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파디야(Maria Padilla)
Gaetano Donizetti(게타노 도니체티)의 3막 멜로드라마
게타노 도니체티
'마리아 파디야'(Maria Padilla)는 게타노 도니체티가 작곡한 3막의 멜로드라마 또는 오페라이다. 대본은 작곡자 자신이 자크 프랑수아 앙슬로(Jacques-François Ancelot: 1794-1854)의 희곡을 바탕으로 직접 완성하였다. '마리아 파디야'는 1841년 12월 26일 밀라노의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타이틀 롤인 돈나 마리아 파디야는 당대의 소프라노 조피 뢰베(Sophie Löwe: 1815-1866)가 맡았고 콤프로마리오인 돈나 이네스 파디야(Donna Ines Padilla)는 소프라노 루이지아 아바디아(Luigia Abbadia)가 맡았다. 이 오페라(멜로드라마)의 주인공은 역사적 인물로서 스토리는 스페인 카스티야(카스틸레)의 왕 페드로의 정부라고 알려진 마리아 데 파디야(Maria de Padilla: 1334-1361)에 대한 것이다. 페드로와 마리아는 비밀리이긴 하지만 실제로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에 부부이지만 나중에 페드로가 정치적으로 프랑스의 블랑셰(비앙카)와 결혼하는 바람에 결혼이 인정되지 못하고 정부로 남게 되었다. 마리아 데 파디야는 19세 때에 페드로와 결혼하였으며 27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페드로와의 사이에서 네 자녀를 두었다.
초연에서 타이틀 롤의 이미지를 창조한 소프라노 조피 뢰베
오페라의 스토리를 이해하는 것은 역사공부도 되는 것이므로 마리아 데 파디야가 어떤 여자인지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마리아 파디야(Maria de Padilla: 원래 이름은 María Díaz de Padilla)는 카스티야의 귀부인으로서 카스티야의 왕자인 돈 페드로를 사랑하여 1353년 비밀스럽게 결혼한다. 마리아의 아버지 루이즈(Ruiz)는 비야제라(Villagera)의 영주이며 어머니 역시 귀족가문 출신으로 나중에 돈 페드로가 카스티야의 왕이 되자 이복동생인 알폰소가 반기를 들었을 때에 중재를 하여 알폰소가 사면을 받도록 한 일이 있다. 19세 때에 돈 페드로와 결혼식을 올린 마리아는 적어도 네 자녀를 두었다고 한다. 베아트리체(1354), 콘스탄체(1354-1394), 이사벨라(1355-1394), 그리고 카스티야의 왕세자였던 아들 알폰소(1359-1362)이다. 이상에서 알수 있듯이 큰딸 베아트리체는 태어나자 마자 세상을 떠났고 아들 알폰소도 겨우 3년을 살다가 죽었다. 다만, 두 딸인 콘스탄체와 이사벨라는 40세까지 살아서 결혼하여 자녀들을 두었다. 이사벨라는 영국왕 에드워드 3세의 아들인 요크 공작 에드먼드와 결혼하였고 콘스탄체는 랑카스터 공작 존과 결혼하였다. 랑카스터 공작과 콘스탄체 사이에서 태어난 딸 캐서린은 카스티야 왕국의 왕위계승을 위해 헨리 3세와 결혼하였다. 아무튼 이러한 배경을 알고 오페라를 접하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루이지와 이네스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돈나 마리아 파디야(S)는 돈 루이즈 디 파디야(Don Ruiz di Padilla: T)의 딸이다. 그의 여동생이 돈나 이네스 파디야(Donna Ines Padilla: S)이다. 돈 페드로(Don Pedro: Bar)는 카스티야의 왕자로서 나중에 카스티야의 왕이 된다. 페드로는 처음에는 멘도즈라는 가명으로 등장한다. 왕의 사자인 돈 라미로(Don Ramiro: B)는 알버커크 공작이다. 돈 루이지(Don Luigi: T)는 아귀야르의 백작으로 이네스와 결혼할 사이이다. 돈 알포소 디 파르도(Don Alfonso di Pardo: B)는 페드로의 친구이다. 알폰소는 나중에 루이지에게 살해당한다. 프랑스의 공주인 비안카(블랑셰: Bianca di Francia)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역할이다. 이밖에 신사숙녀들, 카스티야와 프랑스의 귀족들, 사냥꾼들, 경비병들, 메신저 들이 등장한다.
마리아아가 홀로 멘도즈를 생각하고 있다.
때는 14세기이며 장소는 카스티야(카스틸레)이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마리아는 동생 이네스에게 카스티야의 왕자인 돈 페드로를 사랑하여 결혼하고 싶다고 말한다. 페드로는 마리아와 멀리 도망가기로 약속하여 밤중에 몰래 마리아의 방으로 스며들어간다. 마리아는 페드로에게 명예를 위해 결혼해 달라고 말한다. 페드로는 마리아의 소원 대로 결혼키로 승낙한다. 다만, 페드로는 결혼식은 두 사람이 성당에 가서 올리겠지만 당분간은 비밀로 해 달라고 부탁한다. 페드로와 마리아가 결혼한지 얼마후 왕실에서는 페드로에게 프랑스와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프랑스 부르봉 왕실의 공주인 비앙카와 결혼하라고 강요한다. 페드로는 비록 마리아와 비밀리에 결혼을 하였지만 그런 사실을 밝히지는 못하고 프랑스 공주와의 결혼을 받아 들인다. 마리아는 남편 페드로가 다른 여자와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페드로도 죽이고 자기도 죽을 결심을 한다.
마리아(브렌다 해리스)는 페드로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하자 그를 죽이려고 한다.
한편, 마리아의 아버지인 돈 루이즈는 페드로 왕자가 자기 딸 마리아를 농락하여 정부로서 데리고 사는 것을 알고 궁전으로 찾아가 페드로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하지만 페드로는 결투를 할수 없다고 하며 루이즈를 밖으로 내 보낸다. 결투를 신청했으나 상대방이 받아 들이지 않으면 신청한 사람으로서는 큰 모욕과 불명예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리아가 아버지 루이즈를 만나 실은 페드로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으므로 정부가 아니라 정식 부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아버지 루이즈는 마리아의 말을 못믿겠다고 하며 페드로에게 복수할 생각만 한다. 그러는 사이에 마리아의 건강이 크게 악화된다. 게다가 마리아에게는 크게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일이 있다. 프랑스로부터 비앙카가 오기 때문이다. 얼마후 드디어 비앙카가 도착한다. 궁정의 사람들은 비앙카를 장래의 왕비로서 환영한다. 그러자 페드로가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자기는 이미 마리아와 결혼하였으므로 마리아가 왕비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이 말을 들은 마리아는 기쁨에 넘쳐 숨을 거둔다. (오리지널 엔딩에는 마리아가 비앙카의 머리에 있는 왕비의 관을 빼앗어 쓰고 자살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 내용은 과격하고 국제적인 분쟁의 소지가 될수 있어서 검열 당국이 삭제토록 했다. 그래서 해피엔딩 스타일이 되었다.) 이제 각 장면에 따른 내용을 간략히 짚어보고자 한다.
페드로, 루이즈, 마리아. 웩스포드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페드로는 꼭 페드로처럼 생길 필요가 없다.
[제1막] 1장. 파디야의 영지이다. 마리아의 동생인 이네스는 돈 루이지와 곧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마을 사람들이 꽃을 가져와 이네스에게 준다. 마을사람들은 잔치를 준비하기 위해 모두 나간다. 이네스는 언니 마리아에게 돈 루이지의 사촌인 돈 알폰소가 올 것이므로 어서 그를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알폰소와 함께 멘데즈라는 미지의 사람도 온다고 말한다. 마리아는 이네스가 결혼하기 때문에 기쁘지만 어제 밤에 꾼 꿈 때문에 아직도 정신이 혼란스럽다. 마리아는 천사들이 자기를 왕좌로 인도하며 머리에 왕관을 씌우는 꿈을 꾸었다. 마리아는 이네스에게 실은 멘데즈라는 사람을 몇번 만났으며 이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파디야 가문의 하녀인 프란치스카가 알폰소와 멘데즈가 도착했다고 알린다. 루이즈는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모두를 안내하여 성당으로 간다.
마리아와 페드로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다.
2장. 마리아의 침실이다. 결혼식이 끝난후 마리아는 홀로 자기의 침실에 있다. 프란치스카가 들어와 멘데즈라는 청년은 실은 왕의 아들인 돈 페드로라는 소식을 전한다. 마리아는 멘데즈가 자기와 함께 멀리 도망가자면서 이날 밤에 자기 방으로 찾아오겠다는 말을 생각한다. 잠시후 멘데즈로 가장한 페드로가 마리아의 침실로 들어선다. 페드로는 마리아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마리아는 자기가 페드로의 손에 농락당한 것으로 생각하여 만일 페드로가 자기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칼로서 목숨을 끊겠다고 말한다. 페드로는 자기가 그동안 멘데즈라는 사람으로 행세하였음을 사과하고 우선 두 사람만의 비밀결혼식을 갖기로 약속한다.
보스턴 리릭 오페라 공연. 이네스와 루이지의 결혼
[제2막] 1장. 돈 페드로의 시골 별장이다. 페드로는 부왕이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카스티야의 국왕으로 즉위한다. 페드로는 카스티야의 왕으로서 마리아에게 시골에 있는 아름다운 궁전을 제공하여 지내도록 한다. 페드로가 마리아를 만나기 위해 시골로 떠나자 궁전에 있는 사람들은 어째서 페드로가 프랑스 부르봉 공주인 비앙카와의 결혼을 늦추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나눈다. 이들은 만일 페드로와 비앙카의 결혼이 늦어지면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수도 있다며 결혼을 미루고 있는 페드로를 비난한다. 마리아의 아버지인 루이즈가 변장을 하고 궁전에 들어온다. 왕의 사자인 돈 라미로는 루이즈에게 왕이 마리아를 정부로서 데리고 있다는 얘기를 해 준다. 루이즈는 딸의 명예를 위해 왕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아버지가 자기와 페드로와의 관계를 불륜으로 생각한다는 얘기를 듣고 괴로워하고 있는 마리아
2장. 이네스가 등장하여 마리아에게 자기의 남편 루이지가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페드로 왕의 이복동생인 알폰소를 죽였고(어떤 버전에는 왕의 친구로 등장함) 이에 페드로 왕이 루이지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맹세하였으니 페드로 왕을 설득하여 남편 루이지를 살려 달라고 애원한다. 마리아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였으나 페드로를 만나기가 어려우니 기다려 달라고 말한다. 한편, 마리아는 아버지 루이즈가 마리아와 페드로와의 관계를 불륜이라고 단정하여 마리아를 딸로서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 아버지를 찾아가 사정을 얘기하고 용서를 빌고자 한다.
마리아 파디야의 초상화
3장. 왕의 사자인 라미로가 프랑스로부터 비앙카 공주와의 결혼과 관련하여 사절단이 왔다고 전한다. 페드로는 이들을 접견하는 것을 미룬다. 마리아의 아버지인 루이즈가 다른 사람으로 변장하고 왕궁에 들어와 페드로 왕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자기 자신과 딸의 명예를 위해서이다. 하지만 페드로는 정체도 모르는 노인과 결투를 할수 없으므로 병사들에게 왕을 모욕한 죄로 노인을 체포하여 감옥에 가두라고 명령한다. 간수들은 노인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그를 고문한다. 그때 마리아가 나타나 페드로에게 체포한 노인을 용서하고 석방해 달라고 간청한다. 페드로는 왕을 모욕한 사람이므로 석방할수 없다고 말한다. 라미로는 페드로에게 노인의 정체가 마리아의 아버지인 루이즈라고 보고한다. 그때서야 페드로는 루이즈를 석방한다. 마리아는 아버지가 감방에서 고문을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페드로를 저주한다. 마리아는 이네스와 함께 아버지 루이즈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간다.
마리아는 아버지 루이즈가 자기 때문에 고문을 당한 것을 알고 괴로워한다.
[제3막] 1장. 다시 파디야의 영지이다. 루이즈의 건강은 극도로 악화된다. 마리아는 루이즈에게 자기와 페드로는 정식으로 결혼하였으며 증서도 있다고 하면서 보여준다. 마리아는 자기의 무고함을 루이즈가 알아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버지 루이즈는 결혼증명서를 찢는다. 마리아는 루이즈가 이제 정신까지 온전치 못하게 된 것을 느낀다. 밖에서는 사람들이 페드로 왕과 비앙카의 결혼을 축하한다.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된 것을 감사한다. 루이즈는 모든 사정을 파악하고 드디어 마리아를 용서한다. 마리아는 무슨 생각을 했던지 왕의 결혼식에 가겠다고 주장한다. 2장. 왕궁이다. 페드로 왕과 비앙카 공주의 결혼식은 방금 끝났다. 페드로는 마리아와 행복하게 지낸 지난 날을 회상하고 가슴이 메어지는 것 같다. 페드로는 나라와 백성들을 위해 마리아를 희생한 것을 한탄한다. 페드로는 비앙카를 왕비로 임명하는 의식에 참석코자 자리를 뜬다. 비앙카에 대한 대관식이 시작된다. 왕이 왕비의 관을 비앙카의 머리에 씌어 주려고 할 때에 마리아가 나타나 왕비의 관이 적법한 주인은 자기라고 주장한다. 이에 페드로는 마리아가 카스티야의 법적인 왕비임을 선포한다. 마리아는 기쁨에 넘쳐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왕궁에 나타나 용감하게 자기가 카스티야의 적법한 왕비라고 주장하는 마리아
'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 > 추가로 읽는 366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5. 매튜 킹의 '눈의 여왕' (0) | 2011.08.25 |
---|---|
234. 해리슨 버트위슬의 '펀치와 주디' (0) | 2011.08.25 |
232. 헨리 킴벌 해들리의 '클레오파트라의 밤' (0) | 2011.08.23 |
231. 프란츠 레하르의 '차레비츄' (0) | 2011.08.23 |
230. 토마소 알비노니의 '오로라의 탄생' (0) | 2011.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