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따라, 추억 따라/서울

국립민속박물관 야외전시장의 오촌댁(梧村宅)

정준극 2011. 10. 21. 22:54

국립민속박물관 야외전시장의 오촌댁(梧村宅)

 

경복궁내 국립민속박물관 경내에 있는 오촌댁 건물. (사진: 정준극)

                  

오랫만에 경복궁 경내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아갔다. 대한민국 공예대전이 열리고 있어서 반드시 구경하고 싶어서 찾아갔었다. 박물관 건물로 들어가기 전, 전에는 없었는데 마당에 고가 한채가 들어선 것이 보였다. 오촌댁이라고 했다. 경북 영덕에 있던 163년 역사의 집인데 주인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경복궁으로 옮겨 와서 보수하여 복원했다고 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직원으로 보이는 어떤 여자분이 집 안에 있다가 필자가 들어서자 오촌댁에 대하여 성실하게 설명해 주었다. 고마운 일이었다. 일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왔지만 일본어 설명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그냥 둘러보고 나가는 일이 많았다. 그리하여 일본어, 중국어, 영어로 된 안내서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2011년 10월 21일자 머니투데이라는 뉴스매체에 뜻하지 아니하게 오촌댁과 관련한 기사가 게재되어 바야흐로 오촌댁이란 집이 온 백성들의 구설수에 오르게 되었음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요컨대 국립민속박물관장이라는 사람이 박물관에 대한 후원회인지 또는 자기 개인에 대한 후원회인지 하여튼 그런 모임을 갖는답시고 밤중에 오촌댁에서 술판을 벌이고 고기까지 구어 먹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뜻있는 인사가 '아니, 국가적으로 귀중한 유물인데 그러면 되느냐?'고 했더니 관장을 비롯하여 담당 공무원들이 요리조리 변명만 늘어 놓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상당히 받는 공무원이라는 사람들, 참으로 한심하다. 술판을 벌이고 고기를 구어먹다가 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그래도 또 무슨 핑게를 대겠지! 그들이 먹고 마신 고기와 술도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사왔을 것이니 더구나 한심하다. 아무튼 필자도 답답한 마음에 머니투데이의 기사 내용을 널리 소개하여 타산지석으로 삼도록 하고 싶다. 다만, 기자분의 양해를 받지 못함을 미안하게 생각하기는 한다. 배소진 기자라는 분이 취재하여 쓴 기사이다. 필자는 본인의 블로그에 지금까지 사회고발성 내용의 글을 게재하지 않았고 다만 지식의 정리와 전파에만 주력하였다. 하지만 금번 국립민속박물관에서의 한심한 얘기를 접하고는 도무지 묵과하기가 어려워 그 내용을 선전코자 하는 바이다.

 

오촌댁의 안채. 아마 마루에서 술상을 벌였던 모양이다.

 

[머니투데이 배소진기자][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측이 궁궐내에 복원한 유물에서 후원인들을 초대, 술판을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이 '궁궐내 술판'을 지시하며 계약직 여직원들을 동원시킨 의혹도 제기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 20일 오후7시 박물관내 복원해놓은 유물인 '오촌댁'의 대청마루에서 박물관 후원인 10여명이 참여한 행사를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자리에는 민속연구과 비정규직 여직원들이 행사 보조를 위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술자리 준비과정에서 여직원들은 업무시간인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과일을 씻고 술자리를 준비하는 등 '본업'과 동떨어진 일을 했다. 계약직이지만 공무원 신분인 이들은 행사 이후에는 술자리에서 '보조 업무'까지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방법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이 주최한 술자리가 천 관장 취임 이후 여러 차례 치러졌다고 주장했다. 천 관장은 이에 대해 박물관 공식 후원행사였고, 자신이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문제삼을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천 관장은 "일단 어제 행사는 우리 박물관 공식 행사로 후원인들을 모아서 우리 박물관을 소개하는 자리였다"며 "나는 그 자리에 없었고 민속연구과장이 대리로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자리에서 후원인 등 참석자들이 막걸리 6병을 마신 것은 사실"이라며 "참석한 후원인들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후원인들을 '접대'하는 자리에 관장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나 후원을 받기 위해 초대한 손님들인 후원인들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주장 등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여직원들을 동원한 것에 대해서는 "다른 직원들 말고 비정규직 여직원들만 행사를 준비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며 "직원들은 가족이나 마찬가지니 도움이 필요한 행사가 있으면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오촌댁'을 관리하는 담당자도 모르게 천 관장측이 사적인 술자리를 가진 것이 맞다"고 천 관장의 해명을 전면 부인했다. 황 소장은 "천 관장이 직접 참석한 것은 아니지만 이 자리는 국회 보좌관, 기자 등을 만나 로비하는 자리"라며 "계약직 여직원만 동원해서 '서빙'을 하게 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황 소장에 따르면 이런 자리는 올해만 이미 10여차례나 마련됐다. 황 소장은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사용하기위해 영덕에서부터 이건한 유물에서 술자리를 벌이는 것이 제대로 된 행동이냐"며 "엄밀히 말하면 일과시간 후에 경복궁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오촌댁'은 경북 영덕군 영해면 영양 남씨의 집성촌인 원구마을의 고택으로, 1848년에 지어진 보존가치가 높은 유물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 해 9월 '오촌댁'을 기증받아 야외전시장으로 이건, 복원했다.

 

 

mbn 의 보도도 있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앵커멘트 】
밤중에 박물관 전시장에서 공무원들이 술판을 벌여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소중한 사적인 경복궁이 있는 국가 지정 문화재 구역 안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어제(20일) 저녁 8시쯤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의 한 야외전시장.

밤중에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습니다. 테이블 주위에 사람들이 서 있거나 앉아있고 시끌벅적한 소리도 납니다. 직접 가보니 막걸리 병이 무더기로 보이고 고기 뼈와 상추쌈 흔적도 나옵니다. 박물관 전시장 안에서 술판이 벌어진 겁니다.

▶ 인터뷰 :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
- "많이 먹는 게 아니고…. (시음회 정도는 아니던데요?) 제가 지금 바깥에 있다 와서…."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술자리는 저녁 6시 이후 일반 관람객들의 출입이 통제된 상태에서 이뤄졌습니다."

술자리에는 국립민속박물관 학예관 등 공무원 10여 명과 박물관을 후원하는 회사 관계자 등 40여 명이 모였습니다. 박물관 측에 전시장에서 술자리가 가능한지 물었더니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천진기 / 국립민속박물관장
- "문화적인 맥락을 중요시하는 민속박물관에서 후원단체에 대해 활동을 하고 있구나라고 이해를 해주시면…."

하지만, 이곳은 경복궁과 맞닿아 있는 국가 지정 문화재 구역입니다. 게다가 술자리가 벌어진 오촌댁은 160여 년 된 경상북도 영덕군에 있는 고택을 복원한 곳입니다. 보존 가치가 높아 박물관 측이 지난해 12월에 이곳에 되살린 겁니다.

오촌댁 관리인 역시 당연히 술자리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오촌댁 관리 관계자
- "전시장 안에서는 음식물 자체를 마실 수 없게 돼 있고…. (그래서 불가능한 거예요?) 예, 예, 예"

민속박물관 측은 박물관 후원인과 함께한 단순한 홍보성 모임이었고, 술은 식사와 함께 조금 마셨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국가 문화재 지정 구역에서 밤중에 공무원들이 술자리를 벌였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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