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페우스의 가면(The Mask of Orpheus)
Harrison Birtwistle(해리슨 버트위슬)의 3막 오페라
해리슨 버트위슬(1934-)
영국의 해리슨 버트위슬(Harrison Birtwistle)은 고대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작곡가이다. '오르페우스의 가면'(The Mask of Orpheus)도 그중의 하나이다. 대본은 러시아 계통의 발명가이며 대본가인 페터 치노비에프(Peter Zinovieff)가 썼다. 약 3시간이 걸리는 이 오페라는 1986년 5월 21일 런던의 잉글리쉬 내셔널 오페라(ENO)에서 초연되었다. '오르페우스의 가면'의 스토리는 대단히 복잡하다. 스토리를 전개함에 있어서 A에서 B로, B에서 C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오르페우스의 신화를 여러 각도에서 동시에 탐구하는 스타일로 되어 있다. 오르페우스 신화는 여러 버전이 있다. 버전마다 스토리의 전개가 조금씩이나마 차이가 있다. 그러한 상반된 개념을 동시에 검토해 보자는 것이 '오르페우스의 가면'의 내심이다.
오르페우스가 유리디스를 데리고 나가는 장면
오르페우스의 신화를 동시에 다각적인 면에서 조명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어려운 작업을 무대 디자인으로서 해결코자 하고 있다. 무대를 여러 칸으로 나누어 각 구역에서 서로 다른 스토리가 동시에 진행되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주요 등장인물인 오르페우스, 유리디스, 아리스테우스(Aristaeus)가 세 가지 다른 모습으로 등장토록 했다. 인간의 형태를 대표하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마임을 하는 역할로서, 영웅적인 모습으로, 인형극의 인물로서, 신화속의 존재로서 각각 등장토록 했다. 각각의 사건은 오페라에서 여러번 반복되도록 했다. 앞일이 예견된 대로, 현재에 일어난 사건대로,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일을 기억토록 하는 의미에서 여러번 반복되어 나타나도록 했다.
지하세계에서 나오는 오르페우스, 페르세포네, 유리디스(유리디체)
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아리스테우스가 유리디스를 유혹하는 행위이다. 1막의 1장에서 이 행위는 동시에 두가지 버전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유리디스가 죽기 전에 아리스테우스에게 능욕당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그러한 사건이 없이 죽는다는 것이다. 나중에 2막에서는 오르페우스가 이 사건을 기억하지만 유리디스가 죽기전에 그를 능욕한 것은 오르페우스도 아니며 아리스테우스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같은 복잡성 때문에 이 오페라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저 넓은 의미에서 대략적으로 소개할수 밖에 없다. 아리스테우스는 아폴로와 사냥의 여신 시레느(Cyrene)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아리스테우스는 The Best 라는 의미이다.
지하세계를 떠나오는 오르페오와 유리디체. 전통적인 스토리의 그림
[제1막]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스가 서로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얼마후 유리디스는 뱀에 물려 죽는다. 오르페우스는 유리디스를 따라 지하세계로 가기 위해 죽음의 사자(Oracle)와 협의한다. [제2막] 오르페우스는 17개의 아치를 통하여 지하세계로 떠난다. 각 아치에는 상징적인 이름이 붙어 있다. 오르페우스는 돌아오는 길에 분명히 유리디스가 뒤따라 온다고 믿는다. 그러나 뒤따라 온 것은 아무 말도 없는 마임 역할의 유리디스뿐만 아니라 페르세포네(Persephone)도 있다. 페르세포네는 제우스와 수확의 여신 데메터(Demeter)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서 지하세계의 왕인 하데스(Hades)에게 납치되어 지하세계의 왕비가 되었으나 제우스가 돌려보내라고 강력히 요구하여 어머니 데메터에게 돌아가는 중이다. 오르페우스는 유리디스가 잘 따라오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오던 길을 돌아간다. 그러나 유리디스가 따라 올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르페우스는 비통함에 스스로 목을 매어 죽기로 한다. 얼마후 오르페우스가 깨어난다. 오르페우스는 그가 지하세계에 갔었던 것이 한낱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하세계를 떠나는 유리디스와 페르세포네
[제3막] 시간은 과거로 돌아간다. 오르페우스가 다시 지하세계를 찾아간다. 그리고 유리디스는 다시한번 죽는다. 시간이 앞으로 가고 오르페우스가 다시 지하세계를 떠난다. 시하세계를 떠난 오르페우스에게는 두가지 사건이 벌어진다. 하나는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 죽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디오니서스의 여인들에 의해 오르페우스의 몸이 토막난다는 것이다. 그후 오르페우스는 비밀신앙의 대상이 되며 신탁을 할수 있는 사람이 된다. 또 다시 시간이 과거로 돌아간다. 오르페우스의 죽음이 재현된다. 오페라는 오르페우스 신화가 쇠퇴해 지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오르페우스의 가면'은 보컬과 오케스트라 음악에 덧 붙여서 상당부분의 전자음악이 등장한다. 예를 들면 아폴로의 음성은 전자음향으로서 대신되고 있다. 새로운 언어의 개발이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하프 소리가 나게 하여 사용한 경우도 있다. 여섯 곡의 간주곡이다. 무대 의상에 있어서도 상당한 창의성이 엿보인다. 태양과 강과 하늘을 나는 황금마차를 표현하는 일은 쉽지 않다. 노래하는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그러므로 마스크를 통해서 발성이 되는 거이다. 무대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대형 인형이 사용되었다. 커다란 인형을 움직여서 무대의 변경을 이루도록 한 것이다. 마스크나 의상은 시대를 알수 없는 모호한 모습으로 제작되었다. 아무튼 현대음악에 조예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황당한 오페라이다.
'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 > 추가로 읽는 366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8. 밥 텔슨의 '콜로누스 가스펠' (0) | 2011.08.22 |
---|---|
227. 카미유 생 생의 '노란 공주' (0) | 2011.08.22 |
225. 폴 모라베크의 '편지' (0) | 2011.08.19 |
224. 루치아노 베리오의 '왕이 듣도다' (0) | 2011.08.18 |
223. 장 자크 루소의 '피그말리온' (0) | 2011.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