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294. 조아키노 로시니의 '아디나'

정준극 2011. 11. 27. 08:10

아디나(Adina)

Gioachino Rossini(조아키노 로시니)의 단막 오페라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

 

조아키노 로시니가 작곡한 단막 파르사(Farsa) 스타일의 오페라인 '아디나'는 사실 별로 소개할만한 대상이 되지 못하지만 이탈리아도 아닌 포르투갈의 어떤 경찰서장이 어떤 소프라노를 연모한 나머지 그 소프라노를 위해 위대한 로시니 선생이 오페라를 하나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로시니에게 부탁하여 완성된 작품으로 초연도 리스본의 테아트로 나시오날 데 산 카를로스(Teatro Nacional de São Carlos )에서 이루어진 좀 특별한 오페라여서 간단히 소개코자 한다.

 

아디나가 초연된 리스본의 산카를로국립극장

 

오페라 '아디나'의 대본은 게라르도 베빌라쿠아 알도브란디니(Gherardo Bevilacqua-Aldobrandini)가 썼다. 로시니를 위해서는 Eduardo e Cristina(에두아르도와 크리스티나) 등의 오페라 대본을 쓴바 있다. 오페라 '아디나'의 스토리는 당시 인기가 있었던 '후궁에서의 도주'(Abduction from the seraglio)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모차르트의 '후궁에서의 도주'(Die Entführung aus dem Serail)와 내용이 흡사하지만 단막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더 간단하다. 초연은 1826년 6월 22일 리스본의 산카를로국립극장에서 있었다.

 

아디나 음반. 2003년 페사로에서의 로시니 페스티벌 실황을 취입한 것이다.

 

'아디나'는 1818년 리스본 경찰국장 겸 포르투갈 극장검열관인 디에고 이그나치오 데 피나 마니케(Diego Ignazio de Pina Manique)가 의뢰한 작품이다. 그런데 당시 '아디나'에 대한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든 사람이 또 있었다.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바실리(Fracesco Basili)로서 1819년에 Il califfo e la schiava(칼리프와 여노예)라는 제목의 오페라를 만들었다. 이 오페라의 대본은 유명한 펠리체 로마니(Felice Romani: 1788-1865)가 썼다. 그런데 바실리의 오페라의 대본과 로시니가 몇 년후에 만든 '아디나'의 대본 중에서 서로 중복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도대체 어찌된 일인지 아직도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로시니의 오페라 '아디나'는 경찰국장이 산카를로스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어떤 소프라노에게 매료되어 그 소프라노에게 헌정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것이지만 그 소프라노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로시니에게 오페라를 의뢰한 경찰국장은 되도록이면 빨리 완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로시니는 의뢰를 받자마자 작곡에 들어가서 얼마후에 완성했다. 그렇지만 로시니는 워낙 시간의 재촉을 받자 그가 만들어 놓았던 다른 오페라들에서 음악들을 가져와서 짜집기 형식으로 완성했다.

                     

'아디나'에는 9곡의 음악이 등장하지만 그중에서 로시니가 새로 작곡한 것은 네곡에 불과하다. 도입부, 아디나의 카바티나인 Fragolette fortunate(행복한 작은 딸기), 4중창, 그리고 피날레 뿐이다. 나머지 3곡은 그의 1814년도 오페라인 Sigismondo(시기스몬도)에서 가져온 것이며 다른 두곡은 로시니의 친구 겸 동업자가 작곡한 것이다. 로시니는 '아디나'의 서곡을 만들지 않았다. 계약서에 서곡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로시니는 돈을 받고 '아디나'의 작곡을 수락하기는 했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완성은 1818년에 되었지만 초연은 8년이나 지난 1826년에 이루어진데 대한 이유도 알수 없다. '아디나'는 초연이후 계속 공연되지 않았다. 리바이벌 된 것은 1백 40여년이나 지난 1963년 투스카니 지방의 시에나에 있는 아카데미아 치지아나(Accademia Chigiana)에서였다. 음악학자들은 '아디나'의 음악이 당시 전형적인 단막 오페라들에서 볼수 있는 음악보다는 좀 더 심각하다는 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farsa(익살극)이라고 설명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은 오페라 세리아와 흡사하다는 것이 흥미롭다는 것이다. 어떤 평론가들은 '아디나'를 '구원 오페라'(rescue opera)의 범주에 속하는 일종의 세미세리아 오페라로 간주하였다. '구원 오페라'는 난관에 처한 주인공을 구원하는 내용의 오페라를 말한다.

                         

아디나(S)는 할렘에 있는 여노예로서 젊은 아랍인인 셀리모(Selimo: T)를 사랑한다. 칼리프(Bar)가 아디나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 아디나는 셀리모와 함께 할렘을 탈출키로 한다. 할렘의 정원사인 무스타파(Mustafa: Bar)이 이들의 탈출을 돕기로 한다. 한편, 칼리프의 충복인 알리(Ali: T)도 아디나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 알리는 아디나와 셀리모가 모종의 음모를 꾸민다고 생각하여 이들의 관계를 칼리프에게 고해 바친다. 칼리프는 처음에는 노하지만 아디나가 가지고 있는 메달을 보고는 자기의 딸인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해피엔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