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어린이 오페라

에드워드 반스의 어린이 오페라

정준극 2012. 2. 11. 16:40

에드워드 반스의 어린이, 청소년, 가족을 위한 오페라

Operas for Children, Young and Family Audiences

 

작곡가인 에드워드 반스

 

◆ 머스크랫 럴라바이(Muskrat Lullaby: 사향뒤쥐의 자장가)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동문학 작가이며 삽화가인 대처 허드(Thacher Hurd)의 Mama Don't Allow(엄마, 허락하지 마세요)를 바탕으로 삼은 단만의 오페라이다. 로스안젤레스오페라단이 에드워드 반스에게 의뢰한 작품이다. 1993년 로스안젤레스에서 초연되었다. 이후 미국 전역에 걸친 공연이 계속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출연진은 사향뒤쥐(머스크랫: T), 새(S), 거미(MS), 두꺼비(B), 대장 악어(Bar) 등이며 악어떼와 마을 사람들은 어린이 합창단이 맡도록 했다. 대개의 경우, 에드워드 반스의 어린이 오페라는 피아노 반주로만 공연될수 있지만 3-4가지 악기로 구성된 밴드로 공연할수도 있다.

 

머스크랫인 마일스(Miles)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집에서 친구들인 새, 거미, 두꺼비와 함께 신나게 노래 연습을 한다. 마일스의 엄마와 아빠는 마일스와 친구들의 노래를 지겹도록 들었다. 마침내 엄마는 마일스에게 밖으로 나가서 노래 연습을 하면 어떻겠느냐? 고 말한다. 마일스와 친구들은 늪으로 간다. 마일스와 친구들이 노래를 부르자 늪에 있던 악어들이 무척 좋아한다. 악어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악어 대장은 마일스와 친구들에게 악어들의 무도회에 와서 노래를 불러 달라고 간청한다. 마일스와 친구들은 우쭐하는 기분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날 밤, 악어들의 무도회가 중간쯤 되었을 때 마일스는 악어들이 다른 꿍꿍이 속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아차린다. 기회를 보아서 마일스와 친구들을 짭짭 하시겠다는 음모이다. 악어 대장은 바베큐를 만들기 위해 불을 켤 때에 마일스와 친구들을 잡아 먹자고 미리 약속을 한다. 마일스와 친구들은 마지막 노래로서 자장가를 부른다. 어찌나 잠이 오게 만드는 노래인지 그만 악어들 모두가 진흙탕에 엎드려서 스르르 잠에 빠지기 시작한다. 그 틈을 타서 마일스와 친구들은 살금살금 빠져나와 집으로 줄행랑을 친다.

 

 

◆ 선창가의 미스터리(Mystery on the Docks)

역시 대처 허드의 동화를 바탕으로 한 단막 오페라이다. 캔사스시티 리릭 오페라단, 로스안젤레스 오페라단, 콜럼버스 오페라단(Opera Columbus)이 공동으로 의뢰한 작품이다. 초연은 1995년 8월에 캔사스시티에서 있었다. 그후 로스안젤레스 오페라, 오페라 콜럼버스, 멤피스 오페라, 신시내티 오페라, 서던 일리노이대학교 등지에서 공연되었다. 등장인물은 랄프(Ralph: T)는 식당에서 즉석요리(short-order)를 만드는 쿡이다. 빅 앨(Big Al: Bar)은 범죄자 쥐이다. 에드위나 봄바스티나(Edwina Bombastina: S)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스타이다. 이밖에 쥐들로 구성된 갱단과 마을 사람들은 어린이 합창단이 맡는다.

 

두 마리의 기분나쁘고 험상궂게 생긴 쥐가 랄프의 식당으로 슬쩍 들어간다. 골치아픈 손님들이다. 두 마리의 못된 쥐들은 랄프의 식당에서 문닫을 시간이 되었는데도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눌러 앉아 있다. 그런데 한쪽에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스타인 에드위나 봄바스티나 양이 아직도 누구를 기다리는 듯 앉아 있다. 랄프가 어쩔수 없이 시간이 되어 문을 닫으려고 하는 때에 험상궂게 생긴 두 마리의 쥐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랄프와 오페라 스타 봄바스티나 양을 흉기로 위협하고 납치하여 어디론가 데려간다. 악당 쥐들은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랄프와 오페라 스타는 어떤 창고에 갇힌다. 랄프아 마치 맥가이버와 같은 재주로서 기지를 발휘하여 도망가는데 성공한다. 랄프와 오페라 스타는 어느덧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어떤 계략을 써서 탈출했는지에 대하여는 나중에 설명키로 한다.

 

 

◆ 치즈를 좋아한 노인(The Old Man Who Loved Cheese)

미네아폴리스 어린이극단이 반스에게 의뢰한 작품이다. 개리슨 킬러(Garrison Keillor)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하여 작곡자 자신이 대본을 썼다. 2000년 1월 미네아폴리스에서 초연되었다. 이후 같은 극장에서 75회의 연속공연을 기록하였다. 등장인물은 치즈를 무척 좋아하는 노인인 월레이스 플린(Wallace Flynn: T), 월레이스의 부인(MS), 월레이스의 딸(S), 월레이스의 아들(T), 이지 에드(Easy Ed: Bar), 판사 마델레이느 클라인(Judge Madeleine Kline: MS)이며 이밖에 치즈를 분석하는 과학자들, 이웃사람들, 레스토랑 후원자들이 출연한다.

 

월레이스 플린은 치즈를 좋아한다. 보통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사랑한다. 월레이스에게는 치즈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아무것이라도 좋다. 끈적끈적해도 좋고 곰팡이가 나도록 상한 것도 좋으며 미끈미끈하거나 딱딱한 것도 좋다. 월레이스는 냄새가 고약한 치즈일수록 더 좋아한다. 그런데 월레이스의 기호가 다른 사람에게는 골치꺼리가 된다. 월레이스의 식구들은 치즈 냄새를 더 이상 참지 못할 지경이 된다. 그래서 월레이스가 꿍쳐 놓았던 치즈까지 죄다 찾아서 둘둘 싸서 밖에 버린다. 이웃에 사는 사람들도 냄새 때문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가까이 하지 않는다. 결국 경찰이 동원되어 주범인 치즈를 체포하고 재판에 붙인다. 과학자들이 치즈를 분석한다. 식구들과 친구들이 증인으로 나와서 월레이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다. 과연 월레이스는 지금까지의 치즈사랑을 포기할수 있을까?

 

 

◆ 집이라고 불리는 곳(A Place To Call Home)

로스안젤레스오페라가 의뢰한 것으로 1993년 여름에 존 앤슨 포드극장(John Anson Ford Theater)에서 초연되었다. 그후 로스안젤레스오페라단은 미국내 여러 곳에서 순회공연을 가졌다. 등장인물은 여인 1(S), 여인 2(MS), 남자 1(T), 남자 2(Bar)이며 이밖에 이민자들, 난민들, 고교생들, 고등학교 선생님들, 거리의 불량배들, 히스패닉 아이들이 나온다. 미국에 이민을 오거나 난민으로서 들어온 네명의 각각 다른 10대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엘살바도르, 이란, 캄보디아, 앙골라에서 온 청소년들을 작곡자인 반스가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오페라에 담은 작품이다. 미국에 이민을 왔건 난민으로 들어왔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청소년들은 언어의 장벽, 생소한 시스템, 친구들 등 여러 문제에 봉착하면서 신세계에서 새로운 삶은 구축하기 위해 투쟁한다는 내용이다.

 

 

◆ 떠돌이 왕비(The Vagabond Queen)

에드워드 반스가 가수이며 배우인 케이트 피터스(Kate Peters)를 위해 작곡한 뮤지컬/오페라이다. 케이트 피터스와 에드워드 반스는 캔사스예술위원회가 후원한 캔사스 순회공연을 함께 간 일이 있다. 반스는 케이트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여 이 작품을 만들었다. 용맹한 왕은 자기의 평화스러운 나라를 두고 모험을 하러 떠난다. 왕은 다른 나라와의 전쟁도 하며 더욱 용맹을 떨친다. 그러다가 잡혀서 외국의 땅에 감금된다. 이 소식을 들은 왕비는 왕을 구하기로 결심한다. 왕비는 방랑하는 음유시인으로 변장하고 왕이 잡혀 있는 나라로 간다. 이곳에서 왕비는 왕을 포로로 잡았던 장수를 아름다운 노래로서 유혹하여 결국 남편을 탈출시키는데 성공한다. 궁전으로 돌아온 왕은 자기를 구해준 그 음유시인이 실은 왕비였다는 것을 알고 크게 놀란다. 왕은 더 이상 모험을 위해 떠나지 않고 왕비를 위해 봉사하며 살기로 한다.

 

 

◆ 파파가요(Papagayo)

산디에고오페라단이 의뢰한 작품이다. 제랄드 맥더모트(Gerald McDermott)의 사진첩을 바탕으로 작곡한 단막의 오페라이다. 앵무새인 파파가요는 테너이다. 달을 먹어치우는 개는 바리톤이다. 원숭이, 뱀, 나비는 소프라노이다. 나무늘보와 개구리는 메조소프라노이다. 이들은 다른 인물들의 역할도 맡는다. 낮에 활동하는 동물들은 소프라노이고 밤에 활동하는 동물들은 메조소프라노이다. 원래는 인형극으로 제작된 것이다. 앵무세인 파파가요는 매일을 하늘 높이 날아다니거나 정글에서 놀면서 지낸다. 그런데 앵무새의 목소리는 쥐어짜는 것 같고 쉰 것이어서 정글에서 밤에 잠을 자고 있는 동물들을 짜증나게 만든다. 그렇지만 무어라고 잔소리를 할 처지가 아니어서 참고 지낸다. 그런데 어느날 밤 하늘에 달을 먹는 사나운 개가 나타난다. 개는 달을 야금야금 먹어 치우기 시작한다. 밤동물들은 속절없이 놀라지만 속수무책이다. 파파가요만이 어떻게 하면 달을 구할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 그리하여 파파가요는 달을 먹는 개를 쫓아버리고 달이 온전히 빛을 비출수 있게 한다. 밤동물들은 파파가요가 비록 시끄럽기는 하지만 좋은 친구인 것을 알게 된다.

 

 

◆ 숨을수 있는 나무(The Hiding Tree)

마이크로네시아의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한 단막의 오페리다. 뉴욕의 대학연합합창단(The Collegiate Chorale)이 의뢰한 작품이다. 출연진은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 2인다. 이밖에 해설자 1명이 나온다. 해설자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아무나 할수 있다. 합창단도 필요하다. 반주는 다른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피아노면 충분하다. 바다에 사는 배고픈 괴물이 섬으로 나와서 섬사람들을 있는대로 잡아 먹는다. 이제 두 자매만이 겨우 살아 남는다. 두 자매는 괴물을 피하여 높은 나무로 올라가기로 한다. 언니는 쉽게 올라가지만 동생은 올라가지 못한다. 이들을 쫓아온 괴물이 결국 아직 나무에 올라가지 못한 동생을 낚아 챈다. 그러나 괴물은 당장 동생을 먹지 않는다. 아마 배가 불렀던 모양이다. 동생은 괴물을 속여서 나무에 올라가 있는 언니를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