의 가정부인 넬리 딘(Nelly Dean: MS)이 나오며 나중에 히스클리프의 트러시크로스 그레인지 저택을 임대하여 살고 있는 로크우드(Lockwood)도 등장한다. 그리고 조셉(Joseph: T)는 우터링 하이츠의 나이 많은 하인이다. 헤르만의 오페라 '우터링 하이츠'는 네로 로만틱 오페라로 분류된다. 우터링(Wuthering)이라는 말은 요크셔어 방언으로서 Turbulent weather(몹시 거친 날씨)라는 뜻이다. 하이트(Height)는 언덕 또는 높은 지대를 말한다.

 

캐서린과 히스클리프. 미네소타 오페라. 2011년 4월

     

헤르만의 '우터링 하이츠'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플로이드의 줄거리와 다를바가 없다. 다만 형식이 조금 다를 뿐이다. 헤르만은 에밀리 브론테가 남긴 다른 시와 샬로테 브론테의 '우터링 하이츠' 제2부로부터도 시를 가져다 사용했다. 오페라는 플래쉬백 스타일로서 과거와 현재가 반복하여 등장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프롤로그는 세가지 기본적인 모티프를 소개하고 있다. 하나는 비극적인 캐시의 영혼이 한숨을 쉬는 모티프이다. 목관악기들이 연주한다. 두번째는 우터링 하이츠 자체를 소개하는 모티프이다. 첼로와 콘트라베이스들이 연주한다. 세번째는 역시 캐시에 대한 모티프이다. 클라리넷이 연주한다. 프롤로그의 음악과 에필로그의 음악은 같다. 프롤로그는 캐서린 언셔가 죽은지 20년이 지난 때의 일이다. 캐서린이 망령으로서 다시 나타난다.

 

[제1막] 히스클리프는 집없는 떠돌이 소년이었다. 언셔씨가 길에서 보고 측은하여서 데려다 기르기 시작했다. 언셔씨의 집에는 캐서린이라는 소녀가 있었다. 오누이처럼 자란 두 사람은 어느덧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다. 야상곡과 같은 사랑의 듀엣은 두 사람의 사랑을 다짐해 주는 것이다. 크리스마스가 되었다. 언셔씨 저택에서 오랫동안 가정부 일을 해왔던 넬리는 지나간 행복한 시절을 회상한다. 특히 언셔씨가 어린 히스클리프를 마치 친자식처럼 돌보아 주던 일을 기억한다. 캐서린이 방학이 되어 집으로 돌아온다. 캐서린은 거지와 다름없었던 히스클리프를 마치 아들처럼 대하여 주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이 자기를 비웃고 조롱한다고 생각한다. 언셔씨의 아들인 힌들리는 아버지가 길에서 데려온 히스클리프를 아들처럼 대하여 주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틈만 있으면 히스클리프를 핍박한다. 히스클리프는 복수를 다짐한다.

 

[제2막] 케서린을 사랑하는 히스클리프의 마음은 더욱 분명해진다. 히스클리프의 아리아 Come Cathy, it's a wild fresh afternoon은 그런 마음을 잘 표현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캐서린은 일부러 남들이 보라는 듯 히스클리프에게 모욕을 주는 것으로 자기와 히스클리프는 신분이 다르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면서도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잊지 못한다. 이웃 마을에 사는 훌륭한 신사인 에드가가 캐서린에게 마음을 둔다. 그런 사실을 알게된 캐서린은 공연히 에드가에게도 모욕을 주어 자기를 미워하게 만든다. 캐서린은 마침내 마지막으로 히스클리프를 만나 저 멀리 도망가자고 말하기로 결심한다. 캐서린은 폭풍이 몰아 치는 밤에 히스클리프를 찾가 위해 황야를 헤맨다. 하지만 히스클리프의 마음은 냉정하다.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와 결혼할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급기야는 에드가와 결혼한다. 언셔씨가 세상을 떠나자 힌들리가 모든 것을 상속한다. 힌들리는 결혼하여 아들도 두었다. 힌들리의 성격은 점점 더 포악해 진다. 술에 취하여 들어와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보통이다. 그날도 힌들리는 술에 취하여 아무런 이유도 없이 하녀를 칼로 죽이겠다고 위협한다. 힌들리의 부인이 보다 못하여 말리자 이번에는 아들 헤어턴(Hareton)을 계단 꼭대기 올려 놓고 떨어트려 죽이겠다고 위협한다. 우터링 하이츠는 점점 평화와 사랑을 잃어간다.

 

[제3막] 캐서린과 에드가가 결혼한지도 3년이 지난다. 소식이 없었던 히스클리프가 우터링 하이츠를 찾아온다. 히스클리프를 본 캐서린은 아직도 히스클리프를 사랑하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캐서린은 이제 비록 에드가의 부인이 되었지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히스클리프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히스클리프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우터링 하이츠에서의 이상한 생활이 시작된다. 히스클리프는 에드가를 나약하다고 하면서 비웃는다. 캐서린은 에드가에게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히스클리프는 에드가의 여동생인 이사벨에게 관심을 둔다. 그러자 캐서린은 이사벨에게 히스클리프에 대하여 관심을 갖지 말라고 경고한다. 히스클리프는 그러한 캐서린에게 이사벨을 즐겁게 해줄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고 말한다. 그럴수록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에게 집착한다. 하지만 히스클리프는 결국 이사벨에게 청혼을 한다.

 

[제4막] 해가 바뀌어 이듬해 3월이지만 아직 날씨는 겨울과 같다. 이사벨은 넬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히스클리프가 아직도 캐서린을 잊지 못하고 사랑하고 있음이 확실하다면서 그런 히스클리프를 증오한다고 밝힌다. 힌들리는 이제 구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알콜중독자가 되었고 미친사람처럼 되었다.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총으로 쏘아 죽이고 싶어한다. 드디어 힌들리와 히스클리프가 싸움을 하게 된다. 이사벨은 힌들리의 편을 들어서 그에게 총을 쥐어준다. 하지만 히스클리프가 힌들리를 제압하자 이사벨은 히스클리프를 도와주려고 했다면서 변명을 한다. 4막은 히스클리프가 자기가 들에서 따온 꽃들을 창문을 열고 캐서린에게 뿌리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명상곡이 뒤 따른다. 아름다운 대위법으로서 사랑과 회한이 혼합된 음악이 나온다. 캐서린은 이제 죽어가고 있다. 마음의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지 못하여서 죽어가고 있다. 이제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은 서로 사랑한다고 마지막으로 고백한다. 히스클리프는 자기를 버리고 에드가와 결혼한 캐서린을 용서한다고 말한다. 캐서린이 죽자 히스클리프는 영혼이라도 돌아와 달라고 간청한다. 창문에 캐서린의 혼령이 나타나자 히스클리프는 그자리에 주저 앉아 숨을 거둔다. 밖에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다.

 

캐서린과 히스클리프

 

다음은 칼리슬 플로이드의 '우터링 하이츠'의 줄거리이다.

[프롤로그] 눈보라가 치는 밤이다. 히스클리프의 트러시크로스 그레인지 저택을 임대하여 살고 있는 로크우드가 눈보라 때문에 길을 가지 못하고 우터링 하이츠에서 하루밤 신세를 진다. 우터링 하이츠에 오래 있었던 넬리 딘이 로크우드를 손님방으로 안내한다. 로크우드는 밤에 캐서린 언셔에 대한 악몽을 꾼다. 로크우드가 비명을 지르자 히스클리프가 그 소리를 듣고서 뛰어 들어온다. 로크우드로부터 꿈 이야기를 들은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이 밖에 있다고 생각하여 밖으로 나가 눈보라를 헤치고 캐시를 찾아 나선다.

 

[제1막] 20년전의 우터링 하이츠이다. 캐시(캐서린)과 히스클리프는 들판을 자유롭게 거닐면서 기쁨에 넘쳐 있다. 고아인 히스클리프는 캐시의 아버지인 언셔씨가 데리고 와서 자식처럼 키웠다. 언셔씨의 아들이며 캐시의 오빠인 린들리는 그런 히스클리프를 미워한다. 언셔씨가 세상을 떠나고 이제 힌들리가 주인이다. 힌들리가 늙은 하인인 조셉에게 기도문을 읽으라고 하지만 조셉은 잠에 떨어진다. 그 틈을 타서 캐시와 히스클리프는 슬며시 들판으로 나간다. 장면이 바뀌어 캐시는 트러시크로스 그레인지에서 에드가 린턴과 함께 5주나 지낸다. 우터링 하이츠의 가정부인 넬리는 히스클리프에게 캐시가 돌아올테니 제발 깨끗이 씻고 옷도 좀 잘 입으라고 당부한다. 히스클리프는 캐시와 약혼 얘기가 있는 에드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제2막] 캐시가 에드가의 저택에 가서 지내겠다고 하자 히스클리프가 나서서 반대한다. 에드가가 오자 캐시는 갑자기 화를 내더니 넬리를 못살게 굴고 에드가의 뺨을 때리기 까지 한다. 나중에 캐시와 에드가는 화해한다. 힌들리는 점점 술에 빠진다. 술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힌들리는 자기의 아들 헤어턴과 넬리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캐시는 넬리에게 히스클리프를 사랑하지만 에드가와 결혼하겠다고 밝힌다. 이 말을 엿들은 히스클리프는 분을 참지 못하여 어디론가 정처없이 사라진다. [제3막] 그로부터 3년후 트러시크로스 그렌이지이다. 히스클리프가 에드가의 부인이 된 캐시를 찾아온다. 에드가의 여동생인 이사벨이 이제는 신사가 된 히스클리프를 보고 그를 사랑한다. 히스클리프는 캐시에 대한 복수심으로 이사벨과 결혼한다. 캐시는 마음이 아파서 결국은 병에 걸린다. [제4막] 이사벨과 히스클리프가 결혼한다. 그렇지만 우터링 하이츠에서 이사벨의 생활을 비참하다. 히스클리프에게 큰 빚을 진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죽이고자 하지만 실패한다. 캐시는 히스클리프가 팔에 안겨 숨을 거둔다. 히스클리프는 밖에서 캐시의 음성을 듣자 들판으로 뛰어 나간다.

 

영화 '우터링 하이츠'의 한장면. 히스클리프 역의 로렌스 올리비에. 캐서린 역의 메를 오베론(Merle Oberon)

        

(소설의 줄거리)

두 오페라의 줄거리를 너무 간략하게 소개하였기 때문에 사연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을수 있다. 더구나 아무리 오페라의 내용이 원작 소설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하지만 오페라는 오페라이기 때문에 스토리의 전개가 뛰어 넘어갈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원작 소설의 줄거리를 소개함으로서 오페라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소설에서는 두명의 내레이터가 등장한다. 히스클리프의 트러시크로스 그레인지(Thrushcross Grange) 저택을 임대하여 살고 있는 로크우드(Lockwood)씨와 가정부 넬리이다. 소설은 1801년을 무대로 삼고 있다. 이야기는 로크우드가 우터링 하이츠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트러시크로스 그레인지는 요크셔어의 들판에 서 있는 장대한 저택이다. 이 저택의 주인인 히스클리프는 인근의 우터링 하이츠에 살고 있다. 우터링 하이츠에서 하루 밤을 지내게 된 로크우드는 밤에 무서운 꿈을 꾼다. 캐서린 린튼의 혼령이 창문 밖에 나타나 자기를 집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애원하는 꿈이다. 잠에서 깬 로크우드는 우터링 하이츠의 오래 된 가정부인 넬리 딘(Nelly Dean)에게 히스클리프와 우터링 하이츠에 대한 이야기를 해 달라고 부탁한다.

 

로크우드로부터 내레이션을 넘겨 받은 넬리는 30년전의 일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터링 하이츠의 주인인 언셔(Earnshaw)씨가 리버풀에 나갔다가 거리를 방황하는 히스클리프를 가엽게 여겨서 집으로 데려 온다. 언셔씨는 히스클리프를 마치 친자식처럼 키운다. 언셔씨의 딸인 캐서린(Catherine)은 히스클리프와 함께 자라면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하지만 캐서린의 오빠인 힌들리(Hindley)는 히스클리프를 귀찮은 존재이며 라이벌로 생각하여 미워한다. 3년후 언셔씨가 세상을 떠난다. 아들 힌들리가 장원의 주인디 된다. 그때 힌들리는 이미 프란시스라는 여인과 결혼하였다. 새로 주인이 된 힌들리는 평소 싫어하던 히스클리프를 마치 일꾼처럼 부리며 일을 시킨다. 어엿한 아가씨가 된 캐서린은 이웃 트러시크로스 그레인지 저택에 살고 있는 린튼씨 가족과 친하게 지낸다. 캐서린의 성격은 거칠고 제멋대로이다. 그런 캐서린은 세련되고 온화한 성격의 에드가 린튼(Edgar Linton)에게 마음이 끌린다. 히스클리프는 에드가의 등장이 본능적으로 싫다.

 

1년후 평소에 폐렴으로 허약해진 프란시스가 아들 헤어턴(Hareton)을 출산하고 나서 그만 세상을 떠난다. 힌들리는 매일을 술로 지샌다. 힌들리는 부인 프란시스를 죽게 한 아들 헤어턴까지 미워한다. 그로부터 2년후 마침내 캐서린은 에드가와 결혼하기로 결정한다. 캐서린으로부터 결혼 소식을 들은 가정부인 넬리는 아무래도 히스클리프가 충격을 받아 무슨 일을 저지를것 같아 걱정이다. 어느날 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이 넬리에게 만일 히스클리프와 결혼한다면 그것은 체면이 손상되는 일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우연히 듣는다. 충격을 받은 히스클리프는 즉각적으로 우터링 하이츠를 떠난다. 놀란 캐서린은 히스클리프를 붙잡고 하스클리프가 자기의 생애에 있어서 땅 속에 있는 바위와 같은 존재라고 말하면서 제발 오해를 풀라고 간청하지만 히스클리프는 아무런 변명도 듣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떠난다. 얼마후 캐서린은 에드가와 결혼한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을 일견 행복해 보인다. 세월이 흘러 또 몇년이 지난다. 히스클리프가 돌아온다. 자기와 캐서린의 결혼을 막았던 사람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돌아온 것이다.

 

히스클리프는 무척 부자가 되어 있었다. 누구도 그가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 즈음에 힌들리는 술에 젖어서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했다. 히스클리프는 힌들리를 속여서 자기가 우터링 하이츠의 상속인이 되는 것으로 법적인 서류를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이번에는 캐서린과 결혼한 에드가를 파멸시키기 위해서 에드가의 동생인 이사빌라와 결혼한다. 히스클리프는 만일 에드가가 죽고 나면 트러시크로스 그레인지를 상속받는 입장이 된다. 캐서린은 히스클리프가 돌아온 후 병에 걸린다. 아마도 마음 병이 도져서 몸의 병이 된 것 같다. 캐서린은 딸을 출산하고 나서 몇시간 후에 숨을 거둔다. 딸의 이름도 캐서린이다. 애칭으로 캐시(Cathy)라고 부른다. 캐서린의 죽음을 맞이한 히스클리프는 다만 더욱 거칠어지고 신랄한 사람이 된다. 그리고 더욱 복수심에 불타는 사람이 된다.

 

이사벨라는 히스클리프와의 결혼이 불행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후회한다. 이사벨라는 히스클리프와 결혼한지 한달 후에 집을 나가 사라진다. 얼마후 소식에 의하면 이사벨라가 히스클리프의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이름은 린튼이라고 했다. 히스클리프는 사방을 수소문하여 아들을 찾는다. 마침내 히스클리프는 병들고 허약해진 아들을 찾아 우터링 하이츠로 데려온다. 실상 히스클리프는 아들에 대하여 별로 관심이 없다. 히스클리프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원수처럼 생각했던 사람들의 재산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지배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히스클리프는 몇년후 캐서린의 딸 캐시와 자기의 아들 린튼이 결혼하도록 설득한다. 그러면 에드가의 재산도 자기에게 들어올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히스클리프의 속셈을 파악한 캐시가 그런 결혼은 할수 없다고 거절하자 히스클리프는 캐시를 납치하여 자기 아들 린튼과 강제로 결혼시칸다.

 

얼마후 에드가 린튼이 세상을 떠난다. 그의 상속자로 되어 있는 린튼도 세상을 떠난다. 갑자기 미망인이 된 캐시는 사실상 우터링 하이츠에 갇혀 있는 생활을 한다. 그리고 히스클리프가 우터링 하이츠와 트러시크로스 그레인지를 모두 콘트롤 하는 입장이 된다. 그러한 때에 로크우드가 우터링 하이츠에 하루 밤 신세를 지기 위해 도착했던 것이고 넬리의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야기를 들은 로크우드는 충격을 받아 런던으로 떠난다. 그 후의 일은 다음과 같다. 우터링 하이츠에는 힌들리의 아들인 헤어턴이 살고 있다. 캐시와는 사촌간이다. 헤어턴은 아버지인 힌들리의 방치로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자랐다. 성질도 난폭한 편이다. 캐시는 그런 헤어턴에게 점점 애착을 갖고 친절하게 대한다. 마치 자기 어머니인 캐서린이 데려온 아이인 히스클리프에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준 것과 마찬가지로 헤어턴을 대하여 준다. 집을 비웠다가 오랜만에 돌아온 히스클리프는 헤어턴과 캐시가 서로 사랑하고 있는 사실을 보고 드디어 마음이 움직여 복수의 감정을 모두 버린다. 히스클리프는 후회와 고뇌 속에서 숨을 거둔다. 그리고 헤어턴과 캐시가 결혼한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묘지 옆에 묻힌다. 이야기는 로크우드가 두 사람의 묘지를 찾아가 보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