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추억 따라/성남 등

영장산 봉국사

정준극 2011. 8. 24. 15:27

영장산 봉국사(靈長山 奉國寺)

성남시 태평동 소재의 천년고찰

 

정능입구에도 봉국사가 있지만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도 봉국사가 있다. 정릉의 삼각산 봉국사는 조선 태조때 무학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정릉은 태조 이성계의 계비인 신덕왕후 강씨의 능이기 때문에 봉국사를 신덕왕후의 원찰로 삼았다고 한다. 성남에 있는 영장산 봉국사는 일찍이 고려 현종 때인 1028년 창건되었으며 조선 태조 때에 중수되었다가 조선 18대 현종 때에 명혜공주와 명선공주의 명복을 빌기 위해 이곳을 중창하여 오늘에 이르른 사찰이다. 물론 김일성 도당이 일으킨 6.15 사변 때에 피해를 보기도 했을 것이다.

 

봉국사 잔경. 대광명전과 석탑. 오른쪽이 포대화상 석상

    

영장산이라고 해서 이름조차 거룩하기 때문에 대단한 산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지금은 산인지 언덕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온갖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성남의 한 장소일 뿐이다. 그나마 일주문에 영장산 봉국사라고 적혀 있어서 이 곳의 지명이 영장산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성남의 봉국사로 가려면 지하철 분당선을 타고 가천대 앞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77번 마을버스 정류장이다. 이곳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길거리에 봉국사 일주문이 있다. 겨울에 눈이라도 오면 수진동, 태평동 일대의 언덕길은 차가 다니지 못할 정도로 미끄럽다. 그런 곳에 봉국사라는 훌륭한 절이 건재하여 있다는 것은 뜻밖에 기분 좋은 일이다. 다행히도 비록 주변은 집들이 다닥다닥 들어 앉았지만 봉국사는 숲이 있고 넓은 주차장이 있어서 푸근하다.

 

영장산 봉국사 일주문. 바로 차도가에 있다.

    

영장산 봉국사는 몇가지 특기사항이 있다. 우선 고려 시대에 창건한 천년고찰이 수정구 태평동에 있다는 것 자체가 특기사항이다. 태평동 주민들은 그런 사찰이 바로 동네에 있으므로 언제라도 산책삼아 왕래할수 있으니 축복이다. 두번째로는 이 절이 만해 한용운 선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봉국사를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보면 한국 불교의 근대사를 이끌어온 만해 스님과 춘성 스님의 법맥이 아직도 흐르고 있는 절이 바로 영장산 봉국사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만해 스님과 봉국사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지 않아서 모르겠다. 남한산성 안에 있는 산성동에 들어가면 만해 한용운 선생을 기념하는 건물이 있다. 성남시와 만해 스님은 여러가지로 인연이 있으므로 잘 모셔야 할 것이다. 그리고 춘성 스님이라는 분은 만해 스님의 정신을 이어 받은 고승이라고 한다. 봉국사에는 춘성 스님의 사리를 봉안한 부도탑이 사찰 뒤편에 정성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1991년에 봉안했다고 한다.

 

불국사의 석가탑을 본딴 석탑

      

봉국사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 1과를 모신 3층 석탑이 있다. 태국에서 모셔온 사리라고 한다. 영광스럽게도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보관하고 있으므로 이 석탑에 자꾸 기도를 하고 탑돌이를 하면 아무래도 영험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얘기다. 봉국사의 앞 마당에는 규모가 큰 석조 좌상이 있어서 눈길을 끈다. 미륵보살의 화신이라고 하는 포대화상(布帶和尙)이다. 어찌나 석조상이 웅장한지 자연히 공경의 마음이 들도록 한다. 이 석조상의 하단에는 아마 각국을 순례하면서 가지고 온 것으로 짐작되는 작은 불상들의 졸졸이 놓여 있는 모습도 보인다. 불심이다. 영장산 봉국사에는 대웅전이 없다. 대적광전이라는 현판도 없다. 대신, 대광명전(大光明殿)이라고 되어 있다. 그것도 다른 절들과는 다른 점이다. 주존불은 목조 아미타불이며 좌우에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모셨다. 또 하나 봉국사의 특이한 점은 천왕문과 범종각이 한 건물에 입주하여 있다는 것이다. 우뚝 서 있는 기품이 놀랍도록 아름답다.

 

천왕문과 범종루

석등과 대광명전

대광명전의 삼존불

포대화상 석상의 하단에 있는 각종 부처상들

겨울준비 장작

천왕문의 현판과 선녀도

석수. 대광명전의 양쪽에 하나씩 외롭게 있다.

동평당. 스님들의 수행공간

삼성각 탱화 

심검당에서 독경하는 스님들 

대광명전 앞마당의 석탑과 석등

포대화상과 대광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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