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한옥마을의 추석 - 2011년 9월 12일
남산 한옥마을은 추석을 맞이하여 별별 행사를 다 마련했다. 지게를 지는 체험으로부터 제기를 만드는 일까지 온통 아우성이었다. 그리고 마당의 무대에서는 국악한마당이 벌어졌고 태권도 시범도 있었다. 아이들이 무척 많이 왔다. 그래서인지 비교적 넓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미아보호소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아니,어떻게 집 몇 채밖에 없는 이곳에서 자기가 데려온 아이들을 잃어버린단 말인가? 아무튼 부모와 함께 왔다가 이 좁은 남산한옥마을에서 부모는 아이를 잃고, 아이는 부모를 잃는 경우가 있기는 있으니까 '미아보호소'까지 생겼음에 틀림없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왔다는 얘기다. 화장실이 서너군데 있지만 모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형편이었다. 그리고 왜들 그렇게 지저분하게 사용하는지...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구내 매점은 없고 음료수 자동판매기가 두어군데 있지만 역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고 또 재고가 떨어지는 바람에 애꿎은 동전만 잡아 먹은 곳도 있다. 반면에 문밖의 주차장 옆에 있는 매점은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사람들로 문전성시였다. 아무튼 추석 한번 요란하게 맞는 남산한옥마을이었고 서울시민들이었다. 주최측에서 준비를 잘 못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남녀노소 백성들이 너무 많이 왔기 때문에 혼잡스러웠을 뿐이다. 중국인 관광팀도 눈에 자주 띠었다. 쏼라 쏼라!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올줄은 몰랐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인구가 많기로서는 중국을 따라갈 나라가 없는데도 말이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 이런 장소와 추석마당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울 뿐이다.
남산한옥마을을 찾아온 백성들. 아니, 서울에서 그렇게도 갈 곳들이 없었나? 온 동리 사람들이 다 온 것 같다.
국악한마당 출연자들. 우린 이런 모임에 자주 온답니다. 얼른 노래 한 마당 부르고 집에 가서 추석 쉬어야지.
자기가 그린 부채를 들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한복을 곱게 입은 어떤 어린이. 요샌 아이들 한복도 아주 멋있다.
종합안내소에 줄을 선 어린이들과 부모들. 여기서 어떤 체험을 해야 할지 티켓을 사야한다. '아무개야, 너 도대체 어디 갔냐?'라고 아이들을 찾아 다니는 엄마들도 많다.
팽이치기 마당. 엄마, 내 팽이 어디 갔어? 엄마가 가졌지? 엄마: 내가 왜 팽이를 가지냐?. 실제로 들었던 어떤 모녀의 대화였다.
탈곡기에 대하여 설명하는 탈곡기 담당 기능인: 이게 탈곡기란다. 아이들: 담담. 기능인: 원 별 아이들도 다 있네.
부채그리기. 난리도 아니다. 집에서 미술숙제 하라고 하면 죽어라고 안하던 아이들인데 여기까지 와서 돈내고 그리는 것이니까 죽어라고 그린다.
대나무 피리 만들기. 선생님: 이거 만들어서 학교 음악시간에 불어라. 아이: 예, 근데 소리가 나올까요? 선생님: 안나오겠지.
전통 탈 만들기 코너에도 북적. 저러다가 탈나는 것 아닐까?
짚신 만들기 시범.. 아이고 구경들 하세요, 구경요! 아니, 왜 구경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없지? 그래도 계속 해야지.
짚으로 만든 여러 제품들도 볼수 있다. 암탉 보금자리, 여치집도 있다. 주택난?
투호 놀이. 아주 가깝게 호를 놓았다. 얘야 빨리 집어 넣고 집에 가자.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널뛰기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 아이: 엄마, 요새 주식 값이 널뛰기라죠? 엄마: 하하, 얘는 못하는 소리가 없네.
김매기 체험. 어떤 아이: '엄마 김이 뭐야?' 엄마: 김이 뭐긴 뭐야. 김대중 김이지. 아이: 김대중은 없잖아.
윷놀이. 아빠: '이건 맨날 도만 나와 도!' 아이: '그야 돼지같은 못된 사람들이 많아서죠'
미아보호소 안내. 사람들: 미아리에는 미아가 정말 많겠지? 오죽하면 미아리라고 그랬을까? 한옥마을은 그래도 약과네.
음료수 자동판매기 앞에도 인파. 노천카페에서 커피한잔 빼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원!
한복입은 모습 기념촬영. 모두들: 나야 나. 어서 찍어!. 어떤 사람: 내가 뭐 도낀가.
땡볕에 쉬고 있는 백성들. 지붕 위에는 비둘기들이 쉬고 있고. 정말 쉴만한 곳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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