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트의 결혼(Les Noces de Jeannette)
빅토르 마쎄(Victor Massé)의 대표적 오페라 코믹
빅토르 마쎄(1822-1884)
빅토르 마쎄(Victor Massé: 1822-1884)라고 하면 오페라 작곡가로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은 19세기 프랑스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작곡가였다. 빅토르 마쎄는 파리음악원에서 자크 알레비와 함께 공부를 했으며 1844년에 칸타타 '탄제르의 섭정'(Le Rénégat de Tanger)으로 쁘리 드 롬(Prix de Rome)을 받은바 있다. 그런 중에도 그는 약 20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주로 코믹 오페라이다. 그중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대표작이 '자네트의 결혼'(Les Noces de Jeannette)이다. 대본은 쥘르 바르비에르(Jules Barbier)와 미셸 캬레(Michel Carré)가 공동으로 썼다. '자네트의 결혼'은 1853년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등장인물은 장(Jean: T)과 자네트(Jeannette: S), 토마(Thomas: Bar)와 꼬마 피에르(Petit Pierre: MS)이다.
자네트의 결혼
이런 말이 있다. '여자는 한번 안한다고 하면 겉으로야 어쨋든 속으로는 절대로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그런데 남자는? 한번 안한다고 했다가도 설득을 당하면 마음을 바꾼다' - '자네트의 결혼'은 소박하면서도 생기있는 프랑스 시골 농부들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그만 오두막집에 살고 있는 장은 '나는 결혼한 남자가 될뻔 했단 말이야'라고 소리친다. 마음씨는 착하지만 결단성이 부족한 장이 그렇게 혼잣말을 하는 사유는 그가 자네트를 사랑하여서 청혼까지 하여 결국 두 사람이 시장의 집무실에 가서 결혼서약서에 서명하려다가 장이 갑자기 결혼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고 겁이나며 두려웠던지 신부인 자네트를 시장실에 그대로 두고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을 갔기 때문이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장은 이날의 결혼을 위해 그동안 아껴두었던 가장 좋은 옷을 입었으며 자네트는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할머니의 새하얀 웨딩 드레스를 곱게 입고 있었다. 장이 두려워했던 것은 그동안 총각으로서 혼자만 지내다가 자기의 작은 오두막집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니 걱정이 되고 어쩐지 자유를 속박 당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네트의 결혼' 무대 스케치
장이 집으로 돌아와서 혼자서 여유롭게 쉬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린다. 문을 열어보니 자네트가 웨딩 드레스를 입은채 서 있다. 장은 어쩔수 없이 자네트에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장은 자네트가 자기에게 쓰러질듯 안긴줄 알았는데 그러기는 커녕 두 손을 들어 장의 얼굴을 할퀸다. 그러면서 아침에 시장실에서 결혼식까지 올리고 나서 왜 도망갔느냐고 따진다. 장은 자네트에게 지금도 사랑하며 앞으로도 사랑하지만 정작 결혼을 하게 되니 두려워서 그랬다고 어설픈 변명을 한다. 그러자 자네트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장에 대하여 일부러 관심이 없다는듯 행동한다. 장은 아무래도 자기에게 무관심한 저런 여자와 결혼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여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주점으로 간다. 장이 집 밖으로 나가자 마자 혼자 있게 된 자네트는 참았던 눈물을 쏟으며 이를 어쩌나라며 걱정한다. 한참후에 자네트는 장이 친구들과 함께 거리에서 자기를 조롱하는 노래를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더욱 가관인 것은 장이 자네트에게 주려고 준비했던 부케를 로사에게 주려고 하는 것이었다. 이에 자네트는 드디어 참았던 화가 치밀어서 장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집안 일을 하는 자네트
자네트는 장이 서명한 결혼서약서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제 이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어 장이 법적인 아내인 자네트를 버리고 로사에게 청혼하려고 한다면서 장의 배신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한다. 자네트는 비록 화가 나서 그렇게 말을 하긴 했지만 잠시 생각해보니 장과 같은 인물도 찾아보기 힘들것 같아서 이쯤해서 지나치게 닥달하는 것은 그만두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사태가 이렇게 변하자 장은 자기가 자네트의 트릭에 넘어갔다고 생각하여 도저히 남자의 체면상 가만히 있을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왕 결혼했으니 함께 살기는 살겠지만 자기는 다락방에 가서 지낼테너 그렇게 알라고 말한다. 드디어 장이 옷가지를 들고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자네트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태도이다. 자네트는 장이 벗어 놓은 옷이 튿어졌기 때문에 꿰매고 맛있는 저녁 밥을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정원에 나가서 꽃을 따서 식탁을 장식한다. 한참후에 다락방에 있던 장은 배가 고파서 아래로 슬슬 내려온다. 내려와 보니 식탁에 맛있는 식사가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한사람만을 위한 차림이다. 장은 자네트에게 어째서 식탁에 한사람의 몫만 있느냐고 묻자 자네트는 자기는 안먹어도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장은 양심의 가책을 받았는지, 또는 자네트가 더할수 없이 사랑스럽게 보였던지 밥을 먹을 생각은 제쳐두고 자네트에게 키스한다.
친구 토마가 찾아와서 장에게 자네트와의 결혼은 무효라면서 다른 길로 인도코자 한다.
장의 친구인 토마가 찾아와서 두 사람의 결혼은 아직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결혼계약서에 시장의 서명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토마의 속셈은 장이 결혼을 하지 못하게 해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함께 놀며 지내고 싶어서이다. 그러자 장은 이미 자기와 자네트가 서명했으므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 마을 사람들을 모두 오라고 해서 파티를 열기로 한다. 장은 마을 사람들에게 자네트를 자기의 아내라고 정중하게 소개한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종을 모두 울려라. 결혼을 축하하자'고 노래한다. 이 오페라에 나오는 음악은 프랑스 코믹 오페라의 전형을 보는 듯 경쾌하고 명랑하다. 내용은 신통하지도 않은 두 신혼부부의 사랑 싸움이지만 멜로디만은 놀라운 감동으로 넘쳐 있다. 파리의 화바르가(rue Favart)에는 Noces de Jeanette라는 유명한 레스토랑-카페가 있다. 빅토르 마쎄의 코믹 오페라 '자네트의 결혼'을 기념하여서 붙인 이름이다.
자네트는 장이 로사에게 부케를 주며 사랑한다느니 어쩌니 할 것 같아 속이 상한다.
파리에 있는 '자네트의 결혼' 레스토랑-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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